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hcC5hLpSWNo?si=TFiFv74fshXcYWbN
요근래에는 볼 수 없는 품격있는 연출입니다
2004년 방영 드라마시티
"첫차를 기다리며"입니다
내용이 고구마인 줄 알고 각오하고 봤는데
어머~ 속시원한 반전이 있네요
설정을 잠깐 말씀드리면
배경은 90년대부터 2000년대 초 현대입니다
과거로 돌아가서
진주 지역 명문가에 동경 유학 다녀온 남자가 있는데
그 남자가 아들 하나 두고 첫 부인은 잃고
집안 강요로 재혼을 해요
근데 그 남자는 재혼녀를 고향집에 두고
혼자 서울로 올라갑니다
어찌어찌해서 둘 사이에도 아들 하나 낳고
남자는 서울 진주 왕래하며 살았어요
애들과 부모는 재혼녀에게 맡겨놓고요
그러다가 사내 애 둘이 초등 정도 된 어느 날
남자가 열일 곱 소녀를 의붓딸 삼겠다고 진주로 데려와요
죽은 선배 딸인데 갈 곳 없어서 데려왔다고
이후 재혼녀 혼자 치매 걸린
시부모 봉양하라고 남겨놓고는
남자가 모든 아이들 데리고 서울로 상경해서
제사 때만 내려옵니다
제목에서 내용 유추 가능하듯
상경해서 파란만장한 일이 펼쳐지는데...
현재 시점...
그 와중에 의붓딸은 대학 졸업까지 시키고
중혼인지 뭔지 둘 사이에는 스무살된 아들도 있어요
그 아들은 뉴욕 유학 중이고요
첩은 인사동에서 카페 경영...
큰 아들은 의사로 컸고요
그런데 재혼녀 아들인 둘째는 바보예요
원래 그랬던 게 아니라 첫 사랑 의붓누나 때문에...
이 드라마는 격한 감정을 전혀 안 보여줘요
제가 쓴 모든 정보도 대사가 아니라
다 영상 연출로 보여줘요
일련의 설정과 사건이 어떻게 전달되는지에
포인트 맞춰 보시는 것도 재미있을 거 같아요
시종일관 절제돼 있어요
질질 끌지 않고요
무엇보다
두둥..!
마지막 부분에 다이내믹한 반전이
대사 하나 없이 극을 뒤집어놓습니다
허허...
배경이 내내 진주 양반가 한옥,
혹은 서울 개량 한옥이었는데
마지막 bgm은 바흐 골든베르그 변주곡
기교가 다니엘 바렌보임 연주로 추측됩니다
추천합니다
고구마 아닙니다
결말까지 보면
철저히 윤리성을 추구하는 드라마입니다
재혼녀의 경우까지 포함해서요
이거 보면서
첩의 자녀들이 생각보다 주위에 많다는 생각이
새삼 들었어요
연예인들 봐도 그렇고
요즘은 개인정보보호 때문에 공개하지 못하지만
유명인사들 중에서도 많더군요
그들 죄는 아니지만
남자들 아주 좋은 세상 살던 시기가 있던 듯 합니다
이 드라마에서 제일 심쿵했던 장면을
저는 기차 칸과 칸 사이의 몇 초로 꼽겠습니다
보세요
벽치기보다 더 심쿵합니다
물론 그게 심쿵 모먼트란 건 나중에 알게 돼요
---
우리 반전 스포하지 말기로 해요
빨리 보기로 보지 마시고 음미하면서 보시기를 권합니다
초반 고구마만 좀 참으시면 되고
대사 다다다다하는 요즘 드라마들과 다릅니다
롱테이크에 클로즈업에
bgm에 서사전달력 발군입니다
한국 겨울 풍경도 멋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