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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밥 차려드리는 문제... 저도 이거에 대해서 요새 생각이 많아요.

조회수 : 5,047
작성일 : 2011-10-07 13:19:34

아기가 있으니까 주말이 되면 시부모님이 오세요.

식사시간을 피해서 오시면 좋은데 있다보면 식사시간이 도래하지요.

 

전 솔직히 오실때마다 밥 차려드릴수 있어요.

요리하는걸 싫어하지 않고 사람 초대하는 것도 좋아하고요.

국수를 원하시면 국수를 말아드릴수도 있고

닭 삶거나 생선 조리거나 고기 재워서 식탁 차리는데 삼십분도 안 걸려요.

 

생선 구워서 식사하실래요? 같은 말이 막 나오려고 해요.

 

근데 정말 꾹 참고

시장하시지 않으세요? 뭐 먹으러 나갈까요? 아니면 자기가 나가서 오리라도 사올래? 해요.

 

왜냐하면 제가 오실때마다 식사를 드리면 아들네서 식사하는게 점점 쉬워지고

사람들이 모이면 먹을 준비를 하고 뒤치닥거리를 하는 사람이 있게 마련인데 그거에 대한 고민은 점점 안하실거고

그냥 걔네 집에 가면 밥을 차려준다가 공식처럼 될걸 제가 알기 때문이에요.

저희 시아버지, 좋으신 분이지만 그런 눈치 없으시기 때문에 성묘갔다가 근처 친척집에 가서 오후 3시에 밥상 차려달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댁 안주인은 밥이 없는데... 하며 별로 좋은 눈치 아니었지만 그런거 모르세요.

그 사촌형네 가서 밥 먹으면 돼. 그냥 뚝딱뚝딱 차리는건데 뭐. 하시는 분.

 

저는 저희 시댁분들도 알고 저도 알건데

저는 저희집에 와서 매주 식사하시는게 장기화되면 좋은 마음으로 참아낼 그릇이 못 돼요.

시댁에 가서 시어머니가 식사준비하실때 남편이랑 시아버지는 거실에서 티비만 보고 있는 것도 저희 친정이랑 너무 다르고 거슬리는 판에

저를 "밥해주는 사람"으로 인식하기 시작하시면 저는 분명 나는 돈도 벌고 애도 키우고 밥도 하는 사람이냐 *&%##$@ 같은 마음이 들게 뻔해요.

그러면 분명 분쟁이 될거구요,

 

그래서 그냥 있는 국에 찬 하나 해서 드리면 될거, 안 드려요.

내 집에 오신 손님이니 과일이나 차 준비는 받침까지 받혀서 아주 정성스럽게 하지만 그게 끝이에요.

제가 식사를 대접하는 거는 생신이라든지 축하할 일이 있다든지 특별한 이유가 있을때 이벤트로 그것도 제가 내킬 때에만 하는 거라고 제 스스로도 선을 정해놓았고 그렇게 하고 있어요.

IP : 121.162.xxx.48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나의 문제
    '11.10.7 1:30 PM (119.64.xxx.158)

    어떻게 시애미가 갔는데 반찬을 지들 먹듯이 내놓느냐는 생각들...
    난 닭은 안먹어...등 부담 백배,
    반찬을 하면 허옇다, 빨갛다, 짜다, 싱겁다... 등 평가 받는 것이 싫어요//

  • 2. 저도
    '11.10.7 1:32 PM (112.149.xxx.235)

    원글님과 같은 생각이에요.. 시댁에 갔을때도 보통은 외식하네요.

  • 3. ..
    '11.10.7 1:33 PM (211.253.xxx.235)

    님은 님 어머님이 밥해주고 그러실때 '밥해주는 사람'으로 인식하셨나요?

  • '11.10.7 1:45 PM (121.162.xxx.48)

    예 사실 좀 그랬던거 같아요 어렸을때는...

