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양가적인 감정이 뭘까요.
남편이 아이한테 너무 잘해줘요. 남편이 내 아빠였으면 좋겠다 나도 저런 부모 밑에서 자랐으면 너무 행복했을 것 같다. 우리 아이가 부럽다.... 이런 생각이 들면서 내 부모가 더 미워져요. 정확히 아빠.
한번도 저한테 물건을 사준 적이 없고 여자 아이들이 좋아하는 화장품이며 옷, 가방 이런건 꿈도 못 꾸고 사달라는 소리 조차도 안하고 살았네요. 기대도 안해요.
감정 쓰레기통으로 살았고 그나마 받은건 20살 때까지의 교육비?
한때는 이렇게 스스로를 위안했어요. 아빠도 받은게 없이 자랐기에 나한테 사랑을 주는걸 모르는거다. 그래도 마음이 편해지지는 않았어요.
우리 아이는 남편이 모든걸 최고로 해줍니다. 훈육도 부드럽게 하면서 아이한테 어찌나 사랑을 주는지 저도 저렇게 자랐으면 천진난만하게 순하게 자랐을 거 같아요.
어제도 남편이 에르메스에서 아이 준다고 인형을 부탁해 놓은걸 가져왔는데 옆에서 고마우면서도 복잡한 감정이 들어요 나는 부모로 부터 인형 하나 어떻게 받았는지 모르겠는데.... 우리 아이는 갖기 어려운 인형도 남편이 부탁해서 가져오고... 제 감정을 저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제가 미성숙한거겠죠.
아이는 정말 아이다워요. 남편한테 스킨쉽도 잘하고 잘 안기고 때가 묻지 않았어요. 저랑 참 달라요.
아이한테 절대 질투가 나는건 아니에요. 이 행복 안에서 제 마음이 힘든게 문제에요. 매일 늙은 아빠를 더 미워하는 마음이 커지는거요. 친구한테도 나누지 못하는 마음 그냥 넉두리 해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