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때부터 시작된 마음의 병 때문에 아이가 언제 학교를 그만둬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심각하던 시기를 지나 무사히 고교졸업이란 걸 하게 되었습니다. 성적은 형편없지만 그래도 아이가 원하는 학과가 생겼고 어찌어찌 대학도 입학해요. 물론 상태가 예전보단 훨씬 좋아졌지만 아마도 평생 관리하며 지낼 수밖에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만 그래도 이정도 되는 것만도 어디인가 싶습니다.
위태롭던 3년, 정말 여러 선생님들께서 아이를 다독이고 챙기고 관심을 가져주셨다고 들었어요. 아마도 관심학생(?) 그런걸로 분류돼서 다들 아이 상태를 알고 계셨을 가능성이 크지만 그렇다고 챙겨주시는 건 별개의 문제잖아요 아이가 선생님 복은 넘쳐났는지 담임선생님 세 분, 상담선생님은 물론이시거니와 여러 교과선생님들 심지어는 어떤 접점도 없는 선생님들조차도 오며가며 인사하고 안부묻고, 극심한 우울감으로 학교 구석에서 울고 있기라도 하면 말없이 손잡고 교무실에 데려가 앉혀놓고 진정될 때까지 옆에서 업무보시고 좋은 이야기 많이 해주시고 그러셨다더라구요.
졸업을 코앞에 둔 시점, 이름도 모를 여러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은데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졸업식날 정신없는 교정에서 찾아다니며 인사드리기도 그렇고, 직접적인 간식이나 선물은 되려 곤란하게 해드릴 거 같구요. 지인은 차라리 학교발전기금을 내는 게 가장 깔끔한 방법 같다던데 그게 선생님들께 감사 표시가 되나 싶어 망설이고 있습니다
솔직히...소심한 제겐 학교 문턱이 넘 높아서 이런 생각조차도 고민끝에 적어봤습니다. 글 삭제할 수도 있으니 미리 양해 부탁드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