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나라로 여행을 가게 되었다.
물놀이도 해야하니
래쉬가드란 것을 샀다.
내 것 남편 것을 구했다.
요즘 수영용품은 재질도 좋고 디자인도 세련됐다.
난 물하고 친하진 않지만 그래도 휴양지에는 어울리겠지.
남편에게 보여줬다.
ㅡ요즘 야외에선 이런 걸 입는대.
ㅡ좋네. 근데 난 그거 가져가고 싶은데.
ㅡ뭐를?
ㅡ그거, 꿀벌
오래 전 하와이에 갔을 때 샀던
남편의 수영복 바지가 있다.
주황색 바탕에 남색 줄무늬가 크게 있는 그 바지를
우리는 꿀벌 바지라고 불렀다.
하와이 때는 수영을 못했던 남편은
몇년 전부터 수영을 배워 제법 폼이 난다.
그 멋진 폼에 십 년도 더 된 꿀벌이 웬 말?
ㅡ아냐, 새거 입어. 수영도 잘 하는데 모냥 빠지게 꿀벌이 뭐여. 자기 수영복도 가져가잖아.
ㅡ아, 그런가?
그렇게 짐을 싸고
오늘 출발하기 전에 마지막 점검을 했다.
트렁크 한 쪽 구석에
다소곳이 들어가 있는 꿀벌.
그가 차마 손 놓지 못한 꿀벌.
그는 어쩌면 십 년 전 하와이의 기억을 떠올리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문단속하는 머리가 희끗한 남편의 뒷모습을 보며
나는 그냥 웃음이 난다.
우리는 꿀벌과 함께 뱅기를 탄다.
잘 다녀오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