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역시 이 프레젠테이션의 백미는 마지막에 준비돼 있었다. 갑자기 행사장 앞면에 마련된 화면에 '10월 31일까지 사전청약시 최상의 혜택!'이라는 문구가 뜬 것이다. 언론인이라는 아나운서는 이 문구를 소리높여 외치며 광고주들을 향해 '10월 31일까지 사전청약하라'고 반복했다.
나는 이 대목에서 TV홈쇼핑 채널의 쇼호스트들이 떠올랐다. 홈쇼핑 호스트들이 물건을 최대한 많이 팔기 위해 호들갑을 떨며 '바로 지금 상담전화 해라' '준비된 물량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하지만 '10월 31일까지 우리 회사에 빨리 광고해라'는 말을 내뱉는 이는 쇼호스트도 아니고 광고영업사원도 아니다. 언론인이다. 그것도 국내 유력 언론사에 소속된. 참담함, 민망함 등 복잡한 심경이 뒤엉키니 얼굴에서는 웃음이 절로 났다.
설명회의 클라이맥스였던 광고판매정책에 대한 설명이 끝나니 jTBC 신입사원들의 발랄한 공연이 시작됐다. 행사장 테이블에는 음료와 코스요리들이 배달됐다. 마침, 저녁식사 시간이었기 때문. '광고주 여러분들이여, 신입사원들의 공연을 보며 맛있는 음식을 즐기시라'는 것이다. 그래도 명색이 언론사인데, 광고주들에게 대놓고 '광고하라'고 겁박하고 신입사원들의 공연까지 보여주는 눈 앞의 현실이 너무도 참담했다.
광고주들에게 춤사위를 보여주는 저 신입사원들 중에는 언론인으로서의 포부를 가슴 가득 담고 있는 기자, PD들도 포함돼 있었을 것이다. 광고판매정책을 반복해 설명하는 아나운서, 광고주 앞에서 춤사위를 보여주는 기자ㆍPD들. 자신들의 행동이 무슨 의미인줄 인식하고는 있는 것일까.
이날 설명회는 "우리가 돈을 써서 스타PD, 톱스타들 데려왔다" "몸값, 이적료값을 제대로 보여주겠다" "그러니, 광고주 여러분들이여 우리에게 돈을 달라" 3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한 단어로 압축하자면 '돈'이다.
http://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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