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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반복된다기보다, 이익에 따라 기가 막히게 편집된다. 경남 진주에서 벌어진 화물연대 집회 중 사망 사건을 보며 느끼는 감정은 분노를 넘어선 지독한 역겨움이다.
과거에는 길 위의 모든 죽음이 정권을 향한 핏빛 땔감이었다. 이재명은 2023년 야당 대표 시절, 민노총 간부의 분신을 두고 원천적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다고 일갈했다. 자판기에서 커피를 뽑듯, 타인의 죽음에서 최고 권력자의 책임을 너무나 쉽고 당연하게 도출해내던 시절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자신이 그 원천적 책임을 져야 할 청와대의 주인이 되자, 그 서슬 퍼런 정의감은 마법처럼 증발했다. 물류 현장이 무법천지가 되고, 생계형 비조합원 운전자가 공포 속에서 액셀을 밟아 참사가 벌어졌음에도 대통령은 철저하게 함구하고 있다. 모른 척 눈을 감으면 자신이 뱉었던 과거의 가시 돋친 말들이 지워질 거라 믿는 눈치다.
더 기가 막히고 역겨운 것은 민주노총의 태도다. 그동안 그들은 정권의 성향에 따라 타인의 죽음을 대하는 태도를 철저하게 달리해 왔다. 보수 정권 치하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어땠을까. 광화문은 이미 살인 정권 퇴진을 외치는 붉은 띠로 뒤덮였을 것이다. 대통령의 사과와 내각 사퇴를 요구하며 나라를 통째로 멈춰 세웠을 집단이다.
하지만 지금 그들은 대통령의 이름을 단 한 번도 입에 올리지 않는다. 마치 그 자리가 비어있는 것처럼, 철저하게 침묵하며 시선을 딴 곳으로 돌린다. 대신 그들이 물어뜯는 것은 힘없는 비조합원 운전자 개인과 기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