    철들고 나서는 제가 배고프면 제 밥은 알아서 챙겨먹었어요.
    밥통에 밥 꺼내고 냉장고에서 반찬 덜어서 밥 먹고 설거지까지 깔끔하게~

    지금도 친정가면 외식하자고 해요.
    누구 한 사람이 꼭 밥을 차려서 우리가 모두 집밥을 먹자~는 그 밥을 차릴 사람이 나서서 하지 않는 한 다른 사람들이 요구할수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 그게 아니라...
    '11.10.7 2:07 PM (211.36.xxx.244)

    저는 자랄때 형제가 많기도 하고 엄마가 일을 하셔서
    먹는것 갖고 엄마한테 불만가져본 적도 없고
    엄마를 '밥해주는 사람'으로 생각하지도 않았는데요,
    제가 아이 어릴때는 직장다니다가 초등무렵부터는 늘 집에서 살림만 하다보니
    그 모습이 익숙한 딸래미가 어느날 반찬이 시원찮다며 엄마는 집에서 뭐하냐고 하더라구요.
    물론 나무라긴 했지만 항상 밥차리는 사람은 나 였으니 (시부모 같이 삽니다)
    아이의 생각속에 엄마가 '밥하는 사람'으로 생각될 수도 있겠다 싶던데요.
    원글님은 선의에서 시작하더라도 어느 순간에 그것이 고착화 되어서 당연시되면
    본인에게 스트레스로 다가올 수 있는 여지를 차단하겠다 하는 것 아닌가요?

  • 4.
    '11.10.7 1:41 PM (150.183.xxx.252)

    남편분 말에 동감.
    나중에 아이가 찾았을때 '몰라'라고 하거나 '엄마가 팔았어'라고 하면 엄청 안좋을 듯.

  • 5. ...
    '11.10.7 1:54 PM (122.36.xxx.134)

    엄마가 아이 밥차려주는 것은 자기가 낳은 아이에 대한 의무를 다하는 것이고,
    또 엄마는 아이한테 밥을 차려주는 대신 아이들이 사회인으로서 배워야 할 걸 성실히 배우라고 요구할 권리가 있죠. 또 엄마는 솔직히 아이를 상대로면 때로 밥차리기 싫을때 언제든 외식하자고 결정할 수 있는 자유가 있지 않나요?
    전 이 님이 현명한 것 같은데요?
    보아하니 시부모께서(특히 시부꼐서) 밥차리는 일 한번도 해보지 않아 그게 얼마나 번거로운지도 잘 모르시는 것 같은 상황에서
    이분이 번번이 식단 차려 내시다가는
    고마운 말도 제대로 못듣고 밑빠진 독에 물붓기 처럼 감정만 상해
    먼 훗날 시부모를 더 미워하게 될지도 모르잖아요?
    할수 있는 데까지만 시부모한테 맺힌 마음 안가지게 편안하게 하는게
    나중에 시부모께 정말 도움이 필요할때
    며느리로서도 더 기꺼운 도움 드릴수 있을테니
    장기적으로 시부모께도 더 좋은거 아닐까요?

  • 6. 아 진짜 남자들
    '11.10.7 1:56 PM (210.121.xxx.21)

    밥이 뚝딱뚝딱하면 나오는 줄 아는거 너무 기가 차요.
    우리도 주말마다 시댁가서 삼형제가 다같이 밥먹었는데,
    다들 맞벌이하고 주말에 지쳐서 외식하려고 시부모님 나오시라고 했더니
    시아버님 고작 옷갈아입고 차타고 나오시는게 귀찮으셔서
    귀찮게 뭐하러 나가서 먹냐 집에서 금방 차려먹지 하시는데 어우 정말...
    본인이야 식사준비하는 동안 티비나 책보시면서 시간이 금방 갈지 몰라도 준비하는 사람들은 한시간넘게 부엌에서 동동거리면서 준비하고 먹은거 설거지하고 정리하려면 얼마나 피곤한데요.
    결혼하고나니까 주말이 제일 피곤해요. 차라리 평일에 나가서 일하는게 나아요.
    자기 손으로 약먹을때 물 한번 떠다먹은적 없으시니 부엌일이 얼마나 피곤한지 알래야 알 수가 없죠.

