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고맙고, 대견한 딸입니다.
날때 부터 너무 허약하게 나서 항상 미안한 마음이었고,
힘들까봐 유치원도 일곱살에 겨우 보내고, 그저 건강하게 자랄수 있기를 ... 기도하는 마음으로 바라보기만...
초등6학년이 될 때 까지도 바람앞의 촛불처럼 여리고 약해서 학원에 보내지도 못했지만,
성적이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문제는 중학교에 들어간 올해 걱정반 기대 반으로 지켜보며, 스스로 어떻게 헤쳐가나 지켜보고 있었는데요,
1학기 결과가 참담 했습니다.
여름방학에 명문대 다니는 대학생에게 한달 동안 공부 요령 좀 가르쳐 주라며, 과외 시켰더니
거의 매일 그 학생 학교 도서관 휴게실에서 공부하며, 나름 명문대생들 보고 자극 받았는지,
밤도 새며 열심히 공부하더니,
오늘 끝난 중간고사에서 국영수과 한 문제씩 밖에 안틀렸다고,
엄마한데 말해주려고 점심도 안 먹고 집으로 달려왔네요.
물론 올백 맞는 학생들도 있겠지만 저는 제 딸이 너무 대견하네요.
점점 어른 스러워지고, 친구와도 꽤 진지하게 사귀고,
나가수를 들으며, 엄마시대의 음악을 요즘가수들이 어떻게 재해석하는지를 저와 이야기하기도하고
시험기간 중에 나가수에 나오는 가요 이야기하다,
엄마가 이십대에 읽었던 책으로 화제가 옮겨가 이청준, 이문열, 박완서, 최인훈, 박경리등 이야기 해주며
책꽂이에 먼지 덮힌 책을 꺼내주었더니, 시험기간에 읽다가 저한데 혼나더기도하고....
지금 이문열의 '사색'을 읽고 있네요.
얼마 전에는 성경?도 한 번 다 읽어 보고 싶다고 해서 깜놀했습니다. 카톨릭이긴하지만 성당에 잘 나가지도 않는데...
아직 어리지만, 그냥 저는 대견하기만 하네요.
어디다 말하기도 그렇고 그냥 82에 '임금님귀 당나귀 귀~~~'라고 외쳐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