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고민이 되서 글을 올립니다.
잠깐 만난 사람이 있었어요. 그래봤자 한 한달?
처음에 친구로 시작해서 편하게 만났어요. 나이도 같고 취미도 비슷해서 말도 잘 통했구요.
연락이 뜸해서 아 이 남자 나에게 관심이 없구나 생각했지만(네, 저는 연락 횟수=관심 인 뇨좌 ㅠㅠ)
그래도 연락이 먼저 오는건 그 사람이었기에..아예 관심이 없는건 아니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새벽까지 둘이 술을 마시다가 그 사람이 만나보자고 해서 사귀게 되었구요.
사실 저는 처음부터 맘에 있었어요. 그 사람도 그런거 같았구요.
그날 말도 잘 통하고 서로 너무 잘 맞을거 같아서 기분이 좋았어요.
근데 문제는 그 후부터입니다. ㅠㅠ
사람이 너무 우유부단하고 자기 주장이 없어요.
만나자는 얘기도 거의 매번 제가 먼저했고, 어디 가는지 결정하는 것도 내가, 뭘 먹는지 결정 하는 것도 내가.
매번 이렇게 되니까 좀 지쳤어요.
그리고 사귀게 된 후로는 연락도 뜨문뜨문 하구요.
또 입버릇처럼 하는 미안하단 이야기...
남들처럼 돈도 잘 못 벌어서 미안하고 너 섭섭하게 해서 미안하고 이렇게 못해줘서 미안하고..아..ㅠㅠ
저는 미안하단 얘기 많이 하는 사람 질색이거든요..그냥 미안하면 잘하면 되는거 아닌가요..
앞으로 잘할께도 아닌 그저 밑도 끝도 없는 "미안하다"는 얘기..듣는것도 참 힘들더라구요.
그래도 좋아서 시작한 만남이기에 모든걸 참고 지냈습니다.
저 성격 엄청 버럭 잘하고 직설적이고 괄괄하거든요. 근데 그 사람한텐 전혀 티 안 냈구요.
유약하고 예민한 사람이기에(예술하는 사람입니다..ㅜㅜ) 내가 평소랑은 좀 다르게 다가가야겠구나. 하고 느꼈어요.
근데 이 남자 사귀잔 말 한 이후로 변했어요.
연락도 거의 없고, 만나잔 말도 잘 안 하고...아...사람 피 말리더라구요.
그러던 어느날, 겨우 일주일만에 만나서 이야기를 하는데..
연애가 두렵답니다. 누구랑 가까워지는게 무섭고 자기가 상처를 줄까봐 무섭고 자기도 상처 받을까봐 무섭데요........
순간 멍..했죠.
근데 순간 이해는 되더라구요. 두려웠던거구나..그래서 사귀잔 말 한 이후로 날 대하는게 그렇게
어설프고 힘들었던거구나.......왜냐면 저도 정말 오랫만의 연애라서 이 사람 대하는게 너무 힘들었거든요.
그래서 제가 노력해볼 의지가 있냐니까..잘 모르겠다고 합니다.
근데 자기랑 연락 끊거나 안 만나거나 그러진 말라고 합니다..계속 연락하면서 서로 한발짝 물러서서
친구처럼 지내면 안되겠냐고..아..ㅠㅠ
순간 성격 급한 제가 그럼 알았다고, 당신 좋을대로 하라고. 난 나 좋은대로 하겠다고 먼저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서 나와버렸어요.
그 사람 그냥 아무 말도 못하고 멍..하게 앉아있더라구요.
나오는데도 그냥 심장이 쿵쾅 거렸습니다. 사실 무슨 정신으로 집까지 왔는지도 기억이 안 나요.
다리가 풀릴거 같고 정신이 멍했거든요. 저는 누구를 잠깐 만나도 진짜 진심으로 좋아하고 만나는거라서
짧은 만남 기간이었어도 많이 힘들어해요...
집으로 가는데 그 사람한테 카톡이 오더라구요. 미안하다고 상처줄려고 한건 아닌데 정말 미안하다고...
그냥 두렵다고 하네요. 연애가 두렵고 상처 주는것도 받는 것도 두렵다고...근데 네가 여자로써 싫진 않고
좋은데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답니다. 날 잃는건 싫다고...
우선은 편한 친구처럼 연락하고 만나고 데이트하고 하자고 그러길래..사실 너무 화가 나서 그러기도 싫었지만
그냥 쿨한척-_- 할려고 알았다고 했어요.
그렇게 3일이 지났는데...결국 오늘 연락이 왔네요.
전 사실 연락 안 올줄 알았어요. 그냥 착한척 할려고, 좋은 남자로 만날려고 한 말인줄 알았는데..
오늘 날씨가 따뜻하다고...밥 잘 챙겨먹으라고 연락이 왔네요.
근데 아직 아무 답도 못 하겠어요.
이 모든 일을 다~~ 알고 있는 친구에게 말을 하니 나쁜놈이라고, 본인이 더 흥분해서 난리를..-.-;;
네, 나쁜놈 맞죠 ㅠㅠ 근데 그 연애가 두렵고 피하고 싶은 그 사람 맘..저도 모르는건 아니에요.
그래서 이해가 되기 때문에 막 욕하고 미워할 수만은 없어요.
문제는..제가 지금 여기서 어떻게 해야 되나 입니다.
쿨한척 그냥 연락을 해야 되나요. 아님 씹어야 되나요.
전 사실 친구로 지낼 자신은 없어요. 짧은 만남이었지만 제가 진짜 좋아한 사람이랑은 전 절대 친구로 못 지내요.
그리고 좀 헤깔리는 부분은...진짜 그 사람 말대로 친구로 지내다가 다시 서로 감정이 싹트면 연인으로
back할 수도 있을까 하는겁니다...아님 난 그저 보험인것인지..ㅠㅠ
아 남자에 대해 도통 모르겠어요. 도와주세요..ㅠㅠ 저 지금 완전 머리 빠져요. 엉엉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