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대 목표로 입시준비를 했는데 11월13일에 수능치고
12월5일 성적표 기다리는 동안 아무리 생각해봐도
예상되는 결과가 약대 최저를 못 맞추겠는거예요
한달 가까운 시간인데 제가 희망을 버리지 못하고
괴로워하니(최저 못 맞추는게 거의 확정)
아들이 성적표 나오기 며칠전에
엄마 최저 못 맞춘다고 생각합시다
이러다 맞추면 기쁜거니 그냥 못 맞춘다고 생각합시다
하더니 어디서 약대의 안 좋은점
약사 직업 힘든 이유 이런걸 찾아서
저한테 한가득 보내주는거예요
약사가 좁은 공간에서 약이나 파는 힘든 직업이다
이런 요지의 글들은 찾아서 보내더니
연대는 된다고 그때부터 연대 응원가를
부르고 흥얼거리는데
3년을 약대 준비했는데 괜찮냐니까
괜찮대요 대학은 신촌아니겠냐며 연대가서(낮은 공대)
전과를 하고 또 어찌어찌해서 뭐뭐를 할거래요
그래서 제가 너만 괜찮으면 나는 괜찮다
연대라니 감지덕지하다
되기만 하다면 엄마는 너무 감사할뿐이다 하고
12월5일에 성적표 받고
연대 최저는 맞춰서 낮공 합격한 그날 오후에
약대가 합격이 된거예요 경쟁이 너무 높아 안될거라고
(진학사 점수 공개에서 뒤쪽이었는데) 최초합
그러자 아들이 당연히 약대 가야지 무슨 소리냐고
제가 약대가 그렇게 안 좋다더니
(낮공이라도 연대가 아쉬움)하니
약대간다며 산골짜기에 있는 약대 갑니다
저는 안되는걸 엄청 오랫동안 붙들고 놓지 못하는
성격이라 자식이지만 아들이 하는 걸 보고 배웁니다
미리 마음을 비우고 결과를 받아들이는 거요
제가 3년을 약대 준비했는데 하면
내 실력이 약대갈 실력이 안되나 봐
엄마가 기대하고 있다가 실망하면 내 마음이 불편해
우리 약대는 포기하자
연대가서 잘 할게 전과해서 좋은 과로 갈게
그러며 내내 연대응원가를 부르고 있으니
사실 제가 마음이 안좋고 말고 할게 없었어요
따뜻한 남쪽나라에서 태어나 19년을 살다
이제 북쪽으로 떠나는 07년생 아들입니다
떠나간 곳에서 많이 배우고 훌륭한 약사가 되기를
엄마가 기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