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아버지는 몇년전에 돌아가셨구요....
저와 동생 이렇게 자매만 있답니다...
원래 서울에서 사셨는데
이런저런 어쩌어찌하셔서는 그냥 지방으로 훌쩍 내려가셨어요.
아무 연고도 없이
그저 친구분 하나 말만듣고는....
가까이 계셔도 저나 동생이나 사는게 여유롭지 못하니까
살갑게 챙겨 드리지는 못했어도
멀리 혼자 계시니 늘 불안하고 걱정이지요
또 거리가 머니까 한번씩 다녀오는것도 사실 너무 큰 부담이 되요...
혼자 지방에 계셔서 그런지
동네에서 주위에서 얼마나 살갑게 챙겨주시는지
매일 전화로 전해들으면서
늘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뿐이랍니다....
그런데
늘 부담이고 짐이고 빚진마음인거예요
또
주변분들 자식들은 왜 그렇게 하나같이 살갑고
효자 효녀들만 있는지....
제가 아침 저녁으로 전화를 드리거든요
그러면 매번 듣는 소리가
오늘은 누구 딸래미가 모모를 챙겨와서 나까지 불러서 챙기더라
오늘은 누구 아들래미가 찾아와서 나도 같이 모시고 나가서
점심을 대접했단다....
첨엔 참 고맙고 부럽고 엄마한테 죄송하고 그랬는데
이젠 그게 제게 짐이고 부담이고 빚이 되어서
사실 이번 연휴에 시간이 되서
남편이랑 내려가서 뵐려구 했었다가
그냥 조용히 접었어요...
제 남편은 워낙에 무뚝뚝하고 낯가림도 심하고
남들처럼 장모님이라고 말이라도 살갑게 하고 그러지 못하거든요...
맘은 늘 안스럽게 생각해서
어쩌다 내려가면 이것저것 집안도 보살피고
장도 봐다놓구 하긴해도
다른집 사위들처럼 장모님 친구분까지 모시고 나가서
식사대접하고 그럴만한 성격이 못되고
또 무엇보다 저희 형편이 여유가 있는게 아니다 보니
그 멀리까지 다녀오는 여비도 부담되는데
엄마하나 챙겨드리고 오는것도 저희에겐 사실 무척 버겁거든요...
그게 너무 부담되서는 그냥 조용히 맘을 접고 안내려갔어요...
이번추석에도 이렇게 저렇게 주변들께 소소히 선물을 챙기는데도
20여만원이 들어서 저한텐 꽤 큰 돈이었거든요...
받으신분들이야 부담가질것도 없는 작은 선물이고
엄마도 드리면서 조금은 민망했을지 모르겠지만요.....
- 이번 추석지나고 제가 선물셋트 받은것 몇개를 택배로 보내드렸더니
명절선물 드린분들께 또 돌려주셨다고 하는말을 듣고는...참...
제 작은 생각으론 혹시 지난번 선물이 부족했으면 그때 못드린분들께 드렸으면해서
보내드렸더니....ㅠㅠ
에구.....
어르신들 자식들이름 내세워 우세하시는 재미는 알지만
참....
황새들 틈에서 사는 뱁새자식 맘이 참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