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경기도에 살아요~
제가 출근하는 출근길에는
야트막한 산아래 뚫린 터널을 지나요.
이 터널 진출입 구간에는
오월 봄이면 터널 입구 앞, 뒤로
빨간 넝쿨 장미가 화려하게 피어서
눈을 즐겁게 해줘요.
그 빨간 장미가 절정을 향해 지날때쯤에는
하얀 찔레꽃이 피어나는데
찔레꽃 줄기가
터널과 산 경계 펜스를 타고 넘어와
커튼 처럼 길게 내려 뻗어 있는데
하얀 찔레꽃 뭉치들이 몽글몽글 피어서
꽃 터널을 지나는 것 같아요
출근길에 항상 밀리는 구간이지만
그런 풍경이 작은 즐거움 이기도 해요
봄 꽃피는 계절이 지나면
여름은 그냥 짙은 녹음이고
가을은 나뭇잎이 말라가는 모습이
많이 보이는 계절이에요
그런데 지난주 쯤
조금 멀리서 이 터널 입구로 진입을 하는데
터널 위 산자락 소나무 사이 주변으로
노란색이 아주 넓게 퍼져 있는 거에요
처음엔 은행잎인가? 했는데
생각해보니 은행나무는 없고
소나무 아래 퍼져있는 거라
은행나무 하고는 상관이 없는 거였어요.
조금씩 가까워져 근거리에서 보니
우와... 산국이 산자락 주변에 퍼져 자라서
노란 꽃 물결이 ...
터널 입구 위 산자락은
꼭 노란 물감을 쏟아 놓은 것처럼
산국 꽃의 노란색이 가득하고요
터널을 빠져 나오면
봄에 장미와 찔레꽃이 가득이던
펜스 안쪽 산자락 경사진 곳에도
산국이 아주 넓고 길게 퍼져 있는데
산국 잎의 초록과 꽃의 노란색이
꼭 동화속 장면처럼 예뻐요.
가을 꽃도, 단풍도 한창 절정인데
곧 지고 추워지겠죠
우리나라는 일년 안에
몇개의 짧은 계절들이 존재하는게
참 좋기도 하고
계절 계절을 맞이하는게 좀 힘들기도 하고
그런 거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