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수능 필수과목까지는 좀 과한가 싶기도 하네요.
하지만 저는 기술 가정 시간에 매우 기본적인 육아- 신생아 다루는 법이라도 좀 가르쳤으면 싶네요.
이제 우리 아기가 120일 정도 되었어요.
휴...; 저는 세상에 태어나서 이렇게 과도한 육체, 정신적 노동을 겪어본 적이 없습니다...ㅠㅠ
애는 '객관적으로' 엄청난 짜증쟁이에 불평쟁이인 제가 봐도 순하고 편하게 키우는 아이입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으윽 삭신이야...하고 제가 널브러져 있어도 울지도 않고
혼자 모빌보고 꺄륵 꺅 하고 웃고 있으니 말 다했죠.
밤에 울려고 폼 잡아도 토닥토닥 해 주면 끼잉~ 하고 다시 자고...
그래도 힘든건 어쩔 수 없다는...;;
아마 육체+정신노동이기때문이 아닐까 하네요....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왜 엄마는 내가 결혼하기 전에 육아가 이렇게 인간의 일생을 걸고 진행해야하는 고된 노동이라는걸 안가르치고
왜 애가 낳아놓으면 얼마나 이쁜가, 내 핏줄이 있어야 한다! 에 대해서만 외쳤는가...
아니, 엄마는 둘째치고...
왜 국가는 내게 기술 가정시간에 올바른 성생활 피임-(제가 20대 중반이라...; 구성애씨가 아우성 들고 나왔거든요..)
토끼기르기, 라디오 조립, 선반만들기, 뜨개질, 십자수 등은 바락바락 점수 매겨가며 가르치면서
하다못해 사과를 예쁘게 깎기조차 시험을 봤으면서...
(솔직히 누가 라디오를 집에서 만들어 씁니까..뜨개질이나 십자수 개인의 취미가 아닌 이상 평생 안하면 어떻고 지시장에서 사면 어떻습니까. 사과 그깟거 안먹거나 깎기 귀찮으면 그냥 쓱 씻어 껍질째 먹는들 누가 뭐랍니까.)
왜 거의가 왠만해선 피해갈 수 없을뿐더러....또 바람직하게 수행하지 못하면 엄청난 인생의 나락을 구경할 수도 있는..
나 하나 뿐 아니라 국가와 사회와 민족에게 해를 끼치게 되는 아기 기르기에 대해서는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나...
의문이드네요...
뭐 거창한 육아심리 그런건 둘째치고....
나름 인간이 수행해야하는 교육과정 수행하느라 멀쩡하게 4년제 대학에, 대학원까지 나왔어도
갓난아기를 보는 순간 머리가 휑하고....
어떻게 분유를 타야하는지....세워서 안아줘도 되는지 눕혀 안아줘야하는지...
얼마나 어떻게 몇번이나 먹여야하는지 임신하고서야 비로소 책을 찾고...
목욕시키려니 손이 부들부들....
배꼽 소독하려다 탯줄도 안떨어진 걸 보니 너무 겁이 나서 눈을 질끈...
애가 이렇게 자주 깨고 자주먹는거냐고 이렇게 자주 싸냐고 ! 깜짝 놀라고;;;
남편은 어슬렁어슬렁 거리다가 둘 다 처음인건 마찬가지인데 자기는 엄두가 안난다 잘 모른다 겁난다 하고..휴...
배운적이 없다나요...;하긴 저도 배운 적은 없군요...제가 알아서 찾아 공부한거지...
이거 좀 문제 있는거 아닐까요...
올바른 성생활 순결교육 피임 그런것보다도 솔직히 아기 하나 기르는게
얼마나 체력과 경제력과 인내력과 사랑 희생 주위의 도움이 필요한 일인지...
신생아 돌보는 매우 기본적인 상식만 학교에서 한 학기 정도 가르쳐도
솔직히 어릴때 이성간에 사고치는 애들 거의 없어질거라고 저는 생각해요...(수업을 잘 듣는다면;)
뭐 혹자는 누구나 아기를 기르는 건 아니지 않느냐 독신도 아무 지장 없다.
왜 내가 우리 애가 애 볼 일도 없는데 애 보는 법을 알아야하느냐 할 지는 모르지만
우리가 인간인 이상, 꼭 결혼과 육아에 뜻이 없다 하더라도
같은 종족이 어린 시절 어떤 모습을 하고 있고 나는 이런 모습이었고 우리 종족의 어린 개체는
이렇게 돌봐줘야한다...정도는 상식으로 알아둬야 할 일이 아닌가...저는 싶네요...
그런데 왜 이 중요한 걸 학교에서는 안가르칠까요..
저는 제 딸 크면 다 마음의 준비를 시켜주려구요 미리...
아 그럼 시집을...안가겠다고 하려나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