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제 반쪽이 음식점을 오픈했습니다.ㅠㅠ

meeya1999 조회수 : 3,841
작성일 : 2011-10-08 02:07:09

저는 30대 초반, 남편은 30대 중반입니다.

저희는 안암동 K대에서 CC로 만나서 오랜 열애 끝에 결혼을 했고, 저를 꼭 빼닮은 딸아이가 하나 있어요.

둘다 그냥저냥 대기업 근무를 하며, 부유하지는 않지만 모자름없이 알콩달콩 잘 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희 남편은 직장생활이 참 힘들었나봐요.

저도 같은 직종에 종사해서, 얼마나 그 업무가 힘든지 잘 알고 있어요.

그런데 제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더욱 힘들었었나봐요.

 

예전부터 남편은 요리하는 것을 너무너무 좋아하고, 자신이 한 음식을 남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즐기곤 했어요.

그래서 항상 음식점을 하고 싶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습니다.

결국 남들이 모두 말리고 말리는데도, 음식점을 하겠다고 하더라구요.

늦은 나이에 회사를 그만두고 사업을 하는 것보다, 일찍 경험해보는 것도 좋겠다 싶어서 전 말리지 않았어요.

혹시라도.. 만약에 혹시라도 실패를 하게되면, 다시 회사에 입사할 수도 있으니까요.

 

결국 올해 여름에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프랜차이즈 분식점을 알아보았어요.

일사천리로 많은것들이 결정이 되더군요.

모아놓은 돈에... 전세집을 줄여서.... 계약을 하고, 인테리어를 하고, 20대 젊은 청년들과 실습을 하러다니고...

저는 도와준게 하나도 없어요. 아이가 아직 너무 어리기도 했고, 지금 집에 다른 식구가 와 있어서

아무것도 도와줄수 없었답니다. 남편 혼자서 모든걸 알아서 했고, 그냥 믿고 맡겼어요.

오픈하는 날까지 한번도 가볼수 없었답니다.ㅠㅠ

 

시간은 흘러흘러 오픈날이 왔어요. 

남편은 오픈준비로 바빠서, 여동생부부와 함께 가 보았습니다.

10평 남짓한 공간에서 유니폼을 입고서 땀을 뻘뻘 흘리고 일하는 남편의 모습이 왤케 낯선지...

10년을 넘게 함께 지냈지만, 내가 알고 있던 남편의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자신이 원하고 원하던 일을 하고있는 남편이 멋있기도 하지만, 참 마음이 먹먹해 왔습니다.

 

 

이젠 매일 매일 기다려지던, 주말의 달콤함도 없을 것이고.......

퇴근후, 지하철에서의 짧은 데이트도 없을 것이고........

시끌벅적하고, 즐거운 저녁식사도 없을 것 같아요......

 

당분간은 땀냄새 풀풀 풍기며, 늦은 저녁에 쓰러져 자는 남편 얼굴만 보겠네요.

 

 

코코는 소리를 들으니... 오늘도 참 고된 하루였나 봅니다. 

IP : 58.141.xxx.110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플럼스카페
    '11.10.8 2:18 AM (122.32.xxx.11)

    자영업하는 남편을 둔 아내들은 그런 심정 알아요...
    평범한 직장 생활하는 분들이 부럽기도 해요.
    어린이날 크리스마스 기타 연휴 등등...아이 키우며 조금 서운할 일도 많지만
    남편 자신이 바쁘게 살기에 드러내지는 않습니다.
    새로 시작하신 일 잘 되시길 빕니다.^^

  • 2. meeya1999
    '11.10.8 2:27 AM (58.141.xxx.110)

    정말 아이키우며, 소소한 즐거움들을 같이 공유 못한다는 사실이 제일 아쉽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담담히 티 안내고, 그냥 맘속으로 지지를 해주려구요.
    감사합니다.

  • 3. 대박나세요..^^
    '11.10.8 7:18 AM (119.70.xxx.41)

    느낌에 꼭 성공 하실듯해요...

  • 4. 혹시
    '11.10.8 7:52 AM (218.155.xxx.22)

    프랜차이즈 떡볶이집 아닌가요 ?
    동네에 생겨서 가봤는데 분식이지만 일하는 사람들이 4~5명이나 되는데
    장사 잘되고 손님 몰리는 시간은 자리도 없더라구요
    조금 매운 떡볶이와 튀김 오뎅을 먹어보니 손님이 몰리는 이유를 알겠더군요
    그 프랜차이즈 떡볶이집의 시작이 안암동이라던데 ...

