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성
3시간
김민석의 자기정치, 그리고 당 지지율 하락
오늘 아침에 김민석 전 총리가 겸공에 나와 김어준과 인터뷰를 했다. 대체로 김민석 전 총리 지지자들은 김어준을 엄청나게 싫어하던데, 그래도 김어준이 인터뷰하자니까 나와서 인터뷰를 하긴 했다.
보는 내내 짜증이 났다.
나는 대담이나 토론을 할 때 상대방의 말을 자르고 들어오는 사람을 극도로 싫어하는데, 인터뷰 내내 김어준의 질문을 자르고 들어와 자기 할 말을 주절주절 하는 걸 보면서 짜증이 저절로 올라왔다. 그래도 꾹 참고 끝까지 들었다.
곤란한 질문이 나오려고 하면 자르고 들어와서 질문과 별로 관련도 없는 말을 주절주절 늘어놓고 그 늘어놓는 말도 내용도 왔다 갔다, 논리도 일관성 없이 장황하게 늘어놓는 말이라 듣기 힘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두 가지 관점에서 대담을 지켜봤는데, 그가 출마선언에서 한 말들이 내 뇌리에 박혀있었기 때문이다.
첫째는 (전 당 대표가) 자기정치를 했다는 주장이었고, 둘째는 민주당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었다. 전 총리는 민주당 지지율 하락을 당이 잘못해서 하락했다고 분석한 것이 마음에 걸렸다. 저 두 가지에 대해 도대체 무슨 말을 하나 궁금해서 들어 보았다.
마침 이 두 사안에 대해서 김어준이 열심히 물어주었다.
정청래 전 대표의 어떤 부분이 자기정치라고 생각했느냐는 질문에 예를 들기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추진이라고 답했다. 혁신당과의 합당 선언이 자기를 돋보이려는 욕망이 작용한 행위가 아니겠느냐는 것이다. 합당 선언을 아무런 사전 논의 없이 전격적으로 발표한 것은 자신의 인기를 높이려고 했고, 자신의 인기를 높이려고 한 것은 자기정치라는 것이다.
그 말을 들으면서 내심 헐~ 했다. 대한민국, 아니 전 세계 전 인류 역사를 통 털어 자신의 인기와 지지율을 고려하지 않고 정치적 행위를 하는 정치인이 있다면 나와 보라고 말하고 싶다. 그 정도의 엄격함으로 잣대를 삼아 평가하자면, 오늘 겸공에 나와 인터뷰를 한 것도 자기정치이며, 총리를 한 것도 자기정치이다.
자기정치란 자기가 해서는 안 되거나, 할 명분이 없는 분야나 내용의 것을 가지고 정치적 행위를 할 때 그것이 자기정치이다. 당이나 국가를 위하기보다는 자신의 인기와 영달을 위해, 오로지 그 목적으로 자신의 권한 밖이거나 관할 밖의 것을 건드릴 때 그것이 자기정치이다.
예를 들자면 총리가 내각과 행정부의 일을 떠나서 무슨 설명회다 간담회다 하면서 전국을 순회하며 자기 말을 하고 돌아다니는 것, 그것이 자기정치이다. 외교부장관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을 총리가 직접 미국을 방문해서 외교적 성과를 가져 오는 것, 이런 것이 자기정치이다. 자기지역구는 영등포구에 있는데, 전북으로 주소지를 옮기는 것, 이런 것이 자기정치행위이다.
며칠 전 대통령이 호남지역의 메가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하필이면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런 대규모 지역사업을 발표하는 것 자체가 국가적 사업을 전 총리의 당 대표 출마를 도와주는 일종의 자기정치라고 할 수 있다. 의도했건 안 했건 결과적으로 이 메가 프로젝트 발표는 행정부의 전 총리 당 대표 출마를 도와주게 되었다고 본다. 그와 동시에 그의 주소지 이전을 함께 고려해 보면 충분히 의심해 볼만하다.
입법부인 국회가 해야 할 일인 검찰개혁 법안 마련도, 이미 국회에서 거의 완성된 것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총리가 TF를 만들어서 총리실로 가져간 것도 전 총리의 기준에 따르자면 자기정치이다. 표면상으로는 대통령이 그렇게 하라고 해서 하는 것이지만 이는 대통령이 총리에게 자기정치를 할 구실을 만들어 준 것이라 볼 수도 있다. 그의 기준에 따르자면 말이다.
