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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선생님을 보내며,  -국민주권정부는 무엇을 경계해야 하는가

생애자체정치철학 조회수 : 850
작성일 : 2026-01-26 19:46:35

   

  

 

이해찬 선생님을 보내며, 
-국민주권정부는 무엇을 경계해야 하는가

 

민주주의는 축하보다 성찰이 많아야 오래간다.
승리의 순간보다 권력을 쥔 이후의 태도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요사이 김병기, 강선우의 모습과 정청래 대표의 일방적 합당논의 등은 민주진영을 상당히 불편하게 한다.

 

이해찬의 죽음은 한 정치인의 퇴장이 아니라, 민주진영이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질문이 하나 사라졌음을 의미한다.

 

이해찬은 민주주의를 낭만으로 말하지 않은 정치인이었다. 그는 박수받는 개혁보다 욕을 먹는 제도를 택했고, 순간의 인기보다 시간이 지나도 작동하는 구조를 고민했다.

 

그의 정치가 때로 거칠고 불편하게 느껴졌던 이유는, 민주주의를 감정이 아니라 책임의 문제로 보았기 때문이다.

 

그가 남긴 민주주의의 계보는 분명하다.
김대중이 민주주의를 목숨으로 지켜냈고,
노무현이 민주주의를 깨어있는 시민들의 조직된 힘으로 번역했다면, 이해찬은 민주주의가 사람이 바뀌어도 흔들리지 않도록 제도 안에 고정시키려 했다.

 

이재명 정부는 혹독한 조건 속에서 출범했다.
검찰권의 정치화, 언론의 불균형, 극단화된 사회 갈등 속에서 민주정부는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다.

 

그래서 더 많은 개혁을 요구받고, 동시에 더 높은 도덕성을 요구받는다. 이 지점에서 이해찬의 정치가 남긴 질문은 더욱 날카로워진다.

 

민주정부는 무엇으로 스스로를 절제할 것인가.
개혁의 명분인가, 절차의 정당성인가.
속도의 정의인가, 지속 가능성의 정의인가.

 

이해찬은 늘 후자를 선택했다. 그는 개혁이 옳다는 확신보다, 개혁이 무너질 때 남길 상처를 더 두려워했다. 그래서 민주주의는 선한 의지를 가진 사람의 통치가 아니라, 그 의지가 사라진 이후에도 작동하는 불편한 장치들의 집합이어야 한다고 믿었다.

 

지금 민주진영 내부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외부의 공격이 아니다..“우리가 옳다”는 확신이 “우리는 예외다”라는 착각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민주정부가 스스로에게 관대해질 때,
민주주의는 가장 빠르게 신뢰를 잃는다.

 

이해찬의 정치가 남긴 가장 중요한 유산은 이것이다. 민주진영은 언제나 자기 내부를 먼저 의심할 줄 알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권력의 언어가 거칠어질 때,
비판을 배신으로 오해할 때,
성과를 이유로 절차를 생략하려 할 때,
그는 늘 “그렇게 하면 민주주의가 상처받는다”고 경고하던 사람이었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추모는 눈물이나 찬사가 아니다. 그가 불편하게 만들었던 질문을 다시 꺼내 드는 일이다.

 

이재명 정부는 강해야 한다.
이해찬이 살아 있었다면, 아마도 성공을 축하하기보다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지금부터가 더 어렵다.”

 

민주주의는 혁명으로 시작되지만, 
제도로 유지된다. 그리고 그 제도는 언제나 권력을 쥔 이들 스스로의 자기 제한 위에서만 살아남는다. 이해찬은 그 불편한 자기 제한을 평생 실천한 정치인이었다.

 

그를 보내며 민주진영은 다시 배워야 한다.
민주주의는 우리 편의 승리가 아니라,
우리 편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기준을 끝까지 지키는 일이라는 것을.

이해찬의 죽음은 하나의 시대의 마침표이지만,
그가 남긴 질문은 여전히 현재형이다.

 

 [천주교정의평화연대 페북에서 펌 ] 

  

 

IP : 118.47.xxx.16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26.1.26 8:01 PM (121.166.xxx.165)

    제 마음을 대변해주는 글이네요


    이재명 정부는 강해야 한다.
    이해찬이 살아 있었다면, 아마도 성공을 축하하기보다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지금부터가 더 어렵다.”


    그를 보내며 민주진영은 다시 배워야 한다.
    민주주의는 우리 편의 승리가 아니라,
    우리 편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기준을 끝까지 지키는 일이라는 것을.

    이해찬의 죽음은 하나의 시대의 마침표이지만,
    그가 남긴 질문은 여전히 현재형이다.

  • 2. 故이해찬헌정문
    '26.1.26 8:14 PM (118.47.xxx.16)

    【故 이해찬 헌정문(獻呈文)】

    불거(弗居)의 실천 미학

    – 민주주의 시대의 설계자, 영원한 민주주의자로 남다

    대한민국 현대사라는 거대한 격랑 속에서 한 시대의 정점을 찍었던 정무의 거목, 이해찬이 영면에 들었다. 그의 죽음은 단순히 한 정치인의 퇴장이 아니다. 그것은 엄혹했던 독재의 사슬을 끊어내고 민주주의라는 국가적 시스템을 설계한 한 ‘거인’이 영면하였음을 의미한다.

    그의 생애는 투쟁과 헌신으로 점철되었다. 민청학련과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으로 이어진 두 차례의 투옥과 혹독한 고문은 인간의 존엄을 말살하려는 국가 폭력의 극치였다. ‘고문 없는 나라’를 꿈꿨던 그가 견뎌낸 육체적 고통과 그 뒤에 남은 고문 후유증은 우리 민주주의가 지불한 뼈아픈 비용이다. 그는 자신의 몸을 태워 시대의 어둠을 밝힌 횃불이었으며, 그 희생의 토대 위에 오늘날의 민주적 공고화가 실현되었다.

    주목해야 할 점은 그의 공적(功績)을 대하는 태도다. 노자는 일찍이 ‘만물작언이불사(萬物作焉而不辭), 생이불유(生而不有)’라 했다. 만물을 자라게 하되 간섭하지 않고, 낳되 소유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고인은 7선 의원, 국무총리, 당 대표를 거치며 권력의 핵심에 있었으나, 정치 일선에서 물러난 후 결코 자신의 영향력을 사유화하거나 내세우지 않았다. 공을 이루고도 그 자리에 머물지 않는 ‘공성이불거(功成而弗居)’의 자세는 노욕과 권력 의지로 점철되기 쉬운 한국 정치사에 던지는 준엄한 ‘죽비’와 같다.

    세상은 아름다움과 추함, 있음과 없음이 서로 맞물려 돌아간다. 고인의 삶 또한 공과 실이 교차하는 역사의 현장이었다. 그러나 그가 지향했던 ‘강한 국가, 균형 있는 발전’의 가치는 이제 개인의 손을 떠나 시대정신으로 자리 잡았다.

    ‘부유불거(夫唯弗居), 시이불거(是以不去)’. 오로지 그 민주주의 공적 속에 살려 하지 않기에, 오히려 그 공적은 사라지지 않고 영원히 남는 법이다. 자신의 헌신을 스스로의 소유로 주장하지 않았던 그의 정신은 이제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유전자가 되어 우리 곁에 영구히 존재할 것이다. 그는 떠났으나 그가 설계한 민주주의의 기틀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시대의 거인에게 깊은 경의를 표하며 평화로운 안식을 빈다.

    2026. 1. 25.
    김경호 변호사 씀 [페북에서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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