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내 딸들 예쁘죠?

퇴직백수 조회수 : 3,136
작성일 : 2026-01-10 23:18:17

요즘은 심하게 예전 생각이 많이 난다.

유튜브를 타고 휘적휘적 돌아다니다가 뜬금없이 혜은이의  독백 이라는 노래에 꽂혔다.

85년도 쯤? 나왔던 노래인것 같은데 그 즈음 울 아빠는 다니던 회사에서 잘려서 집에 계실때였다. 배신감에 치를 떨다가 아무렇지 않은척 했다가 음... 아주아주 무서웠었다. 그 눌린 화가 가족에게로 향할때가 많았었다. 그당시 어른들이 그렇듯 울 아빠도 어려운 가정형편에 거의 남의집 머슴처럼 이집 저집 옮겨다니며 못볼꼴도 많이 보고 살았다고 이야기하셨다. 할아버지는 그시대 남성의 정석처럼 여러집 살림을 하며 사셨고 할머니는 혼자힘으로 아이들을 다 키울수 없어 한명 한명 다 친척집에 보냈다 했다.

그 설움을 어떻게 말로 다 할수 있었을까. 어린아이가 똥오줌 요강을 씼어야했고 등에 나무 지고와서도 밥도 제대로 못먹었었다고....하지만 그런 상황에서 중학교도 못갈형편의 아빠는 대학교까지 나오셨다. 그것도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교를... 그걸 얻기 위해 아빤 어떤 노력과 고통을 참아냈어야 했을까... 상상도 안된다.

그때 아빠에게 모질게 했던 그 친척아주머니가 늘 고쟁이 바람에 악다구니를 해댔기에 아빠는 그나이대의 여자에 대해 병적인 혐오를 가지고 계셨었다.

직장을 다니다가 그만두셨기에 적적한 마음을 주체하지 못해 눈만 마주치면 기본 두시간의 설교가 시작되었기에 모두 아빠를 피해다녔다.

어느정도 시간이 지난후에는 책과 노래테이프에 심취하셨다. 그때 방에서 많이 나왔던 노래가 바로 혜은이의 독백이었다.

오늘 유튜브에서 스쳐지나가는 이 노래를 들으면서 아빠를 생각한다. 그때는 절대로 이해할수 없었던 아빠의 외로움을 지금 나는 너무나 절절하게 느낄수 있을것 같다.

아빠가 허리가 많이 아프셔서 병원에 입원하신지 15일만에 돌아가셨다. 처음 입원하시던 날 허둥대던 우리들을 세워두고 젊고 예쁜 간호사에게 한마디 하셨다. " 내 딸들 예쁘죠?"

아빠 입에서는 절대로 나올수 없는 말이었다. 아빠는 독하고 무섭고 칭찬대신 큰소리 치시고 한번도 따뜻한 말을 해본적 없는 분이신데 ...

그때 우리들 나이가 다 40대였는데... 예쁘다니..

아빠는 사랑을 모르는 분이셨다. 아니 사랑을 받아보지 못하신 분이셨다. 그리고 사랑을 주는법을 모르는 분이셨다. 하지만.. 사랑이 많은 분이셨다는걸 돌아가시고서야 알게되었다.

돌아가신 뒤 짐정리할때 나온 노트에 쓰인 글때문에 한바탕 울음바다가 되었었다.

거기에는 이렇게 쓰여있었다.

"다른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법. 다른사람의 말을 잘 들어줘야한다. 절대 내 말만을 많이 하면 안된다. ..."

 

눈물 나온다..

 

 

IP : 58.121.xxx.113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에고
    '26.1.10 11:43 PM (121.173.xxx.84)

    가슴아프시겠지만 돌려 생각해보면 좋은 기억으로 남길수도 있을거 같아요. 아버님 평안하시길.

  • 2. 한 사람의
    '26.1.10 11:48 PM (223.39.xxx.15)

    마음 속에 얼마나 많은 감정과 생각들이 들어 있는지
    아무리 가까이 있는 사람도 그를
    다 알지 못한다는 걸 저도 자주 떠올려야겠어요

    아버님이 딸들을 정말 예뻐하셨네요!
    윗 분 말이 맞아요 그 순간을 행복한 기억으로 저장하세요

  • 3. 그시대 분들
    '26.1.11 5:04 AM (124.53.xxx.169)

    자식을 드러내 놓고
    예뻐하기 어려운 분위기였죠
    조부모가 계셨다면 더더욱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87623 눈 뜨면 지옥 같은데 정신과 약 도움 될까요? 17 현생지옥 2026/01/11 3,008
1787622 연의 편지 추천해주신분? 3 감사 2026/01/11 1,361
1787621 네가 나를 xxx 하게 만드는 거야 이게 나르의 입버릇이에요 2 .. 2026/01/11 1,613
1787620 정리 청소 힘드신분?? 7 hohoho.. 2026/01/11 2,839
1787619 쿡에버 냄비뚜껑 스텐, 유리뚜껑중 어떤게 나을까요 10 뚝배기 2026/01/11 824
1787618 전기기능사 자격증 보유하신 82님 계신가요 2 ... 2026/01/11 1,479
1787617 가족중 우울감 심한사람...버거운데 어찌하나요 ㅠㅠ 29 fds 2026/01/11 4,623
1787616 책 '경애의마음' 힘들지 않으셨나요? 16 ss 2026/01/11 1,757
1787615 모범택시 시즌 3 최종회 진짜 감동 9 ㅇㅇ 2026/01/11 3,436
1787614 망막이 찢어져서 수술해야하는데 응급실 또는 원장님 추천 부탁드려.. 3 블리킴 2026/01/11 2,027
1787613 글지울게요 ㅠㅠ 43 동생집 2026/01/11 10,586
1787612 손님들을 감쪽같이 속인 중국의 가짜 식품들???? | 프리한19.. .... 2026/01/11 1,237
1787611 마트세일 넘 자주해요 3 정가 2026/01/11 2,049
1787610 남편한테 자꾸 짜증이 나서 큰일이에요 5 .. 2026/01/11 2,418
1787609 간병인 교체해보신 분 계시나요? 5 요양병원 2026/01/11 1,327
1787608 시판 갈비찜 양념 추천해주세요~ 11 공 으로 2026/01/11 1,489
1787607 맛없는 과일 볶아 먹으니 엄청 맛있어요 1 .. 2026/01/11 2,091
1787606 모범택시시즌3 9 현실이될뻔 2026/01/11 2,985
1787605 지방에서 서울갈일이 있어 가는데 날씨가 어때요?^^ 3 ------.. 2026/01/11 1,412
1787604 잼통의 농담 1 ㆍㆍ 2026/01/11 1,466
1787603 제*슈 신발 신어보신분 계신지요 7 신발 2026/01/11 1,338
1787602 머스크는 눈빛이 넘 무서워요 12 . . . 2026/01/11 4,119
1787601 주변에 이혼숙려에 나간 지인 있나요? 4 ... 2026/01/11 4,296
1787600 KBS 딸기 폐기 조작 방송 4 공영방송? 2026/01/11 3,207
1787599 애경 치약 국내산 2 현소 2026/01/11 2,0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