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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인간)관계를 인내라고 생각하는 친구.

뭐지.. 조회수 : 4,725
작성일 : 2011-10-05 18:06:15

어제 친구랑 한참을 이야기한건데요.

 

그냥 서로 바라보는 측면이 다르다..라고 결론이 낫지만.

전 히스토리를 알고 들어서 그런가 자꾸 다른 방향으로 생각이 들어서요.

 

어쩌다

외로움이란 주제로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데. 제 친구는 정말 외로움을 많이 타요. 정말요.

항상 사람을 찾고, 공감대를 형성하고 싶어하고, 위로받고 싶어하고 그렇죠.

그래서 그런 동호회도 많이 찾고, 사람들도 만나고 했는데..

 

그래도 너무 외롭대요.

 

계속 이야기하면서 제가 그랬어요. 그렇게 많이 만나도 외로운건 진심을 공유하지 못해서지 않겠느냐..

친구가 맞다면서..

근데 일단 굉장히 잘 맞는다고 생각하고 의지하게 되면서는...아주 작은거에 삐긋해서 마음을 정리하게 된대요.

 

그래서 자기가 내린 결론은.

주위에 사람을 두려면 인내해야하는구나...하게 된대요.

 

저랑 제 친구의 이견은 여기서 발생해요.

 

저는 저 "인내"라는 단어에서...피해자의 느낌? 희생의 느낌이 들거든요.

거기다가, 뭐랄까.....나는 옳고, 너가 틀린데 참아준다? 그런 의미로 들렸어요.

 

그래서 그건 아니지 않느냐..좀 정상적인 관계는 아니지 않냐..뭐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제가 전혀 친구이야기를 이해하지 못하니깐.

 

제 친구가 예로 든게,

결혼은 인내라는 거에요. (저는 ...글쎄, 결혼은 배려지..라고 했어요)

예컨대, 남편이 치약을 중간부터 짰을때 그걸 가지고 화내지 않는걸 인내한다고 생각한대요.

처음 자기와 다른걸 봤을때 짜증부터 날거 같은데 그러지 않고 그냥 넘긴다던가 하는걸 인내라고 한다는거죠.

 

좀...뭔가 다르지 않나요?

인내라는 사전적 의미를 제가 잘못생각하는건지, 제 친구가 잘못생각하는건지. 단지 다르게 생각하는건지 모르겠지만.

 

전.

그래요. 다르게 생각하는건 뭐 그럴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걸 다 떠나서...

 

제 친구가 좀 비정상적인?? 인간관계를 유지? 형성하는가 하는 생각이 드는거에요.

일방적으로 참아내는 관계를 기본적인 관계로 알고 있는게 아닌가...하는거에요.

 

일단, 사람한테 너무 의존하거나 의지하는 성향도 있다고는 봐요.

굉장히 개인주의적인데도 불구하고 그렇더라구요.

(예컨대, 고3때 맨 앞자리에 앉으면 교실 앞문을 쉬는시간에 잠그더라구요. 사람들 왔다갔다 신경쓰인다고...고등학교때 애들이 좀 착해서 뭐라하진 않았음 ㅎㅎ/ 지금 회사에서도 자기 영역에 누군가 들어오는걸 굉장히 싫어해요. 딱 자기일만하고 더이상관계 안만들고 집에 바로 가고 자기 계발에 힘쓰는 스타일... )

 

그리고 그 사람한테 실망스럽거나,

자기랑 안맞는 부분을 발견해도.

넘어간다는건데...(물론 대부분의 사람이 넘기죠. 완전 맞는 사람들이라는게 존재는 하나요....)

 

그게..."인내"하는거랑은 좀 다르지 않나 해서요.

 

예전에 오래 사귀었던 남친한테 굉장히 많이 의존을 했어요. 그리고 제 친구는 그 사람에게 계속 맞추면서 지냈구요.

그 부분에 굉장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서...(7시간을 걸은적도 있대요. 남친한테 받은 스트레스 풀려구요;;;)

근데도 참고 그렇게 사귀더니 결국 남친의 통보로 헤어지더라구요.

 

 

그런걸 보면..원래 그런 친구인가싶기도 하고..-.-

그런 트라우마로, 사람을 억지로 참아내가며 만나야 한다고 생각하는지...잘 모르겠어요;;

 

 

이 친구가 어떤 상태인거 같나요?

제가 잘 잡히지 않아서요;;;

오랜 친구라...걱정아닌 걱정이...;;

 

아님 제가 그냥 과민하게 반응하는걸까요??

