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초면에 지저분하다는 집 얘기 보고 생각난 글인데요. 학부모 중에 그런 엄마가 있어요.
일주일마다 커텐 빨고 다리고 침대보 다리고 매일 같이 청소하고 쓸고 닦고 하는 사람인데 그건
그 사람 개인적인 취향이니 그렇다고 이해할 수 있어요. 남편이 결벽증이 심한 편이라 그게 좀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더라구요. 애 어릴 적에 블럭 갖고 노는 것도 난리가 났었다고 할 정도니까요.
힘들고 짜증나서 괴로운 건 말할 것도 없고 아이도 정신질환이 생겨서 치료도 받을 뻔 했다고 했어요.
문제는 그 엄마 집에 모임에 갔을 때였어요. 교자상 위에서 음식 먹고 애들도 있었으니 부스러기가 좀
떨어졌었나봐요. 진공청소기를 돌리는데...(대부분 손으로 줍거나 빗자루로 쓸지 않나요?)
마루 전체를 돌리기 시작하는 겁니다. 모임하고 식사한 후에 차 마시기도 전이었어요.
다들 내색은 안 하려고 했는데 조금씩 불쾌한 것 같았어요. 그래도 웃으면서 서로 도와주고 했어요.
급기야는 차를 내리면서 설거지감을 그 와중에 일일이 씻고 식기세척기를 돌리는 거예요.
본격적인 설거지를 하는 건데 주인장이 주방에서 일을 하니 다 같이 주섬주섬 일어나 거들기 시작했죠.
거기까지도 사람들이 싫어했지만 그래도 참았죠.
얘기하고 차 마시는 중에...그 많은 그릇들을 (20명이 넘게 모였으니까 그릇도 장난 아니었습니다)
일일이 마른 챙주로 닦아서 넣는데 결국 사람들이 다시 일어나 정리 도와주고 식기세척기에서 그릇 꺼내
정리해주고...집에 가기 시작했습니다. ㅋㅋㅋ 나중에 집에 가면서 짜증 한 바가지를 내더군요.
차라리 그럼 밖에서 만나지, 이게 뭐냐...가라는 소리냐...그 설거지 나중에 하든가...일회용 접시에 먹지...
사람을 참 불편하게 한다...그 엄마도 그걸 알았는지 누가 말해줬는지 다음부터는 집에 오라고 안 하더라구요.
저도 그 엄마 이해 못하는 건 아니지만...꼭 그렇게 해야했나 싶었어요.
제일 싫은 건 본인이 그렇게 사는 건 좋지만 아래 원글처럼 다른 사람이 정리 못하고 지저분한 것을 여기저기
다니면서 가루가 되게 까는 겁니다. 이 엄마 저 엄마...도마에 올려가며...뒷담화가 원래 많은 엄마긴 하지만
사람 외모 가지고 대놓고 뭐라고 하고...자신은 먹어도 살이 안 쪄서 걱정이라는 둥...참...어이가 없었어요.
애가 우등생이고 엄마 본인이 외모가 뛰어나고 돈이 많다보니 그래도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더군요.
전 그 모임 안 나갑니다. 볼때마다 거슬리고 한때나마 친했던 게 참...시간이 아깝더라구요.
본인이 깔끔하고 정리정돈 잘 하는 건 그런 거고...다른 사람들한테 그 잣대를 들이대는 건 좀 아니지 않나요?
인생 긴데...도대체 얼마나 그러고 살지 정말 두고 보고 싶을 정도입니다. 아마 제 뒷담화도 어디선가 하겠지요.
원래 엄마들 모임이 이런 거고 이런 여자들이 대부분인데 제가 적응이 안되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불쾌한 기억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