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미국 북동부에 살아요.
10여년 정도 전에 크리스마스파티를 다른 지역에 사는 친척댁에서 한 적이 있어요.
우리나라 명절 귀향길처럼 고속도로가 꽉꽉 막혀서, 구글맵이 우회로로 안내해서 전혀 모르는 지역의 지방도로로 운전해야 했는데, 그 지역이 하필 몹시 슬럼화된 곳이었어요.
주위는 온통 깜깜하고, 저의 괜한 편견으로 조금 으스스한 기분도 들고 그랬어요.
한참을 운전하는데, 몇 몇 집의 크리스마스 장식이 밤을 밝혀 주고, 그 불빛들이 제 마음도 안심하게 만들어 주어서 그 후로는 편하게 운전을 해서 그 지역을 통과했어요.
그 기억이 제 마음에 크게 오랫동안 남았어요.
사실 이렇게 전구를 많이 밝히면 전기료가 걱정이 될 수도 있겠다는 그런 외관의 집들이었는데, 그럼에도 크리스마스 장식을 하는 마음.
종교적 이유인지, 그 가정에 있는 아이를 위해서였는지 알 수는 없지만, 그 마음이 제 마음의 한 부분을 밝혀주고, 따뜻하게 만들어 준 것 같아요.
저는 종교도 없고, 장식하고 치우는 것 귀찮아하는 사람이어서 크리스마스 장식을 크게 한 적이 없었거든요.
그 이후로도 여전히 집 안은 강아지를 핑계로 큰 장식을 하지는 않지만, 마당과 외부는 신경써서 전등을 밝히기 시작했어요.
이번 주 내내 쿠키를 300개 훨씬 넘게 구웠어요. 달콤함이 더 많이 필요한 곳들에 전달하고 이제 마지막 설거지를 마쳤어요. 여기 계시는 분들 모두 알록달록하고 달콤한 연말 보내시기를 바랄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