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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교육 부활의 필요성

티아라 조회수 : 1,400
작성일 : 2011-10-03 11:54:10
일본에서도 明治(명치·메이지), 昭和(소화·쇼와) 초기의 폭풍적 근대화 변혁 시기에는, 뒤떨어진 일본이 서양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漢字를 폐기하고 표음문자인 가나만을 사용하든가, 아예 漢字와 가나를 모두 폐기하고 알파벳을 사용하든가, 漢字와 가나뿐만 아니라 일본어 자체를 폐기하고 영어나 프랑스어를 사용하자는 과격한 주장까지 대두된 일이 있었다. 심지어는 일본인은 서양인에 비해 인종 자체가 열등하므로 서양인과의 혼인을 통하여 생물학적인 민족개량을 하지 않으면 희망이 없다는 극단적인 주장도 나왔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이 미국에 패전한 후에도 漢字 폐기, 가나 전용, 영어 상용 등의 논의가 맹렬한 기세로 다시 제기되었다. 이때 일본에서도 漢字폐기운동의 선봉에 섰던 세력은 左派였다. 예컨대 讀賣新聞(요미우리 신문)은 지금은 일본의 右派를 대변하는 신문으로 되어 있지만, 당시에는 신문의 제호도 讀賣報知(요미우리 호우치)였으며, 左派노선에 입각하여 漢字 폐기의 필봉을 강력히 휘두르고 있었다. 1945년 11월12일자 사설은 「漢字를 폐지하라」는 제목이었는데, 『漢字를 폐지할 때, 우리들의 腦髓(뇌수) 안에 있는 봉건의식이 소탕되며, 미국식 능률도 비로소 따라잡을 수 있다. 문화국가의 건설도 민주정치의 확립도 漢字의 폐지와 간단한 표음문자(알파벳)의 채용에 기초한 국민의 지적 수준 昻揚(앙양)에 의하여 촉진되지 않으면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패전 후의 일본에 있어서 절대권력이었던 미국도 「漢字 폐기·가나 專用」을 문자정책으로 시행하려 했다. 1946년 3월 미국으로부터 일본에 교육사절단이 파견되었는데, 이들은 일본이 漢字와 가나를 폐기하고 알파벳을 상용할 것을 일본 정부에 권고했다. 이 권고는 일종의 압력이기도 했다. 당시 미국과 보조를 맞추어 일본의 漢字폐기운동의 선두에 나섰던 대표적인 인물이 당시 「カナモジカイ(가나 모지카이·가나 문자회)」의 松坂忠則(마츠사카 다다노리) 이사장이었는데, 그는 궁극적으로 漢字를 완전히 폐기할 것을 주장했다. 그는 당시 42세로 漢字폐기운동의 행동대장격이었다. 그는 高等小學校(고등소학교) 중퇴생으로 젊었을 때에 漢字를 몰라 크게 수모를 당한 일이 있었다고 하는데, 이것이 恨이 되어 漢字폐기운동에 저돌적으로 나서게 되었다고 한다. 高等小學校란 당시 중학교를 가지 못한 학생들을 모아 공부를 2년간 더 시키는 과정을 말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漢字를 폐기함으로써 민족의 傳統이데올로기를 잃어버리는 것을 두려워한 일본의 최고 지도층은, 당시 절대권력이었던 미군 점령군 사령부 GHQ 당국과 맞서 漢字를 지키기 위하여 「가나 불완전론」을 전술적으로 전개하기까지 하여 漢字를 지켰다. 현재에도 당시의 일본 漢字 폐기의 주도세력이었던 「カナモジカイ(가나 문자회)」라든지, 「ロ―マ字會(로마자회)」와 같은 漢字폐기운동 단체가 있으나 그 세력은 지극히 약화되어 사회적인 영향력이 전혀 없다. 더욱이 이들의 주도下에 진행된 「漢字지명 바꾸기 운동」으로 인하여 일본內 수천 개의 漢字 지명이 가나식으로 바뀌었는데, 당지의 주민들로부터 『유서 깊은 우리 지명을 우습게 만들어 버렸다』는 심한 원망만을 듣고 있다. 이 지명 변경도, 진행되는 도중에 「暴擧(폭거)」라는 반대여론이 일본 전국에 비등한 결과 단호히 일체 중지되어 버렸다. 그 결과, 합리성과 간결성을 내세우면서 漢字지명 폐기를 주장했던 가나 專用 세력은 국민적 지탄 속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추어 버렸다.
 
  주체성을 지키는 데 있어서 누구에게도 뒤떨어지지 않는 일본은 지금도 가나를 「眞名(신나·진명·문자다운 문자·漢字)」에 대한 「假名(가나·가명·가짜 문자·혹은 임시로 쓰는 문자)」라고, 고대에서와 같이 그대로 부르고 있다. 漢字를 「眞名(신나)」로 보는 이유는 일본의 유구한 傳統이데올로기가 그 속에 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漢字 폐기를 반대하는 견해의 선두에 서서, 漢字상용을 관철시켰던 新村手(신무라데·언어학자)는 漢字 우상 숭배론자는 아니었다. 그는 眞名에 대한 假名(가나)라는 명칭의 의미가 좋지 않으므로, 가나라는 명칭을 「國字」로 고쳐, 가나가 일본의 國字임을 분명히 하자고 일본 학계에 제의했으나, 일본 학계에서는 漢字도 이미 일본 國字라는 주장이 우세하여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西歐의 이론가들은 흔히 알파벳이 세계의 모든 문자 중 가장 우수하다고 주장해 왔다. 가령 루소는 멕시코의 마야 문자는 원시, 중국의 漢字는 미개, 西歐의 알파벳만이 문명이라고 했다. 헤겔은 알파벳 속에서만 世界精神(세계정신)은 약동한다고 했다. 그러나 실상 알파벳은 西歐語를 표기하기에 가장 우수한 데 지나지 않는 것이다.
 
  張庚(장강·장껑)은 1934년, 『漢字는 죽은 글자, 文言文(문언문)의 글자, 봉건의 글자』라고 했고, 魯迅도 『漢字不亡 中國必亡(한자불망 중국필망)』이라면서, 『漢字와 대중은 세불양립이다. …대중어의 보급은 라틴(알파벳)化뿐이다』라고 했다. 1964년 郭沫(곽말약·궈모)는 인민일보와의 회견에서 『앞으로 漢字는 어떻게 되느냐』는 물음에 『영원히 박물관에 보존된다』고 말했다. 셋 다 세계적으로 저명한 당시 중국의 대표적인 左派사상가들이었다. 이들은 漢字를 익히기 어렵다는 것도 문제로 보았지만, 그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漢字를 중국 봉건(=傳統) 사상을 축적·전달하는 도구로 보았던 것이고, 중국의 뿌리 깊은 傳統사상을 섬멸하기 위해서는 漢字를 폐기하고 중국 문자를 라틴(=알파벳)화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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