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의지로 모든 병을 다 이길 수 있는 건 아닙니다

119 조회수 : 2,813
작성일 : 2011-09-27 15:23:34

아래 몇몇 분들이 우울증에 대한 글을 올리셨네요. 일견 맞는 말씀도 있고 아닌 것도 있어보입니다.

우울증약이 부작용이 없다고 하진 않겠구요. 지금은 항우울제를 먹지 않고 있지만 저는 약효도 봤고

부작용도 심하게 겪어본 사람입니다. 당연히 상담센터에서 전문가와 상담도 했었고 운동도 열심히

했습니다. 다 해본 결과...우울증은 의지만으로 이겨낼 수 있는 병이 아니라는 겁니다.

우울증을 마음 독하게 먹고 의지로 이겨낼 수 있다는 논리는 공부 열심히 하면 누구나 명문대 간다는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의지로 운동으로 이겨낼 수 있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는 겁니다.

의지로 이겨낼 수 있는 건 '우울감'입니다. 내가 우울하다는 기분이고 그리 심각한 상태가 아니라는

걸 말씀드리는 겁니다. 우울증의 원인과 치료에 대해서는 의료인이 아니니 세세하게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만,

중추신경계에 큰 영향을 주는 건 사실이고 손떨림이나 마비, 자살충동...약을 복용하는 환자들에게 누구나

다가올 수 있는 시련인 것은 분명하다는 겁니다.

 

 

하지만, 약을 먹지 않고 그냥 오기로 버티다가 더 좋지 않은 결과를 맞는 사람도 많이 봤습니다.

약을 의사와 상의 없이 임의대로 끊었다가 재발해서 다시 먹는 사람은 더 많이 봤습니다.

정신과 환자들은 [정신증]과 [신경증] 으로 분류하고 정신분열증과 같은 중증은 정신증으로 우울증, 공황장애는

신경증으로 분류합니다. 정신증은 거의 본인이 환자라는 병식(병이라고 인식하는)이 없습니다.

제 발로 스스로 병원에 가지 않습니다. 주위사람들이 미칠 지경이 되어야 끌려가고 폐쇄병동에 입원합니다.

신경증은 그와는 다르게 경미한 환자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풍토가 정신과라면 미친 사람들이 간다는

그릇된 사고방식때문에 진료를 꺼리는 분들이 있다는 게 문제죠.

 

정신과는 모든 환자의 증세를 의사 개인의 판단에 맡깁니다. 이 병원에서는 우울증, 저 병원에서는 불안장애로

진단명이 다르게 나올 수 있다는 겁니다. 뇌질환같은 특수한 케이스의 환자가 아니면 보는 대로 판단하고 치료합니다.

좋은 정신과 의사를 만나는 것은 좋은 부모, 좋은 배우자를 만나는 것만큼이나 아주 어려운 일입니다.

기본적인 인격수양이 되어있어야 하고 상담가로서의 자질과 의료인으로서의 사명감도 강해야 하는 직업이죠.

약이 안 맞으면 바꿔달라고 하고 그래도 안 맞으면 다른 병원을 다니면 됩니다.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질환자들은 명료하고 정확한 판단을 하기엔 심신이 지쳐있는 사람들입니다.

제발 주위의 가족이나 친지, 지인들...알지도 못하면서 마음으로 이겨내라고, 약에 의지하지 말라고 태클거는 분들만

보면 정말 분노가 솟구쳐오릅니다. 그런 병들이 마음으로 이겨내고 운동으로 다 이겨낼 수 있다면 정신과는 다 망하고

의사들은 자전거 바퀴나 때우면서 살고 있을 겁니다. 모든 병은 케이스 바이 케이스예요.

가까운 분 중에 이런 병을 앓고 있으면 얘기 많이 들어주고 맛있는 것 같이 먹고 좋은 시간 보내주세요.

남의 인생에 말 한 마디로 상처주지 마시구요. 아는 만큼 주절주절 써봤습니다. 문제 되면 자삭하지요.

