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하고 보내는 명절이 정말 속 시원하고 좋으면서도 하나도 외롭지 않은 건 아니거든요.
그런데 그 0점몇 초 스치는 외로움이 정말 깊어요. 명절에 자식들 보면 되겠지만 이혼하고 애들한테 죄지은 부모가 어떻게 마음대로 자식을 오락가라 할 수 있나요? 그건 정말 이기적인 거죠. 저는 애들 한테 오라고 하지도 않지만 애들이 오란다고 오지도 않을 애들이고요. x는 명절을 명절답게 보내기를 간절히 바라는 사람이라서 애들을 오라고 하고 싶을 겁니다. 그렇지만 양심이 있어서 딸에게는 오라고 못하고 아들은 끼고 사니까 둘이서 썰렁하게 명절 보내고 있겠죠. 그래도 그 두 사람은 제가 느낀 것 같은 진한 외로움은 느끼지 못할 거예요.
그래서 명절 같은 고비를 잘 넘겨야 되겠다 싶어요.
빨리 더 형편이 좋아져서 명절 날 여행 다니고
비슷한 친구들 만나고
엄마가 아무리 이혼을 했기로 서니
나한테 이렇게 잘 못 할 수가 있나? 이런 괘씸하고 서운한 마음이 안 들어야 정상이고
그런 마음이 들지 않도록 스스로 그냥 나는 자식이 없다. 난 노처녀다. 이렇게 생각하는 게 더 나을 것 같아요. 결혼 생활이라는 걸 모르는 채로 늙은 사람이면 보다 생각이 간편할 듯.
외로울 땐 얼마나 고통스럽고 괴로웠었는지
이미 전생 같은 아득한 느낌인 그 결혼을 떠올리고 마음을 다잡는 거죠.
또다시 그런 실수를 하지 않을 겁니다.
이상 황혼이혼자.
혼자서 꽃 모양 떡국 끓여먹었고
맨날 샐러드에 양식에 다이어트식 먹다가. 오늘은 명절이라서 저녁은 한식으로 된장찌개 먹습니다. 연어 스테이크랑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