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펌글)대한민국은 이미 말의 질서가 무너졌다

최진석교수 조회수 : 2,731
작성일 : 2026-07-04 21:03:22

https://www.facebook.com/share/1CJCgDkCm9/

대한민국은 이미 말의 질서가 무너졌다. 말의 질서가 무너진 상황에서 이런 “말”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무의미할 것임을 알면서도, 백척간두 진일보의 심정으로 한다. 

 

인류의 문명사는 성역의 경계가 끊임없이 해체되고 축소되어 온 과정이다. 여기서 성역을 단순한 종교적 의미를 넘어 ‘인간이 함부로 건드릴 수 없다고 믿었던 절대적인 영역, 미지의 영역, 혹은 금기’로 확장해 보면, 문명의 발전 단계마다 성역이 어떻게 줄어들었는지가 명확히 드러난다. 

 

과거 인간에게 대자연은 두려움과 경외의 대상, 즉 신성이 깃든 성역이었다. 하지만 과학과 기술이 발전하면서 자연은 경배의 대상에서 분석과 개발의 대상으로 변모하여, 남아있는 성역이 없다.

 

지식과 진리 역시 역사적으로는 제사장이나 귀족 같은 특정 계급의 전유물이자 성역이었다. 그러나 인쇄술의 발명과 종교개혁을 거쳐 현대의 인터넷과 AI에 이르기까지, 지식의 대중화는 권력이 쳐두었던 성역의 울타리를 무너뜨렸다.

 

가장 늦게까지 성역으로 남아있던 인간의 영역, 바로 생명과 정신도 예외는 아니다. 과거에 생명의 탄생과 죽음은 오직 신의 영역이었지만, 지금은 유전자 편집과 줄기세포 기술로 인해 인간이 직접 개입할 수 있는 영역이 되었다. “인간의 마음은 영혼의 영역”이라 믿었던 것 또한 뇌과학과 정신분석학, 그리고 인간의 사고 과정을 모방하는 AI의 등장으로 인해 생물학적·데이터 메커니즘으로 환원되고 있다. 이처럼 성역이 줄어들면서 인류는 비로소 자유와 합리성, 그리고 거대한 편리함을 얻었으며, 더이상 미신에 떨거나 불합리한 권위에 복종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맞이했다.

 

이러한 성역의 해체와 무화(無化)를 가장 완벽하게 제도화하고 공식 선언한 정치 체제가 바로 자유민주주의다. 자유민주주의는 권력의 출처에서 신비주의와 신성함을 완전히 걷어냈다. 권력은 하늘이나 혈통 같은 성역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오직 평범한 시민들의 표라는 지극히 세속적이고 수치화된 계산을 통해서만 정당성을 얻는다. 정해진 임기가 지나면 그 권력이 마법처럼 소멸한다는 사실 자체가 권력의 신성함을 원천 차단하는 장치다. 반면, 독재자나 전체주의자들이 꼭 임기를 연장하여 장기 집권을 꿈꾸는 것은 이 성역 없는 규칙을 거부하려는 속성 때문이다.

 

과거의 체제들이 통치자의 도덕성이나 신성에 의존했다면, 자유민주주의는 그 어떤 인간도 완벽하지 않으며, 권력은 반드시 타락한다는 철저한 의심과 불신을 바탕으로 설계되었다. 입법·사법·행정의 삼권분립은 권력이 하나의 성역이 되지 않도록 쪼개놓은 제도적 장치이며, 왕이 모든 것에 우선한다고 하는 과거의 성역을 깨고 최고 권력자마저 법 앞에 무릎 꿇리는 법치주의를 작동시킨다. 독재자나 전체주의자가 반드시 이 삼권분립을 무너뜨리고 자신을 법 위에 올려놓으려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자유민주주의의 철학적 기반은 일종의 합리적 회의주의다. 이 체제에서는 그 누구의 사상도, 그 어떤 종교나 이념도 사회 전체를 지배하는 절대 존엄의 성역이 될 수 없다. 모든 의견은 시장에서 경쟁해야 하고, 자유로운 비판과 조롱의 대상이 될 수 있어야 한다. “내가 당신의 의견에 반대하지만, 당신이 그 의견을 말할 자유를 위해 싸우겠다”는 볼테르의 격언은, 다른 말로 하면 “당신이 신성시하는 선(善)조차 내 비판의 칼날을 피할 수 없다”는 성역 해체의 선언이기도 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최근 정치권 일각에서 흘러나오는 “5.18은 민주주의의 성역이 맞다”는 주장들은 심각한 우려를 자아낸다. 이는 5.18 민주화운동을 자신들의 정치적 자산으로 삼는 세력의 만용이자 명백한 지적 퇴행이다. 모든 신성불가침을 거부하고 끊임없이 의심하며 비판하는 것이 자유민주주의의 본질이라는 기준에서 보면, 특정 역사적 사건을 비판이나 토론이 불가능한 성역으로 규정하는 발언은 민주주의의 작동 원리 자체를 부정하는 처사다.

