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나의 소년같은 아빠.

작은딸 조회수 : 2,327
작성일 : 2026-05-15 20:02:17

아빠는 좋은 직장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통 혼자 놀았죠.

전국의 명산은 다 다닌 것 같았어요.

엄마는 언니와 나, 그리고 남동생을 데리고

집에서 가까운 야트막한 산이라도 다녔습니다.

어떤 여인이 과부냐고 묻는 순간

당혹해하던 엄마의 얼굴이 아른아른합니다.

엄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씩씩하게

삼남매를 데리고 도서관이라도 다녔습니다.

이토록 오랜 시간이 흘러도 도서관의 냄새와 색감이 생생히 기억나는 걸 보면

여러 번 다니셨겠죠.

 

아빠는 늘 어딘가 모르게

물가에 내놓은 소년 같았습니다.

IMF 때 사표를 냈어요.

생때같은 자식이 셋이나 되는데.

그 시절 스스로 죽음을 택한 사람들도 많았죠.

진짜 과부로 만들진 않았으니 다행이라 할까요.

 

좋은 직장이 있었음에도

엄마를 고생시켰던 철없던 내 아빠.

그래도 양심은 있는지

다 자란 제가 용돈이라곤 못 드려도 서운해하진 않으세요.

아무 것도 없는 무일푼의 남자와 결혼을 하고

어쩌다보니 이혼도 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먹고 사는 일이 늘 무섭고 굶어죽을까 걱정이던 내가

아무렇지도 않게 출근을 하고 열심히 일을 합니다.

 

가진 것은 하나 없으나.

사막에 떨어져도 살아남을 사람처럼

씩씩하게 살고 있습니다.

 

IP : 211.119.xxx.136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빠의 프리
    '26.5.15 8:27 PM (116.41.xxx.141)

    선언이 님에게 이런 튼튼한 심장을 패치했나봅니다
    씩씩하고 sick sick 하신 원글님 ㅎ

  • 2. ...
    '26.5.15 8:47 PM (115.41.xxx.13)

    IMF때라면 사표 당했을수도 있을것 같아요

  • 3.
    '26.5.15 8:48 PM (121.200.xxx.6)

    아빠의 이른 훈련 덕분에 굳건한 정신력을 장착하신 것....

  • 4. 작은딸
    '26.5.15 8:48 PM (1.246.xxx.38)

    님의 삶을 응원합니다.
    도서관의 기억이 인상깊네요.어머니가 참 멋진분이라
    원글님두 씩씩하신가봅니다.
    사람이 참 다르게 태어나고 살이간다는걸 죽을 때가 되어가며
    알게 된다는게 아이러니합니다.

  • 5. uri
    '26.5.16 11:16 AM (60.239.xxx.165)

    우리 아버지도 맑고 자유로운 영혼이라 엄마와 우리 4남매 고생 많이 했죠
    그래도 나이 드셔서 후회하고 우리 위해 애쓰셔서 원망 안 해요
    덕분에 저도 어렵게 살지만 자유로운 영혼이면서 씩씩하죠 ㅎㅎ

    우리 잘 살아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810523 주식이 도박인 이유 38 .. 2026/05/16 7,441
1810522 에어스텝퍼 사신 분들 잘 쓰세요?? ... 2026/05/16 343
1810521 마티네 콘서트가 뭐예요? 4 ㅁㆍ 2026/05/16 1,306
1810520 오이지 담글때 고추씨도 넣으세요? 4 소금물 2026/05/16 816
1810519 자기 일상을 자꾸 다 말하고 싶어하는 사람들 13 2026/05/16 3,909
1810518 쇼츠영상.. 우리나라 사람들 대단한거 같아요 1 ... 2026/05/16 1,878
1810517 씨리얼 뭐 드시나요? 5 냠냠 2026/05/16 1,086
1810516 미국 개인 파산 원인 1위 19 ........ 2026/05/16 14,783
1810515 5-60대 전업 아줌마 47 아줌마 2026/05/16 14,768
1810514 대박 다이소 왔더니 진짜로 배아파요 46 ... 2026/05/16 24,583
1810513 전원주 님 아프셨다는데 시골행사장에서 이상해요 24 ... 2026/05/16 15,069
1810512 트럼프 주식 거래종목 (1분기) 3642건 2026/05/16 1,531
1810511 알로에젤 촉촉촉 2026/05/16 484
1810510 '주차면 85%가 직원용' 적발에...인천공항 "국민께.. 6 ... 2026/05/16 2,543
1810509 알바상담 드려요 6 ㅇㅇ 2026/05/16 1,094
1810508 결혼 시냅사진 찍기로 한날 조부모님 장례식날이예요 11 결혼 장례 2026/05/16 3,479
1810507 대만 난리남... 트럼프 “대만 독립 선언 원치 않는다”…미중 .. 5 ........ 2026/05/16 4,243
1810506 해피 엔딩 5 연두 2026/05/16 1,385
1810505 아름다운글모음(단골소녀, 크리스마스선물,해피엔딩) 4 11502 2026/05/16 832
1810504 혼자계신부모님이 갑자기 돌아가셨어요 10 상속관련이요.. 2026/05/16 6,355
1810503 디스크 방사통으로 .. 바른자세 스트레스 4 ㅇㅇ 2026/05/16 1,026
1810502 빨간아재 - 명민준의 사과에 대한 입장 46 ... 2026/05/16 2,165
1810501 만둣국 만들때 맛있는 시판 제품 뭐 있나요? 12 2026/05/16 1,866
1810500 주말 윗층 공사 소음 이해해야 하나요? 9 ㅡㅡㅡ 2026/05/16 1,344
1810499 크로아티아 다녀왔는데요 10 ㅇㅇㅇ 2026/05/16 4,1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