IP : 211.217.xxx.253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발관
    '11.10.5 6:18 PM (119.196.xxx.13)

    제가 지금 글을 읽고 깊이 생각은안해봤지만 읽을때 드는 의문점 하나.
    친구분은 인간관계의 바탕이 인내라고 생각하고 그래서 본인 스스로 그 방법을 택했고
    연애할때도 그 식대로 인내하며 지냈는데 그래서 결과가 어떻게 되었다죠??
    안좋았잖아요. 결론이 부정적으로 났다는건 결국 그 방법이 틀렸다는 얘긴데
    본인이 직접 겪고도 인간관계가 인내래요?
    그걸 바탕으로 둬서 그대로 행하고도 얻은 결론이 그렇다는건 말이 안되지요.
    잘못된 결과물을 손에 쥐고도 왜 틀렸다는 생각을 못하는건가요??

  • 2. 이발관
    '11.10.5 6:22 PM (119.196.xxx.13)

    또하나,
    개인적인 성향이라고 했는데 진짜 개인적인 성향은 다른사람한테 의지하지도 않아요, 해봤자
    보통사람들보다는 그 수위가 낮지요.
    그분은 그냥 이기적인 성향인거에요. 그러다가 내 맘에 딱 드는 사람이 나타나면 의지하는 성향이 있으니
    기대게 되겠지요. 중간중간 생기는 불협화음을 인내해야한다고 참아가면서.....
    그러나 그건 건전하고 정상적인 관계가 아니다보니깐 결국 파토. 얼마나 관계가 오래가냐의 차이일뿐.
    무리수 두네요, 그분

  • 3. 관계를 못 맺는 ......
    '11.10.5 6:24 PM (211.44.xxx.175)

    진짜 친밀한 관계를 못 맺는 거죠.
    남이 옆에 있었으면 하지만
    확실하게 금 긋고 문 닫으니...... 늘 외로운 것이고
    또 그 금을 침범하는 것에 대해 민감하죠.

    사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친밀한 관계에서는 그런 금이 아예 없거나 있어도 흐려서
    이럴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는 유동적인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친구, 부부 관계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불만을 늘어놓고 소소한 싸움을 해요.
    그러는 중에 갈등이 해소되기도 하고.....

    하지만 그 친구는 그런 불만을 늘어놓을 수가 없어요.
    참는 거죠.
    왜냐면.... 그 침범을 굉장히 중범죄로 생각하기 때문에 그걸 말로 꺼내놓으면
    혹시 친구가, 남친이, 남편이 나를 버리고 떠날 꺼라고 걱정하는 거죠.
    친밀하지 않으므로 확신이 없고 확신이 없으므로 불안하고 외롭지만
    그런 관계라도 유지하기 위해서 참는 거에요.

  • 4.
    '11.10.5 6:30 PM (121.151.xxx.167)

    그친구는 사람과의 관계에 자신이없는거에요
    그래서 자신이 희생하지않으면 떠난다고생각하고
    그 떠나는것이 두려워서 희생하는거죠
    그러나 자신의 더이상 그 희생을 하고싶지않을때는 그냥 내려놓는것이랍니다
    서로 의견나누고 함께하고 그러면서 서로 싸우고 서로 정으로살고
    그게 그 친구분에게는 너무 힘든거에요

  • 5. ..
    '11.10.5 6:44 PM (180.224.xxx.55)

    이렇게 평가하는 원글님이 더 이상해보여요.. 인내라 생각할수도있죠.. 평생 살아가면서 어떤 한사람을.. 평생.. 싫은감정없이 ..마냥좋은적이 있던가요?? 해봤자 몇년안가요 좋을때도 있고 싫을때도있고.. 그럴땐 거리를 두고.. 친구는 등산하는 동지라고 하잖아요 길이 다르면 헤어지기도 하고 또다른사람 만나기도 하고 그래요 몇십년우정 이래도.. 몇십년동안 마냥 그사람이 좋았던적이 있었던 사람 나와보라그래요 한명도 없을껄요 .. 적당히 관계유지도 하고하니 그게 형성되는건데.. 그리고 이성과 동성은 틀려요 .. 이성한테는 목매달고 죽자살자 쫓아다녀도 동성은 또다를수도있는거고.. 아님 어렸을때 남자만나면 너무좋아서 밀당도못하고.. 한번 저렇게 데이고나면 좀.. 남자에 대한 이성판단을 잘할수도있는거구요 왜 남의 인생을.. 이래라 저래라 판단하는건 옳지못하다 생각되네요 정작.. 판단하는 본인도 .. 완전한 사람이 아닌건데 .. 그냥 다양한 사람들중에 저런생각하는 사람도있군 이렇게 생각하다 말아야지..무슨 판단씩이나..

  • 6. .....
    '11.10.5 7:04 PM (182.209.xxx.125)

    그냥 소심한 성격이예요.. 나약하고..그래서 자신을 보호하려다 보니 개인주의가 보이는..

    저도 예전에는 그런 성격이였는데 참다가 언젠가는 폭발하는 순간이 와요..

    모든 인간관계가 싫어지고..