IP : 121.163.xxx.20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문제가
    '11.9.27 3:26 PM (211.207.xxx.10)

    되다니요 ?

    전 살짝 우울감이 있어 이런 자료 되게 유심히 본답니다.
    그래서 일조량이 적은 캐나다 이민은 꿈도 못 꿔요.
    저같은 분 꽤 있을 거예요.

  • ㅇㅇㅇㅇ
    '11.9.27 3:52 PM (125.209.xxx.172)

    이렇게 말하면 또 오해가... 부산에서 20년간 살아본 제가 보기에도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한 표...

  • 2. 좋은글입니다.
    '11.9.27 3:27 PM (122.40.xxx.41)

    엔터만 몇번 더 쳐 주세요.
    다른분들도 보기 편하게요^^

  • 원글
    '11.9.27 3:29 PM (121.163.xxx.20)

    네. 엔터 쳤습니다. ^^;

  • 3. 동의합니다.
    '11.9.27 3:37 PM (58.143.xxx.250)

    제 지인들도 우울증 관련해 약먹는사람들 있는데 정말 의지가지고 이겨낼수 없는병이예요

    자기 맘대로 약 끊었다가 결국 병원다시 가기도 하고 (엄청 뭐라고 했지요 의사처방에 따라야 하는데)

    우울증도 감기처럼 꾸준히 약먹고 치료하는 병이라고 생각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6544 화0고 졸업생의 글- 주어없음 밝은태양 2011/10/22 1,706
26543 오리진스 김세라이사님..ㅠㅠ 3 트윗 2011/10/22 2,175
26542 4대강 개방행사, 공무원ㆍ학생 억지 동원에 TV 생중계까지 1 베리떼 2011/10/22 1,043
26541 한국여자들이 예쁘다는 말.. 31 .. 2011/10/22 9,875
26540 우린 하나되어 이겼어-반가운 얼굴들 다 모였네요 7 벅차오르네요.. 2011/10/22 1,807
26539 박원순후보 서울시장 당선시 급여전액 무상급식에 기부하기로 결정 .. 14 bb 2011/10/22 1,902
26538 밑에(오바하는이유) 알아서 피하셈^^ (냉무) 3 산이좋아 2011/10/22 901
26537 통신사 바꾸어도 통화목록 조회할 수 있나요? ... 2011/10/22 1,279
26536 보수, 에구 이 길이 아닌데?.jpg 1 참맛 2011/10/22 1,284
26535 82는 뭐든 다 압니다. 2 티볼리라디오.. 2011/10/22 1,293
26534 급해요 2 미리내 2011/10/22 1,051
26533 오바하는 이유 4 정봉주 2011/10/22 1,110
26532 전세를 한번 더 살까요?? 아님 지금 집을 사는게 낳을까요? 6 고민해결 2011/10/22 2,510
26531 중간고사 수학문제입니다. 5 중2문제 2011/10/22 1,531
26530 지멘스 4구 전기렌지 쿡탑 2011/10/22 2,487
26529 네티즌들의 말. 말. 말. 4 명언모음 2011/10/22 1,521
26528 주진우 기자 말~ 50 ㅇㅇ 2011/10/22 23,312
26527 찻잔수배! 하얀색 찻잔 손잡에서 푸른 꽃잎 달린... 6 커피 2011/10/22 1,778
26526 폐경을 늦추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4 아침 2011/10/22 4,698
26525 호텔에서 결혼하는 직장상사 축의금 얼마가 적당한가요? 3 긴급질문 2011/10/22 2,910
26524 맨홀주의, 핑크싫어님~감사^^ ㅎㅎ 2011/10/22 913
26523 ↓↓(박원순 - 불법모급 고발..)핑크글(112.152.195).. 맨홀 주의 2011/10/22 919
26522 더욱 저급 해 지는 선거유세 문화를 끝내자 명호가 열린.. 2011/10/22 847
26521 불법모금...아래 누군지 아시죠? 6 ㅋㅋㅋ 2011/10/22 1,094
26520 불법모금 고발당해도 사용처를 못 밝히는 속사정 2 박원순 2011/10/22 1,1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