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2007년생 아이를 키워요.

^^ 조회수 : 3,507
작성일 : 2026-01-02 14:35:44

2007년생 아이를 키워요. 아이가 12월 31일 밤을 손꼽아 기다렸는데, 친구들 약속이 파토가 났어요. ㅠㅠ  얼마나 그날을 기다렸는데 약속이 깨지니 그야말로 오만 심술을 다 부리더라고요. 

 

저는 퇴근하면서 아이가 좋아하는 초밥을 포장하고, 집에 오자마자 순살 족발 주문해줬더니, 그걸 먹으면서 기분이 풀렸더라고요. 아이고 단순한 것. ㅎㅎㅎ

 

신나게 게임하고 놀더니만 친구가 11시쯤에 불렀나봅니다. 술 마시자고요. 애가 살짝 고민하다가, 그냥 집에서  있겠다고 했어요. 

 

12시 보신각종 같이 듣고, 12시 5분에 옷을 주섬주섬 걸쳐입고, 신분증 들고 편의점에 간다고 하네요. 맥주 사온대요. 뭐 사오면 좋겠냐고 물어봐서, 세븐브로이 대표맥주 사오라고 했어요. 곰표 밀맥주에 당한 회사라고 하면서요. ㅎ

 

애가 진짜 딱 한캔만 사왔더라고요. 안주도 없이. 그러더니 저한테 말하더라고요.

 

"엄마, 편의점에서 맥주 사면서, 신분증을 보여줬거든요. 주인 아저씨가 제 얼굴을 보더니, '삼년 동안 네 얼굴을 봤는데, 이름도 몰랐네. 니 이름이 **이었구나. 성인이 된 걸 축하한다. 멋진 어른이 되거라.' 라고 하셨어요!"

 

세상에, 저희 집이 아이 다니는 고등학교 근처였거든요. 제가 일하는 싱글맘이라, 간혹 아이 혼자서 편의점에서 뭘 사와서 먹기도 하고, 아침에 들러서 간식도 사 가곤 했던 단골 편의점이 있었어요.  그 편의점이 정말 고등학교 애들이 좋아하는 걸 잘 갖다놓는 집이라 아이들이 정말 많이들 들리는 곳인데, 아이들 얼굴을 기억하고 계셨네요.

 

동네 아저씨의 이러한 따뜻한 말 한마디에, 저희 아이는 너무 기뻐했답니다. 저도 세상이 참 좋은 곳이구나 싶었구요.

 

반전은, 세븐브로이 대표 맥주 몇 모금 마시더니, 맥주 맛 없다며 술 안먹겠다고 선언. ㅋㅋㅋ 그리고 제가 먹던 호로요이 복숭아맛 가져가서 혼자서 마시면서 게임 하더군요. 아이는 바로 현실 게임으로 쿨하게 가버리고요, 저는 혼자 감동에 젖어 남은 맥주 다 마시고, 모자라서 한캔 더 까고 잤다는 사실. 

IP : 211.218.xxx.125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훈훈
    '26.1.2 2:38 PM (220.78.xxx.213)

    아이도 넘 귀엽고
    어머니도 현명하시고
    편의점주도 멋진 어른이네요
    행복하세요!

  • 2. ^^
    '26.1.2 2:41 PM (211.218.xxx.125)

    아이고, 이렇게 따뜻한 말씀을 정초부터 듣다니 행복합니다. 첫댓글님 새해 복 많~ 이 받으세요!

  • 3. ㅎㅎ
    '26.1.2 2:42 PM (118.235.xxx.30)

    애도 착하고 엄마도 센스있네요

  • 4. 점점
    '26.1.2 2:46 PM (223.38.xxx.119)

    편의점 사장님 다정하십니다
    아이도 왠지 감동해쓸듯

  • 5. Ah
    '26.1.2 2:52 PM (218.235.xxx.73)

    편의점 사장님 멋진 어른이시네요~^^ 아이도 덕담도 듣고 새해에 성인인증(?)도 받고 흐뭇합니다~

  • 6. 눈물찔끔
    '26.1.2 2:59 PM (211.114.xxx.75)

    와 편의점 주인분 감동이네요..
    사람은 항상 배우면서 성장하네요.
    저한테도 기회가 오면 편의점 주인분처럼 말해봐야겠어요.
    아이 성인된거 축하, 원글님 수고많으셨습니다.!

