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있으니까 주말이 되면 시부모님이 오세요.
식사시간을 피해서 오시면 좋은데 있다보면 식사시간이 도래하지요.
전 솔직히 오실때마다 밥 차려드릴수 있어요.
요리하는걸 싫어하지 않고 사람 초대하는 것도 좋아하고요.
국수를 원하시면 국수를 말아드릴수도 있고
닭 삶거나 생선 조리거나 고기 재워서 식탁 차리는데 삼십분도 안 걸려요.
생선 구워서 식사하실래요? 같은 말이 막 나오려고 해요.
근데 정말 꾹 참고
시장하시지 않으세요? 뭐 먹으러 나갈까요? 아니면 자기가 나가서 오리라도 사올래? 해요.
왜냐하면 제가 오실때마다 식사를 드리면 아들네서 식사하는게 점점 쉬워지고
사람들이 모이면 먹을 준비를 하고 뒤치닥거리를 하는 사람이 있게 마련인데 그거에 대한 고민은 점점 안하실거고
그냥 걔네 집에 가면 밥을 차려준다가 공식처럼 될걸 제가 알기 때문이에요.
저희 시아버지, 좋으신 분이지만 그런 눈치 없으시기 때문에 성묘갔다가 근처 친척집에 가서 오후 3시에 밥상 차려달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댁 안주인은 밥이 없는데... 하며 별로 좋은 눈치 아니었지만 그런거 모르세요.
그 사촌형네 가서 밥 먹으면 돼. 그냥 뚝딱뚝딱 차리는건데 뭐. 하시는 분.
저는 저희 시댁분들도 알고 저도 알건데
저는 저희집에 와서 매주 식사하시는게 장기화되면 좋은 마음으로 참아낼 그릇이 못 돼요.
시댁에 가서 시어머니가 식사준비하실때 남편이랑 시아버지는 거실에서 티비만 보고 있는 것도 저희 친정이랑 너무 다르고 거슬리는 판에
저를 "밥해주는 사람"으로 인식하기 시작하시면 저는 분명 나는 돈도 벌고 애도 키우고 밥도 하는 사람이냐 *&%##$@ 같은 마음이 들게 뻔해요.
그러면 분명 분쟁이 될거구요,
그래서 그냥 있는 국에 찬 하나 해서 드리면 될거, 안 드려요.
내 집에 오신 손님이니 과일이나 차 준비는 받침까지 받혀서 아주 정성스럽게 하지만 그게 끝이에요.
제가 식사를 대접하는 거는 생신이라든지 축하할 일이 있다든지 특별한 이유가 있을때 이벤트로 그것도 제가 내킬 때에만 하는 거라고 제 스스로도 선을 정해놓았고 그렇게 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