 

자유민주주의의 핵심은 그 어떤 진리나 가치도 공론장에서 비판, 검증,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원칙에 있다. 철학자 칼 포퍼가 말한 ‘열린 사회는 바로 이 비판 가능성이 중단 없이 보장되는 사회다. 과학이든 역사든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반증 가능성이 항상 열려 있어야 한다. "여기는 성역이니 건드리지 마라"는 선언은 공동체의 합리적 이성과 토론을 마비시킬 뿐이다.

 

역사적 사건에 단 하나의 정답만을 강요하고 이에 대한 이견을 죄악시하는 태도는, 자유민주주의가 그토록 격렬하게 싸워 극복해 온 과거의 종교재판이나 전체주의적 속성과 매우 닮았다. 결국, 민주주의를 고양한다는 명목으로 특정 사건을 ’성역‘의 골방에 가두려는 시도는, 역설적으로 민주주의의 가장 강력한 무기인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스스로 옥죄는 치명적인 모순이자 퇴행이다.

IP : 218.234.xxx.34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분은
    '26.7.4 9:07 PM (223.38.xxx.208)

    홀로코스트 희생자들을 조롱하는 이들도 자유민주주의라는 핑계로 용인하고 받아들이나요?
    위안부는 자발적 매춘이라고 하는 세종대 그 이상한 교수가 자신의 주장이 정당한 학문의 영역임을 법적으로 인정받았다고 해서
    그 교수의 주장이 옳은가요?

  • 2. 염병한다 진짜
    '26.7.4 9:08 PM (211.208.xxx.87)

    문어가 사람 탈을 쓰고 씨부리고 앉았네. 이것도 내 자유다!!

    똥 된장도 못 가리는 게 거대담론만 끌어다가 문자 써대고 지랄이야.

  • 3. ......
    '26.7.4 9:10 PM (118.235.xxx.224)

    일단 ‘자유’붙이고 시작하면 안봐도 뻔함

  • 4. ...
    '26.7.5 1:09 AM (39.117.xxx.92)

    끝에 세줄만 읽으면 되네요. 결국 헛소리.

  • 5. ...
    '26.7.5 10:32 AM (211.197.xxx.27) - 삭제된댓글

    북한 추종자들은 북한으로 보내고..일본 추종자들은 일본으로 싹다 보내버렸으면..?
    미국 성조기 부대들은 미국에서도 싫어 한다던데...?..ㅋㅋ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822339 전세놓고 전세가는거 되나요? 6 서울 2026/07/05 3,032
1822338 이사가면 이웃에 인사할까요? 말까요? 9 이사 2026/07/05 1,993
1822337 열무김치 실패 7 ㅇㅇ 2026/07/05 2,261
1822336 코코 상하 그릭요거트 프로즌 냉장보관??? 1 레몬 2026/07/05 1,143
1822335 수건 쉰내 구연산으로 해결할 수도 있어요. 20 오호 2026/07/05 4,129
1822334 기자회견했던 배재고 학부모의 과거 행적. jpg 11 내그알 2026/07/05 5,090
1822333 두피맛사지 탈모에 좋은거 맞나요? 누구는 또 긁지 말라고 하던데.. 탈모 2026/07/05 1,181
1822332 김장김치 보기싫어 열무랑 얼갈이 했네요 5 .. 2026/07/05 2,153
1822331 매운 고추다대기 ( 청양멸치볶음) 냉동보관 1 녹차 2026/07/05 1,524
1822330 일체형세탁기 건조할 때 빨래 분류법 8 Pr3130.. 2026/07/05 1,746
1822329 목구멍 안쪽에 편도선 보이시나요? 2 유후 2026/07/05 1,337
1822328 마운자로 3주차 11 .... 2026/07/05 3,595
1822327 그러나, 그리고, 그런데 앞에 쉼표를 하나요? 10 맞춤법 2026/07/05 1,655
1822326 시가 될 이야기 노래 정말 정말 좋네요 4 신지훈 2026/07/05 1,913
1822325 스마트워치 추천 부탁드려요 1 ㆍㆍ 2026/07/05 1,246
1822324 수육 가스압력솥이랑 전기압력솥이랑 맛이 다른가요? 수육 2026/07/05 974
1822323 대학생 자취방 화재보험 들어본 분 계세요? 5 보험 2026/07/05 1,486
1822322 돌밥돌밥이지만 즐겁네요 10 .. 2026/07/05 3,776
1822321 카드비번 4자리 요구시 즉시 중단 3 피싱 2026/07/05 5,888
1822320 오늘 보려고했는데 몸안좋다고 다음에 보자네요 8 오십 2026/07/05 3,729
1822319 일1~2알이 정량인데10알쯤 2 안정제용량초.. 2026/07/05 2,308
1822318 남편이 저한테 원망스럽대요 95 나무 2026/07/05 20,557
1822317 대통령님 5.9 대책, 대책 좀 세워주세요 12 59대책 2026/07/05 2,287
1822316 넷플 추천.B급 블랙코미디에요. 2 봄날 2026/07/05 3,296
1822315 쿠팡"정보유출 사태 전보다 이용자 더 늘었다".. 25 ㅇㅇ 2026/07/05 3,0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