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기본적인 정서는 쓸쓸함입니다.
이건 외로움과는 조금 달라요.
그런데 저는 이 쓸쓸함에 익숙해서인지 이 기분에는 약간의 달콤함도 있다고 느낍니다.
해 뜨기 전의 푸른색이나 그 서늘한 공기, 해가 막 지고난 다음의 긴 산의 능선과 가로등 불빛을 볼 때 아련하면서도 쓸쓸하면서도 달콤한 낭만 같은 것들이죠.
그러나 문제는 이 기분에 잠식당하는 것입니다.
제가 워낙 재미가 없는 사람이고 행동이 적다보니 이 기분에 취해서 시간을 보내는 거예요.
그리고 그 다음부터는 쭉 게으른 시간을 보내고
(게으름도 좋다, 게으름도 내 인생이다. 이런 주장을 하면서)
그 다음에는 무기력해지는 거예요.
특히나 일정이 없는 휴일은 더 그래요.
그 하루를 아무 것도 안 하고 보냈다는 것은 아무 문제가 안 되지만 그렇게 감정에 잠식되고 무기력에 빠질 수도 있으니 뭐라도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래서 매콤한 비빔냉면을 주문했습니다.
달콤하게 심심한 하루의 시작은 비빔냉면입니다.
실컷 자고 대낮에 일어나서 오늘 저의 아침밥입니다.
맛있게 먹고 나서 더 놀 예정입니다.
무기력에 빠지기 직전까지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