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어린이책쓰다 영화시나리오, 드라마작가로 활동중.
첫째딸은 공부에 전혀 흥미없었고 학교끝나면 집에와서 잠만 자대던 어느 날, 하늘의 계시를 받은것마냥 흥분하며 자기는 조소를 하겠다기에 고2때부터 부랴부랴 왕복 2시간 넘는 조소학원을 다니기 시작, 결국 운좋게 수시로 합격.
(좋은 대학은 아니지만 지거국이라 나름 만족)
둘째딸은 초딩때부터 생일날마다 꾹꾹 눌러쓴 편지를 열심히 안겨주더니 고1때 문예부활동중 전시할 시를 세편썼다며 떡하니 보여주는데 이게 왠열. . . 너무 잘 써서 엄마인 나는 며칠동안 충격에서 빠져나오질 못함.
이제 고3올라가는데 글쓰기 학원등록하고 본격적으로 문예창작학과 준비중. 둘째는 그나마 학교공부 중간은 감.
어렸을 때부터 둘 다 기질이 너무 다른 아이들이라 조율하기 완전힘들었음. 둘 다 자존심쎄고 자기만의 세계가 확고한 아이들이라 잔소리 아무리해봐야 내 입만 고생이라는걸 알기에 최대한 잔소리 절제하고 그저 엄마의 역할에 충실함.
남편은 집에서 작업을 하는지라 하루 최소 두끼는 밥을 먹었고 평소 아무리 유해보이는 사람임에도 글쓰는 사람 특유의 예민함은 기본 탑재되어있기에 그걸 내 승질대로 받아치다가는 불보듯 뻔한 이판사판개판이 된다는걸 알기에 그저 혼자 묵묵히 받아내고 흘려보낸 지난날이 새삼 떠오름.
지난 20년을 돌아보니 역시 내가 평범한 남편과 딸들을 둔게 아니었구나.
나빼고 셋다 예술하는 영혼들이었구나.
와. . 나 대단하다. 그 영혼들 사이에서 나가 떨어지지않고 잘 버티고 살아남았구나.
이제 1년남짓만 버티면 나도 좀 홀가분해지겠구나하는 희망에 가슴이 벅차오름.
엄마인 저는 물욕이 없고, 뭘 꼭 하고야말겠다는 야망같은것도 없고 그저 흐르는대로 사는 사람입니다.
어쩌다 글쓰는 남편을 만나 20년동안 거의 붙어지내다보니(중간 2년 학원강사, 5년 분식집운영할때 제외) 거의 모든 순간을 공유하는 사이가 되버렸네요.
이제 올해 둘째 입시까지 끝내고 나면 저도 제 일을 하고싶다는 생각이 강렬하게 치고 올라오네요.
근데 뭘 해야할지 감이 1도 안온다는게 문제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