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런 일이 있었어요. 아이가 과외를 하는데 저희 애가 수학에 좀 약해요. 다른 과목은 잘 하는데
동네 친한 엄마 아이도 이 선생님께 과외를 받는데 (그룹은 아니고 각자) 그 집애는 수학을 잘 해요.
대신 다른 과목은 좀 약하구요. 그런데 제 아이 수학 성적을 많이 걱정하자 그 엄마가 늘 우리 애 편을 들어주다가
매일 수학공부만 일정 시간 시키면 애가 못 할 수가 있냐...엄마가 안 시킨 탓이다...뭐 그렇게 얘길 했어요.
저희 애가 좀 철이 일찍 들고 어른스러운 성격이라 엄마들도 다들 그건 인정하는 편이었거든요.
인성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뭐 그런 이야기...뒤집어 보면 부모가 철이 없다는 말도 되겠지만요. ㅠㅠ
머리를 망치로 얻어맞는 충격이라 뭐라 할 수가 없었어요. 매일 때려가며 잠도 안 재우고 공부시키는 집인데
제가 얼마나 한심해보이겠어요. 1년치 선행에 심화까지 하는 엄마인데 참...제 자신이 참 싫더라구요.
저희 애는 좀 체벌이나 꾸지람에 알러지처럼 반응을 보이는 터라 많이 놀리고 하고 싶은 만큼 시켰어요.
우울감도 심하고 상처가 많은 터라 학습쪽에 약한 면이 있는 건 사실이라 전 차마 대꾸도 못하겠더라구요.
어찌 보면 초등학생인데 엄마가 많이 시키는 게 당연하잖아요. 제가 그렇게 못한 거라 반박도 못하겠고...
과외선생님이 갑자기 그런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그 어머니가 입 바른 소리를 하셨네요." 라고...
하도 오랫만에 들어본 말이라 의미도 헷갈리고 다시 묻기도 창피하고 해서 여기 여쭤봅니다.
물론 그 뒷말씀은 저희 애는 다른 과목이 월등하니까 조금만 일정 부분 노력하면 수학을 잘 할 거다..뭐 그런
내용이었어요. 다른 과목은 거의 만점...수학은 80~85예요. 공부 많이 시켜도 본 시험은 그렇더라구요.
문제집은 두권 풀려봤어요. 그것도 겨우겨우 풀어요. 수학 싫어하는 애한테 정말 방법이 없네요.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글 쓰고 생각해보니 제가 너무 무식한 엄마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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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실력이 일천하다는 게 만천하에 드러났네요. 아...ㅠㅠ 창피합니다. 에미로서 이거 원...;;
그나마 위안을 삼을 한 줄기 희망이라면 저희 애는 공부하란 말을 따로 하지 않아도 매일 일정 시간 앉아서
하는 편입니다. 숙제는 도서관에서 하고 오구요. 영어동화책은 매일 쉬는 시간에도 혼자 목표량을 읽고 옵니다.
그 엄마도 그건 인정합니다. 그 집에는 앉혀놓고 시켜야 하는 스타일인데 그건 저희 애가 부럽다구요.
그런데 수학성적은 그 아이가 아주 월등합니다. 늘 만점이예요. 하긴 매일 3시간씩 공부를 시키니까요.
5살때부터 시켰대요. 아...저희 애는 그렇게 시키면 수학에 진저리를 칠텐데..ㅠㅠ 선행도 제대로 못 시켜봤어요.
그냥 한두 단원 미리 풀어보는 정도예요. 벌써 이렇게 애 먹이면 어쩌나요. 과외선생님이 미워지네요.
제가 얼마나 한심해보였으면 그 엄마 말에 동조를 하셨을까요...괴로워서 잠도 안 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