다음으로 민주당의 지지율 하락에 대해 말해보자.
김민석 전 총리는 당의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 대통령의 업적을 따라가지 못하는 당의 지지부진한 모습을 들었다. 대통령은 잘 해서 지지율이 높은데, 당이 잘못해서 대통령이 만들어 놓은 지지율도 따라가지 못했다는 것이다.
정말 그런가?
당의 지지율 하락은 나는 첫째, 검찰개혁을 필두로 한 개혁이 지지부진한 데서 코어 지지층의 열기가 식어서이고, 둘째, 지방선거에서 평택을에서의 광란과, 전국적인 공천 잡음 때문이었다고 본다. 평택을에 말도 안 되는 후보를 공천하고, 그 후보를 지지하지 않으면 해당행위라고 으름장을 놓으며 설친 인간들이 있었다. 이들이 소위 말하는 뉴이재명 부류들이었다. 대체로 전 총리 주변에 포진하고 있는 인사들이 바로 이 뉴이재명으로 대부분 이해한다.
그리고 당 대표는 어느 누구도 억울할 탈락자 없고, 어느 누구도 무자격자가 공천 받는 일은 없게 하겠다고 굳게 약속했는데, 전국적으로 시도당 공관위의 횡포가 이어졌다. 시도당 공관위의 횡포는 지역위원장의 입김이 작용해서라는 것은 삼척동자라도 다 안다. 이 횡포를 눈치 챈 지역의 당원들은 경악을 할 수밖에 없었고, 선거가 끝나자 그에 대한 반성으로 지지율이 내려간 것이다.
내가 속한 고양병 지역구도 내부적으로 갈등이 보통 심각한 게 아니다. 고양병만 아니라, 고양시 전체가 지금 부글부글 끓고 있다고 봐서 지나치지 않다.
검찰개혁을 발목 잡은 이가 누구인가? 이제야 대체로 밝혀졌지만, 대통령과, 대통령과 편먹은 전 총리가 주범이었다. 국회에서 진즉 통과될 수 있었던 법안을 굳이 총리실로 대통령은 가져가라고 했고, 총리실은 그것을 만지작거리며 시간 끌다가, 마침내 내어놓은 내용은 검찰개혁이 아니라 검찰권력 강화안이었다.
여기에 코어 지지층이 분노해서 지지열기가 확 식은 거다. 그래서 이들이 시큰둥해져서 여론조사에 잘 응하지도 않고 외면한 것이 지지율 하락의 큰 원인이었다. 최근 대통령 지지율은 하락세거나 하락 후 답보상태인 것에 반해 당의 지지율은 소폭이지만 반등한 것을 보면 확실하다.
좀 심하게 말하자면 총리와 그 주변인물들이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 당원들 입장에서는 분탕질을 해서 지지율을 하락시켜 놓고, 그 책임을 엉뚱하게 당 대표에게 묻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야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검찰개혁도 국회에서 하라고 한발 물러섰지만, 한발 물러서는 태도로 볼 때 국회에서도 지지부진하게 만들고 싶어 하는 게 눈에 선하다. 마지못해 받아들이는, 엄마가 떠먹여 주는 먹기 싫은 음식을 억지로 먹는 아이를 보는 심정이다.
도무지 납득할 수 없고 이해할 수 없는 답변으로 일관하는 전 총리를 보면서, 참 궁색하다 싶었다. 그냥 차라리 대통령이 추진하려는 향후 국정의 방향이 정청래 전 대표와는 맞지 않아 내가 대통령 돕기 위해 나왔다라고 했으면 솔직해보여서 더 믿음이 갔을 것이다.
여튼, 전 총리는 자신이 당 대표가 되려는 이유로 민주당의 혁신을 이뤄내는 것이라고 표명했고, 자신은 민주대연합론자이며 당원주권론자이고, 검찰개혁론자이면서 숙의민주주의론자라고 밝혔다. 지금까지의 행보로 볼 때는 연합에 반대했고, 당원주권주의를 반대하는 사람들과 어울렸고, 검찰개혁에 방해만 놓았고, 숙의보다는 밀실을 택했다고 나는 평가하는데, 그가 만약 당 대표가 된다면, 이 말을 정말 증명하는지 지켜보겠다.
나는 여전히 사람은 고쳐 쓰지 못한다는 말을 믿는다. 내가 살아 온 인생의 경험 상 한 번도 이 말이 틀린 적이 없었기에 몹시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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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도 버릴 말이 없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