  • 7. ^^
    '26.1.2 3:01 PM (211.218.xxx.125) - 삭제된댓글

    편의점 사장님 참 점잖으신 건 알고 있었는데, 아이에게 첫 덕담을 이렇게 해주셔서 제가 너무 고맙더라고요. ㅎㅎ 아직 세상 참 살만합니다. ^^

  • 8. ㅎㅎ
    '26.1.2 3:03 PM (211.218.xxx.125)

    편의점 사장님 참 점잖으신 건 알고 있었는데, 아이에게 첫 덕담을 이렇게 해주셔서 제가 너무 고맙더라고요. ㅎㅎ 아직 세상 참 살만합니다. ^^

    그리고 애는 적당히 착하고, 저도 센스라기보단 짜증을 음식으로 막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는 걸 경험으로 알게 된 거죠. ㅎㅎ

    바로 윗댓글님, 축하 감사합니다. 댓글 주신 분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 9. ..
    '26.1.2 3:08 PM (14.35.xxx.185)

    우리도 같은 07년생 12월31일 12시에 약속 파토나서 편의점에 맥주사러 갔다왔어요.. 호기롭게 신분증 들고 갔는데 주인 아저씨가 아무렇지도 않게 계산해주셨다는..
    지금 삼일째 아들과 매일저녁 맥주마셔주고 있어요..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면서..
    제발 정시에 뭐라도 하나 붙었으면 좋겠습니다.

  • 10. 저도 07년생맘
    '26.1.2 3:23 PM (203.232.xxx.34)

    싱글맘으로서 고생 많으셨네요. 아마 아들 같은데요?
    저는 쌍둥이맘인데요. 재수결정해서 어제부터 학원 다녀요.
    정시지원하신분들은 꼭 합격하시길요~

  • 11. ^^
    '26.1.2 3:30 PM (211.218.xxx.125)

    윗 싱글맘님, 고생 많으셨어요~ 저희 아이는 딸이에요. 그리고 저희 애 말고도 파토난 애들이 있네요. ^^

    저희 아이는 입시는 두번은 못한다, 어딜 붙어도 다니겠다는 각오여서 전문대까지 넣었답니다. ㅎㅎ 운좋게 수시에 추추추합으로 간신히 붙었어요.

    07년생 자녀두신 두분, 정시에 젤 좋은 대학 붙으시고요, 재수 완벽하게 성공해서 너무너무 좋은대학 상향으로 붙게 되길 기원할게요.

    우리 다들 고생했어요. 이 많은 07년생 아이들 사이에서요.

  • 12. ..
    '26.1.2 3:37 PM (118.235.xxx.119)

    아이 합격 축하합니다
    편의점 사장님 따뜻하고 좋으신분이시네요 저희 아이도 맥주 사와 하면 한캔만 딱 사올듯 싶어요 ㅎㅎ
    융통머리 없는것들 ㅎㅎㅎㅎㅎ 저희 아이도 07년생 되었어요 맥주 심부름 시키고 같이 호프집 가서 한잔 하는건데 아직 못하고있어요

  • 13. ㄱㄴㄱㄴ
    '26.1.2 3:38 PM (14.37.xxx.238)

    07년생들 아이들도 고생많았지만 그 부모님들 고생많으셨어요 저포함이요

  • 14. 우와
    '26.1.2 3:52 PM (1.233.xxx.108)

    새해에 이런 따뜻하고 몽글몽글한 글을 읽게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15. 우리집
    '26.1.2 4:23 PM (121.166.xxx.106)

