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3학년 시절 소위 가세가 기울기 시작했습니다
아빠가 하시던 사업이 잘 안 되었구요
그래서 옷도 누가 주은 그지같은거
계절별 1벌만 입었었구요
반찬도 콩자반과 김치 뿐..
그게 큰 핸디캡은 아니었는데
5학년때 왕따로 이어지더라구요
사춘기에 다들 접어드니
외모에 다들 신경 쓰고
애들이 슬슬 피하고
저에 대한 뒷담화가 늘 이뤄졌구요
그래서
혼자 지냈습니다
밥도 혼자 먹고
화장실도 혼자 다니고
학교에서 같이 어울릴 애들이 없었죠
그렇게 6학년까지 왕따가 지속되었는데요
6학년 어느 날 선생님께서
생활기록부를 교탁에 펼치고 나가셨고
애들은 청소하다 말고
탁자에 둥글게 모여 생활기록부를 보는데요
그중에서 누가 저를 부르길래 갔더니
깔깔거리며 저를 비아냥거리더군요
알고보니 5학년 담임이 저를
협동심 부족이라 적었더라구요
협동심 부족요?
왕따 당하는 애를 협동심 부족이라니요
혼자 다니면 이유라도 물어보던가요
그 생기부 쓴 5학년 담임한테 따지고 싶었는데
그러지도 못하는 ㅜㅜ
그뒤 얼마 안 지나
졸업 무렵 똑같은 일이 벌어졌었죠
그날 역시 담임이 생기부 쓰다 말고 교실 비웠고
애들이 그걸 돌려보는데
역시나 협동심 사교심 부족 ㅜㅜ
그때 트라우마가 생겼었어요
그뒤로 소심해지고
부의 피드백만 커져서
더더욱 혼자 지냈는데요
지금 생각해도 큰 상처네요
누군가 나에게 말걸어주는 사람도 없었고
늘 거지꼴에 무시 당하기 일쑤
소심해서 극복도 못했는데
뭐 덕분에 중고등 시절
친구 안 사귀고 공부만해서
그래도 지금 공기업 다니며
늦은 나이까지 돈 버니
가난은 대충 살짝 극복했지만
저의 어린 시절은 별로였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