    제가 볼 때는 그 친구분이 약간의 애정결핍과 소심한 성격이 결합된 걸 꺼예요..

    걱정되는 것은 결혼을 하고 나서인데..


    부부사이에 인내라는 단어를 쓰는 건 이상한 건 아니지만,,

    님 친구분이 결혼생활을 유지함에 있어 상처받을 일이 많게 될 거 같네요.

    아직은 미혼인 거 같은데..점점 더 강한 성격이 될 수도 있으니 친구를 믿어봐요.


    친구에 대해서 너무 삐딱하게 생각하지 마시고요.. 다 자기 살아온 과정이 달라서 그래요.

  • 7. ***
    '11.10.5 7:10 PM (121.190.xxx.138)

    뭐 직접 본 것이 아니라 이 글월만으로는 어떤 사람인 지 모르겠네요.
    어쨌거나 관계를 적극적으로 발전시키는 타입이 아니라, 그냥 기다리거나 참으면서 유지시키는 것 같고.
    친구인 원글님 입장에서는.. 나하고는 그러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어서 이러시는 게 아닐른지.

    그리고 결혼에 대한 얘기는.. 주제 밖이긴 하지만..
    그냥 제 소견으로는 인내나 배려 보다도
    인정이 다름에 대해 가장 능동적으로 받아들이는 방식이 아니겠는가 생각해요.

  • 8. 표현의 차이?
    '11.10.5 9:08 PM (211.47.xxx.156)

    사실 결혼생활이 인내라는 말 많이 하거든요. 서로 참아주는 것... 이란 말요. 그걸 진짜 이악물고 상대의 단점을 부릅뜨고 눈에 담지만 발설치는 않는다 그런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그냥 한쪽 눈은 감고 외면할 건 외면하고 넘어갈 건 넘어가고 그렇게 해석할 수도 있거든요.
    친구분을 안 만나서 어느 정돈지 모르겠지만, 그냥 표현의 차이일 수도 있지 않을까 싶기도요.
    님은 배려라 표현하고 친구는 인내라 표현하는?
    친구가 관계의존적인 경향이 있긴 한 듯한데, 뭐 어쩐들 인간이 안 외롭나요? 타인과 아무리 진심을 공유하고 긴밀한 관계를 맺어도 타인이라는 엄밀함을 느끼는 순간은 항상 있기 마련인 걸요.

  • 9. 관점 나름
    '11.10.5 9:25 PM (124.195.xxx.143)

    어떤 사람과의 관계에서
    인내해 주는 건
    그 인내를 감수하고도 그 사람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싶은 거지요

    어떤 사람이든 일백프로 내 마음에 꼭 드는 사람은 어차피 없을테니
    때로는 그 큰 인내가 필요할 수도 있고
    아주 작은 부분일수도 있겠지만
    관계에서 내가 싫은 점을 참거나 존중할 수 있는 인내가 필요하다
    는 관점일 수도 있을 것 같군요

  • 10. ok
    '11.10.5 11:58 PM (221.148.xxx.227)

    그사람에겐 인내라는 표현이 맞을겁니다
    원글님과 사고가 다른것이지요
    그리 깊게 따질필요가 있을까요?
    이기적이고 사람과의관계가 힘드니 매사에 그분에겐 사소한 일이라도
    인내가 필요할지모르죠
    그 댓가가 외로움이겠죠

  • 11. 원글이
    '11.10.6 12:09 AM (58.230.xxx.104)

    댓글들 감사해요.
    친구니깐 걱정이 되나봐요. 표현이 다른거다 생각하는거면 편하겠지만...
    모르겠어요. 친구가 너무 의존적으로 그쪽 남친을 대했고, 헤어지면서 너무도 많은 상처를 받고 오랜동안 힘들어하는걸 보면서..은연중에 그렇게 참지만 말고 하다못해 화라도 내던가... 하는 생각을 계속 하고 있어서 그런가봐요. 잘 잡히지 않는다고 한건, 말 그대로 정말 잘 이해를 못하겠더라구요.
    인내라는 표현이 거슬렸던건....결국 친구가 다른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대등하지 못하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에요. 고통스러움을 참아야 유지되는 관계라면 이 친구는 행복한건가....뭐 이런 여러 생각이 들더라구요. 판단하거나 그러려던건 아닌데.....저 역시 혼란스러워 그런가; 글이 들쭉날쭉이긴 하네요. 댓글 감사합니다. ^^

  • 12. 굉장히
    '11.10.6 10:42 AM (222.107.xxx.181)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단어선택이네요.
    그 자체로 분명 의미가 있다고 봐요.
    친구가 오래도록 그 부분에 대해 고민을 해보면
    뭔가 답이 나오지 않겠어요?
    저라면 인내 보다는 인정이라고 했을거 같아요.
    다름을 인정하는거.
    인내라고 하니, 비참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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