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낙 고집도 세고, 자기 생각이 확고한 남자아이 둘을 키웠어요.
이제 한 명은 대학도 졸업하고, 또 한명은 휴학하고 자기 길을 찾아 직업 전선에 있어요.
큰 애는 다들 부러워하는 명문대를 졸업했는데,대학내내 전공 공부만! 열심히 하더라구요.
취업준비, 동아리 스펙 등은 말할 것도 없고 그 흔한 토익 한번 안봤습니다.
영어공부 좀 해라는 말을 간간히 해도 '제가 알아서 할게요'로 6년 시간을 그냥 보냈어요.
자기는 영어가 싫다고. 주변 사회생활하는 친척들도 취준 제대로 준비하라고도 얘기하고
뭐뭐 하라고도 얘기도 해주고 해도 앞에서 예예 거리고 마이웨이였어요.
무슨 고집인지 영어성적 없이도 돈벌어서 살 수 있다는걸 보여주고 싶은 신념이라도
있는 사람처럼요. 이 하나의 에피소드만 봐도 아시겠죠.
학비 일체 다 남편 직장에서 나왔고, 용돈도 평균 이상은 보냈고(본인도 알바하면서 벌었기도 했고)
한다고 했어요. 연수도 간다고 하면 보내주겠다고 해도 본인은 됐다고...
이 아이가 대기업은 생각도 안하고(본인이 해놓은게 없으니 그렇겠죠) 인턴하다가 그냥 그 중견
기업에 채용이 되어서 다니고 있어요. 연봉도 기대 이하고, 회사 시스템도 기대이하고...
무엇보다 하....이럴거면 그냥 내가 사는 지역 지거국이나 나왔으면 될거였는데 싶은 생각이에요.
이런 생각은 입 밖으로 내 본적은 없지만, 동네 지거국보낸 친구 아들이 대기업 붙어서
너무 좋아하며 밥을 사는데 솔직히 속으로는 전 좀 속상했어요.
하지만, 이런 속내를 아이한테 얘기한 적도 없고, 실망스럽다고 표현 한 적도 없고,
지금도 집에 가끔와서 몇 시간씩 떠드는 얘기를 들어주지만 정말 속으로는 미칠 것 같아요.
본인 친구가 대기업붙어서 잘 다니는데 그 회사에서도 더 좋은 기업으로 가려고 사원들끼리
스터디를 하고 있다는 얘기를 와서 아무렇제도 않게 저한테 하는 아이에요.
제가 아마 이런 속얘기를 조금이라도 비췄다면 엄마는 남의 시선이 그렇게 중요해?
남이 어떻게 보는가가 그렇게 중요해? 내 인생이니까 내가 알아서 할게요. 이 소리부터 했을 아이에요.
세상 기준에 조금이라도 맞춰보라면 속물이고, 왜 꼭 그렇게 살아야 하나 소리부터 하는.
본인 생각이 저렇게 강하니까 저는 대학때까지는 준비 좀 해라 했다가 이제는 놨어요.
이 부분은 저는 이제 받아들였고, 남편도 본인이 한 선택이니 결과도 책임도 본인이 알아서
질 것이다. 우리가 할 일은 끝났다고 하니 저도 내 욕심이구나하고 인정하고 있어요.
그런데 너무 속상해요.
이제 본인이 사회생활하고 취업한다고 가끔씩 집에와서 대화 끝에
엄마는 사회생활 안해봤으니까.
엄마는 조직을 모르잖아. 그러니까 엄마의 조언은 실질적이지 않아.라고 합디다.
아빠가 그 긴 세월을 어찌 직장생활을 했는지 대단하다면서요.
(이 부분은 맞는 이야기죠)
저 아무 연고도 없는 지방 내려와서 아이 둘 키우고, 아이들 학령기부터 돈 벌었어요.
애들때문에 출퇴근할 수 없어서 다른 아이들 가르치는 일 하면서 한때는 남편 월급만큼 벌었어요.
20년 일했어요.
지금 이 나이에도 내가 인정받고 싶은건지
뭣도 모르고 하는 말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너무너무 기분이 나빠요.
하지만, 두 달에 한번쯤 얼굴보고 얘기하면서 그런 얘기하면서 분위기 망치고 싶지도 않고,
무엇보다 속 좁아 보일 것 같아서 치사하고 그래서 말하지 않았어요.
남편에게만 나는 이래저래 서운하고 속상하다고 말했지만, 남편은 애가 하는 말이다...
그렇게까지 신경을 쓰냐 이 정도죠. 워낙 공감능력이라곤 없으니까요.
그래서 지금은 아이들한테 참 마음이 많이 식었다고 할까요?
길게 구구절절 썼는데 참 요즘 속상하네요.
내가 속물인건지
그 긴 세월 자식이 기쁨이었는데
내가 낳은 내 자식도 마음에서 멀어지니 나는 어떤 인간인가 싶기도 하고요.
살아온 푸념하는 것 같고, 감정적으로 보이고 싶지 않은 것도 큰 것 같아요.
무슨 얘기를 한들 치사해지기만 할 것 같아서요.
그래서 82게시판에 남겨봅니다.
좋은 얘기도 나쁜 얘기도 들어야 제 마음이 생각이 좀 정리될 듯 싶어서요.
오늘은 날이 참 좋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