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경상도에서 태어나서 자란 여자인데
가식적이만 괜찮은 거죠?
학교 졸업후에 서울에 취업을 했어요.
방송인들도 지방인 이지만, 억양을 고치고 부드러운
서울말씨로(티가 가끔 날지언정) 방송 잘 하잖아요?
저도 그 비슷한 맥락으로 사용해요.
서울에서는 주눅들지 않고 말도 잘 해요.
고향 부모님이나 친척들 만나러 지방에 가면
제가 갑자기 얼어붙어 사투리가 심하게 나옵니다.
부모님이 서울에 한번 오셨는데, 제가 서울에서
서울말을 사용하니 서울시내 한복판에서
"C발녀ㄴ 이, 니가 어디서 서울사람 행세를 하고
지라ㄹ 을 하고 돌아댕겨? " 톡톡히 망신을 당한
과거가 있거든요?
그 뒤로 부터 부모님이나 내 친인척들 앞에서 말씨
바꾸는거 자연스레 조심이 됩니다.
혀가 얼어붙어 몸과 혀와 얼굴이 경직이 됩니다.
어릴때 중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영어를 달달외어
우리 동네에 호주사람이 여행을 왔는데, 짪은 영어로
길을 가르쳐 주었다가 우리 부모님이 저보고
"C발, 저게 잘난척도 유분수지 동네 챙피하게 아는척
한다"며 외국인과 대화할 기회도 차단하시대요?
그때는 90년대 후반이고, 부모님도 30대셨고..
나는 중학생 이었고.
보통은 자녀를 흐뭇하게 바라볼 터인데..저는 호되게
당했어요.
나이가 들어도 계속 주눅이 들어 서울말 쓰면
안 될것 같고.. 그분들도 여전히 제게 눈을 부라시시고.
저도 문제이고, 부모님도 문제이지만..
부모에게 아쉬울거 하나 없는 내 상황에서 마음 돌리면
그만인 것을 그게 힘드네요.
내가 좀 모지리인가봐요.
그렇다고 부모가 애틋하지도 않고, 나중에 세월이 흘러
돌이켜 봤을때 차라리 당하고 가만있었던게 덜 후회가
될 것 같은 제 성격도 한 몫을 하는것 같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