  • 5. 어딘지 살짝
    '11.10.8 10:01 AM (122.42.xxx.21)

    공개하시면 가까운동네면 한번쯤 들릴수 있지 않을까요?
    맛에 대한 평가도 하고 ㅎㅎ

  • 6. meeya1999
    '11.10.8 12:17 PM (211.246.xxx.251)

    혹시님....
    정말 자리 펴셔야 겠어요. 완전 깜놀...
    인천이구요, k떡볶이 프랜차이즈예요.
    안암쪽은 J브랜드인듯..

  • 7. 저 가고싶어요.
    '11.10.8 2:18 PM (220.86.xxx.34)

    저희부부 또래시네용.. ^^ 히히~~공개해주세요.. 인천이면 시댁쪽이네용.. 신랑이랑 데이트겸 해서 가고싶어요. ㅋㅋㅋ오픈하면 손님들 많이 가야좋잖아요.

  • 8. 후배님
    '11.10.8 3:22 PM (125.188.xxx.25)

    대박을 기원합니다. 그 말밖엔...고대 캠퍼스가 너무 그립네요.

  • 9. meeya1999
    '11.10.8 6:39 PM (58.141.xxx.140)

    위치는 인하대 후문(쪽문?)에 위치한 K떡볶이 집이예요.
    그 중 젤 아저씨가 저희 남편이라는...ㅠㅠ

    혹시 가보시고, 평가해주셔도 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2255 박원순 도대체 상대가 안되네요. 가는 귀를 먹은 듯... 32 토론회.. 2011/10/11 11,888
22254 매실 엑기스 담고 남은 매실 잼 만들면? 3 매실 2011/10/11 3,413
22253 어제 박원순의 천안함 발언은 아무래도 그냥 넘어가기 힘듭니다 6 운덩어리 2011/10/11 1,671
22252 나경원 밀리네요. 25 ... 2011/10/11 3,508
22251 나경원 공약, 청년 사업 공간?? 4 경기시민 2011/10/11 1,281
22250 리딩북(an I can read book) 시리즈 레벨 2 2 해석안되는부.. 2011/10/11 1,545
22249 이혼후 남편이위자료 안주려고 해요 도와주세요 1 ... 2011/10/11 1,928
22248 저인간들과 똑같은 수준으로 상대하면 게시판 개판됩니다. 5 보세요. 2011/10/11 1,236
22247 지금 치킨 시켜 먹으면 살찔까요? 9 .. 2011/10/11 1,782
22246 죄송한데 나경원의 죽빵을 날리고 싶네요 21 오하나야상 2011/10/11 2,646
22245 한달 동안 2kg정도만 빼고 싶어요 ㅠㅠ 11 알려줘~ 2011/10/11 2,687
22244 어맹뿌님, 화이팅!! 4 어맹뿌님 2011/10/11 1,158
22243 ↓(안철수 박원순 어쩌고.) 데모선동단체 프락치입니다. 1 먹이주지 마.. 2011/10/11 1,212
22242 안철수가 박원순을 지지한 이유를 알겠네요 (↑↑바로윗글핑크) 7 흠... 2011/10/11 1,687
22241 물가 오른게 대통령 한사람 탓인건가요? 8 그런데 2011/10/11 1,405
22240 저 통돌이 세탁기 왜이렇게 멀쩡할까요? 4 .... 2011/10/11 1,830
22239 어제 혹시 못보신 분! 이명박이라고 검색어에 치시고,, 8 오직 2011/10/11 1,569
22238 나경원, 왜 내거티브 발언하지?? 정책이나 말해. 1 ㅉㅉ 2011/10/11 1,201
22237 남의 의견 읽어라 마라 분탕질하는 애들은 퇴출이 맞습니다. 1 진짜건의 2011/10/11 1,153
22236 나경원 지금도 3 나경원 2011/10/11 1,318
22235 아이책읽어주는거 질문좀할께요^^;;; 9 ^^ 2011/10/11 1,452
22234 핑크같은 사람들 강제탈퇴나 하루에 글쓰기 5개이하 이렇게 제한 .. 2 ... 2011/10/11 1,093
22233 잘생각하고 도배질 해라 2 풉.. 2011/10/11 1,152
22232 (고3) 20분 정도 수시 입학사정관제 면접 보는데 우황청심환 .. 2 ... 2011/10/11 2,028
22231 보험 .머리아파요 정말 죽고 싶네요 13 전 하는일마.. 2011/10/11 2,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