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베스트글에 있던 음식냄새로 트집잡는다는 그 남편분 이야기도 그렇고(그 분은 모든게 싫은거겠죠)
우리 시아버지와 남편이 음식냄새라면 진짜 병적으로 싫어해요.
일단 시아버지는 명절때 여자들이 전 부치면 미리 팬이니, 밀가루니 다 추운 베란다에 내놓습니다.
냄새 안 들어오게 베란다 문 닫고 거기서 쪼그리고 구우라고.
저, 시집와서 설날, 베란다에서 오들오들 떨면서 전 부치는데 정말 이 상황이 이해도 안되고 서럽기까지 하더라구요.
시댁 제사상에 올릴 음식인데. 따지고보면 나는 안해도 그만인 남의 조상에게 바칠 음식을.
근데 시어머니며, 숙모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게 더 이상했죠.
얼마나..시달렸으면.
집에서 삼겹살 구워먹는건 상상도 못할 일이구요.
김치찌개도 못 합니다. 한번 김치볶음 하시다 난리가 났대요. 이 더러운 냄새는 다 뭐냐고;
우리 신랑도 정도는 덜하지만, 역시 음식냄새라면 질색인 사람이에요.
집에서 맘편하게 생선도 못 굽고(한번 해먹으면 후드는 몇시간 돌리고 겨울철에도 몇시간씩
문열어놔서 감기걸리기 쉽상. 안먹고 말죠)
아로마 향초 켜놔도 냄새난다고 투덜투덜.
전, 결혼전에 학교 다녀왔을때, 퇴근했을때 엄마가 요리하는 음식냄새가 마치 ' 잘 다녀왔니'
하는것 같아 왠지 마음이 푸근했었는데.
정말 결혼하고나서 신랑이 이해가 안됬었죠.
친시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지금 분은 새로 재혼하신 분이세요.
얘기 듣기론 친시어머니가 살림도, 육아도, 요리도 나 몰라라하셨다는데 그래서일까요?
요리와 엄마에 대한 기억이 없어서 정서적으로 결핍된 사람인가 싶기도 하고.
마음먹고 특별요리 하려고 해도, 냄새난다고 투덜거릴거 생각하면 안합니다.
저도 성격이 남못지 않아서; 여튼, 너무 그러니 정떨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