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원래 타고난 결이 다르더라고요.
그냥 아이가 잘하는 경우도 분명히 있고요.
서울대생들 이야기 들어보면 대다수는
부모가 공부를 억지로 푸시하지 않았다는
말이 많잖아요.
그럴 필요가 없을 만큼, 알아서 잘했기 때문이죠.
제가 아는 한 학부모님도
첫째와 둘째가 워낙 공부를 잘해서 늘 겸손하고 우아했어요.
아이들 뜻을 존중해 주고, 닦달할 필요도 없고
굳이 자랑할 이유도 없었죠.
주변 학부모들이 오히려 알아서 받들어주는 분위기였고요.
그런데 몇 년 뒤,
막내가 위의 아이들처럼 공부가 잘 되지 않자 상황이 달라졌어요.
애는 착하고 평범한데
친구들과 어울리기 좋아하고 밝은 아이였어요
근데 아이 성적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으니
점점 극성스러운 엄마가 되더라고요.
자세한 얘기는 못 하겠지만,
고등학교 진학 앞두고
화가 쌓인 끝에 아이에게 해서는 안 될 행동까지 하게 되는 걸 보고
저는 그때 확실히 깨달았습니다.
부모의 여유와 품격은 교육 철학의 결과가 아니라,
아이가 ‘잘해주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일 수도 있다는 걸요.
아이를 존중해서 여유로운 게 아니라,
존중하지 않아도 될 만큼 상황이 좋았던 것일 수도 있다는 걸요.
그래서 아이 교육에서 중요한 건
잘할 때의 태도가 아니라
잘 안 될 때도 아이를 지켜줄 수 있느냐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