  • 7. 싱고니움
    '11.10.7 1:58 PM (118.45.xxx.100)

    외식하자고 할 때마다 남편이 '집에 있는 걸로 대충 먹어~' 할때마다 드는 생각...
    우리집 어드메에 대충 버섯처럼 반찬이 돋아나는 텃밭이 있었는지 원...;;;
    절대로 집에 그냥 있는 반찬은 없다는 걸 가르치기까지 2년 정도 걸렸습니다....;;;
    하다못해 냉장고 보리차도 그냥 있는게 아니구만...-_-

  • 8. 000
    '11.10.7 2:21 PM (94.218.xxx.128)

    우리집 아버지....엄마 생각해서 맛있는 거 좀 나가서 먹자고 해도 돈 든다, 집밥놔두고 왜 나가서 먹냐;;

    그런 모습도 어떨 땐 꼴도 보기 싫습디다.

  • 9. ....
    '11.10.7 2:50 PM (112.155.xxx.157)

    저는 늘 하는 생각인데
    능력있는 훈남이요
    키크고 훈훈한 외모에 능력있는!
    지금보다 훨씬 자유롭게 얽매이지 않고 살고싶어요

  • 10. **
    '11.10.7 3:04 PM (203.152.xxx.63)

    원글님 동감이요.
    그냥 싱크대 앞에서 잠시 서성서성 하면 음식이 툭 튀어나오는 줄 알아요

  • 11. 저도 원글님 생각에
    '11.10.7 3:11 PM (122.42.xxx.21)

    찬성~
    지혜로우시네요

  • 12. ...
    '11.10.7 3:41 PM (222.106.xxx.124)

    아 이 기분 저 압니다 이 자수하고픈 기분 저 압니다 제가 며칠전에 그래서 자수했다 대문글 갔지요 ㅋㅋㅋㅋㅋ
    그때 다른 분들이 '아무도 모르니까 신경안써도 된다'라고 하셨는데
    댓글님덕에 그게 무슨 말인지 알았음요 진정 감사드립니다 ㅎㅎ

  • 13. 맞아요
    '11.10.7 4:04 PM (122.32.xxx.65)

    밥차리는 수고는 거꾸로도 적용되어요
    일하느라 저녁에 오면 시어머니께서 저녁 번듯하게 차려내시고 앉아서 홀랑 먹고
    또 씻고 하다 보면 설겆이도 못하는데
    이게 첨엔 그렇게 미안하더니
    이젠 저녁 반찬이 초라하면 신경질이 나는 지경에 이른 겁니다
    며느리도 이럴 판에 시댁 사람들이면
    하녀 부리듯이 밥상 받는걸 당연 여기는 건 열마 걸리지도 않을 거에요
    뭐든 수고를 몰라주게되고 그냥 잊어버리는 게 인간인것 같아요
    사람이 나빠서가 아니라, 그냥 그렇게 생겨 먹은 거 같아요
    그래서 항상 이런 밥 차리는 건 대단한 일이다.. 정도 환기시키는 게 좋다고 봐요

  • 14. 더구나
    '11.10.7 4:16 PM (180.66.xxx.141)

    집에서 먹음 돈이 훨씬 적게 들거나 공짜라고 생각해요.
    집에서도 고기를 먹음 재료값이 있는거고 그걸 만드는 사람 노동력에 ,씻고 다듬고 끓이고 하는 물값,가스비 등등..하다못해 만들어논 밑반찬의 비용까지.
    물론 밖에서 먹는것 보단 약간은 싸고 가격대비 더 질좋은 음식을 먹죠.
    하지만 집에서 먹는건 무조건 (자기가 하는것 아니라고..)싸고 좋다는 인식 바뀌어야해요.특히 남자분들.
    전 시댁에 가서 외식을 하지않음 그 비용만큼의 재료를 사가거나 과일이나 생필품을 사드리고 오거든요.
    그래서 이래드나 저래드나 어차피 내돈 쓰는건 마찬가지인데 몸이라도 편하자 하는 생각에 거의 외식을 하게 됩니다.
    장보기부터 준비,식사시중에 설거지,뒷정리까지 3시간 넘게 동동거리는걸 (씽크대 높이도 안맞아 허리 아픈걸 꾹 참고)무슨 때도 아니고 한달에 2,3번 하려니 뭔가 억울한 생각이 들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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