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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 ①-인력 확보에 대한 시각차>

박준영변호사 조회수 : 736
작성일 : 2026-07-01 09:34:45

https://www.facebook.com/share/p/1CdqymFL5R/

재심 변호사 박준영씨가 올해 1월부터 [한번도 가보지 않은 길]이라는 주제로 페북에 연재를 했네요.

한번 읽어볼 만하다 생각되어 공유합니다.

매일 1편씩 올려보겠습니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 ①-인력 확보에 대한 시각차>

 

내년 1월 출범 5주년을 맞는 공수처는 그동안 총 6건을 재판에 넘겼고, 9건에 대해 검찰에 기소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재판에 넘겨진 6건 가운데 대법원 판결까지 확정된 사건은 3건인데, 이 중 2건이 무죄로 확정되었습니다. 나머지 3건은 현재 재판이 진행 중입니다.

 

공수처는 출범 이후 약 4년 동안 단 한 건의 구속영장도 발부받지 못하다가, 지난해 내란 관련 수사를 통해 처음으로 구속영장 인용 사례를 만들어냈습니다. 고도의 수사 역량이 요구되는 사건을 담당하는 기관임에도 불구하고, 그 수사력에 대한 문제 제기는 출범 이후 줄곧 이어져 왔습니다.

 

공수처가 처리한 사건 수가 적고 수사력 논란이 계속되는 원인에 대해, 공수처 근무 경험이 있는 관계자들은 공통적으로 ‘수사 경험이 풍부한 숙련 인력의 부재’를 지적합니다. 신생 수사기관인 만큼, 조직 출범 단계에서부터 수사 경험이 충분한 인력들이 중심이 되어 기틀을 다졌어야 했는데, 그러한 과정이 부족했다는 평가입니다.

 

출범 이후 한 번도 정원을 채운 적이 없었던 공수처는 최근 평검사 4명을 충원하면서, 5년 만에 처음으로 정원을 모두 채웠다고 합니다. 수사력 논란과 관련하여 이제라도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공수처의 현 정원은 검사·수사관·행정직원을 포함해 85명이며, 올해 예산은 296억 원입니다. 한편 올해 10월 폐지되는 검찰청을 대신해 출범 예정인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은 약 3,000명 규모의 수사 인력을 갖춘 조직으로 출범할 예정입니다.

 

중수청은 기존 검찰의 직접 수사 대상이었던 부패·경제 범죄에 더해, 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마약·내란·외환·국가보호·사이버 범죄 등 이른바 ‘9대 중대범죄’를 직접 수사 대상으로 삼게 됩니다. 매년 2만~3만 건의 수사를 담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정원 규모만 놓고 보더라도 공수처의 30배가 넘는 조직인 중수청이, 우수 인력을 유치하지 못한 채 불안한 출발을 하게 된다면 그 혼란은 공수처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가 될 것입니다. 이 문제에 대한 고민이 중수청의 조직 설계와 인력 구성 논의에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쟁점은 중수청 수사 인력을 ‘수사관’으로 ‘일원화’할 것인지, 아니면 입법예고된 법안처럼 ‘수사 사법관’과 ‘전문 수사관’으로 ‘이원화’할 것인지입니다.

 

조직의 장기적 화합, ‘수사’라는 직무가 직급에 따라 명확히 구분되기 어렵다는 점, 기존 검찰청 수사관들의 선호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원화'에 무게가 실리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검사의 전직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검사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희망 근무기관을 선택한 910명 중 중수청 근무를 희망한 검사는 7명(0.8%)에 불과했습니다.

 

검찰개혁추진단이 입법예고한 중수청 법안은 '이원화' 체제를 택하고 있습니다. 추진단 관계자는 “중대수사 역량이 유실될 경우 국민 불안이 예상되기 때문에, 초기 혼선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합니다. 법률적 지식과 수사 경험을 갖춘 검사를 일정 부분 영입해야 수사 역량의 공백을 줄일 수 있다는 전제에 서 있는 것입니다.

 

물론 이원화 체제는 기존 검찰청과 유사한 조직 운영 방식이라는 점에서, ‘검사에 대한 특혜’이자 검찰개혁 취지에 반한다는 비판도 제기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추진단은 이러한 비판보다 우수 인력 확보를 통한 안정적 출발을 우선한 것으로 보입니다.

 

9대 중대범죄 수사에 과연 검사가 반드시 필요한지, 수사관·경찰·변호사를 채용해도 충분한 것 아니냐는 주장도 있습니다. 반면 중대범죄 수사를 위해 축적된 능력과 노하우를 무시해서는 안 되며, 수사 역량의 보존이 필요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검찰의 인적 구성을 답습하는 것은 ‘새로운 검찰청’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고, 중수청 수사 사법관과 공소청 검사 사이에 새로운 카르텔이 형성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이에 대해 인사권과 지휘권이 각각 다른 부처(법무부–행안부)에 속해 있어 담합이 구조적으로 어렵고, 결탁설의 근거가 희박하다는 반박도 존재합니다.

 

어느 쪽 주장이 옳은지 단언하기는 어렵습니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형사사법은 '실험'이 아닙니다. 국민의 안전과 인권이 걸린 시스템입니다. 다양한 실무 경험과 데이터에 기초해 충분히 토론하고, 반대 의견까지 설계에 반영하며,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합니다. 그럼에도 검찰개혁을 둘러싼 일부 강경한 주장은 ‘개혁’이라기보다 ‘실험’에 가깝게 느껴집니다.

 

저는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회 위원입니다. 정치인이나 권력자를 변호한 적도 없고, 정치권에 기웃거린 적도 없습니다. 제가 주로 맡아온 재심 사건들은 돌봄이 필요한 사회적 약자들이 피해자인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제 지식과 경험은 억울하고 서러운 서민들을 위해 쓰일 것입니다.

 

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걸고, 올바른 검찰개혁을 위해 고민을 나누고자 합니다. 검찰개혁과 관련하여, 제 견해에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기탄없이 지적해 주시고, 공감되는 부분이 있다면 조금 유연한 입장도 가져주시길 바랍니다.

 

※ 저는 중수청 조직을 안정적으로 출범시키기 위해, 출범 초기에는 수사 범위를 최소화해 부패·공직자 범죄로 한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동시에 중수청의 성패는 결국 우수 인력 확보에 달려 있고, 실무에서 체감되는 수사 경험 있는 검사와 일반 변호사(비수사 경력 인력) 사이의 역량 차도 무시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일원화 모델을 지지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금요일, 수사 범위가 ‘9대 중대범죄’로 확대된 법안을 마주한 자리에서 ‘안정적 운용’을 더 강조해야겠다고 느꼈습니다. 수사 대상이 넓어질수록 출범 초기의 혼선과 역량 공백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추진단이 제시한, 공소청 내 수사 경험 인력이 출범 후 2년간 중수청에 파견 근무하는 방안은, 초기 수사 역량의 공백을 현실적으로 메우기 위한 과도기적 장치로서 설득력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IP : 211.234.xxx.131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26.7.1 10:06 AM (117.111.xxx.185)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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