    07도 편의점 2일째 맥주사러가서
    신분증달라고 안한다고 화나있어요
    운전면허까지 따서
    그거 딱 준비해서 갔는데 ㅎㅎㅎ
    2모금씩먹고
    이게 진짜 맛있어서 먹는거냐
    진짜냐
    계속저러면서 남은맥주 씽크대행 ㅎ

  • 16. 새들처럼
    '26.1.2 4:44 PM (175.117.xxx.172)

    저희아이도 12시에 편의점 술사러 갔는데 아저씨가 계속 장난으로 신분증이랑 얼굴이 다른것 같다, 줘도되나 안되나 했다고 유쾌해하더라구요. 아이들 신분증검사 안하면 속상해해요(수험생할인 받을때 수험표확인 안했다고 서운해하더라구요^^)

  • 17. ..........
    '26.1.2 4:49 PM (39.7.xxx.88)

    또래 아들 키우는데 넘 귀엽네요
    편의점 아저씨 진짜 멋지고요

  • 18. 234
    '26.1.3 11:42 AM (76.100.xxx.214)

    2007 2009 두 명 있는데 잘 읽고 갑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86462 살림고수님들 행주 관련 팁 좀 주세요. 11 ufg 2026/01/04 2,000
1786461 제니쿠키 하루 4개씩 매일 먹으면 4 쿠키 2026/01/04 3,084
1786460 50년대 70년대 90년대 5 ........ 2026/01/04 1,020
1786459 우리 동네 신혼부부들 보면 너무 부러워요 7 2026/01/04 4,917
1786458 화학원료 65%관세 , 화학산업 줄도산 직면 26 ........ 2026/01/04 2,966
1786457 아이가 학원 시험보고 첫 등원하고 하면 제가 다 피곤해요 2026/01/04 796
1786456 이 전화내용 봐주세요 11 헛웃음 2026/01/04 2,343
1786455 50넘어가니까 어디가서 나이소개하는게 넘 싫어요 14 .. 2026/01/04 2,566
1786454 현역가왕3보시는분만! 빈예서 김태연 8 2026/01/04 1,168
1786453 “무안공항 둔덕 콘크리트 상판 30㎝라던 국토부, 재보니 65㎝.. 11 .. 2026/01/04 2,113
1786452 50대 오픈카톡방 만들어졌나요? 11 50대 2026/01/04 1,367
1786451 도련님,아가씨 대신 뭐라 부르시나요? 30 호칭 2026/01/04 3,748
1786450 ADHD예요. 책 읽는거 좋아하는데 적성은 몸을 움직이는게 맞네.. 13 .... 2026/01/04 2,143
1786449 백화점에서 가격안보고 쇼핑하는 경우 월소득은? 24 랑랑 2026/01/04 3,829
1786448 '노벨평화상' 마차도, 마두로 생포에 "자유의 시간이 .. 21 .. 2026/01/04 3,059
1786447 가게 바쁜시간에 사장친척이 와서ㅡ 7 ~~ 2026/01/04 2,126
1786446 남은 배추 절인것 활용법 5 꽝손 2026/01/04 1,039
1786445 천일염 어떻게든 쓰고 싶어요. 8 ........ 2026/01/04 1,155
1786444 왜 지금, 왜 베네슈엘라인가? 24 트럼프국제양.. 2026/01/04 3,843
1786443 정준희의 논 유시민 작가 파워 엄청나네요 14 ..... 2026/01/04 2,968
1786442 아침커피 먹은 4~5시간만 반짝하고 남은시간 병든닭 16 ㅠㅜㄴ 2026/01/04 3,188
1786441 송언석의 새해 희망 “국힘 地選승리, 與 민심 받들어 정쟁종식….. 8 망상가 2026/01/04 425
1786440 2008년 경제 위기와 지금이 다른점이 무엇인가요? 11 버블 2026/01/04 921
1786439 한달 실수령 600만원, 궁상인가요? 92 힘들다 2026/01/04 21,596
1786438 백화점에서 몇년 전 산 비싼 양복인데요. 4 ㅠㅠ 2026/01/04 1,4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