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장어 여덟마리- 곽재구

.... 조회수 : 1,777
작성일 : 2025-11-08 19:53:12

장어 여덟마리 - 곽재구

​​

해 지는데

아랫장 생선 파는 할머니

장어 여덟마리 만원에 가져가라 하네

지갑에 만원 한장

망설이다 그냥 가네

기차역 앞

꽃 파는 아가씨

꽃 한묶음 살까

망설이다 돌아오는데

장어 할머니 나를 보고

오천원에 가져가라 하네

어쩌라는 말인가

만원을 내니

오천원 거슬러주네

할머니 손에 오천원 돌려주네

복 받으소

목소리 귀에 걸리는데

그날 밤 꿈에

시 여덟편을 써서

생선 다라이에 놓고

쪼그리고 앉아 팔고 있었네

미친놈

지랄하네

상말 실컷 얻어듣고

울며 돌아오는 길

별 초롱초롱 빛나고

은하수는 따뜻한데

그 시 팔았나요?

안 팔았으면 나를 줘요

역 앞에서

꽃을 팔던 아가씨

하루 종일 꽃 판 돈

만원 주고 가네

 

 

IP : 124.146.xxx.173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5.11.8 8:02 PM (124.146.xxx.173)

    올해 창작과 비평 가을호를 보다가 시가 좋아서
    옮겨봤어요.

  • 2. 감사합니다
    '25.11.8 8:03 PM (14.32.xxx.84)

    좋은 시 잘 읽었어요

  • 3. 시인
    '25.11.8 8:12 PM (221.149.xxx.103)

    저도 감사. 사평역에서, 라는 시집을 사서 읽었던 때가 고딩이었는데 세월이, 세월이...

  • 4. 장어 여덟마리
    '25.11.8 8:16 PM (115.138.xxx.254)

    곽재구 시인의 시가 눈을 가슴을 번쩍 뜨이게 힙니다.
    원글님 좋은시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복받으소~

  • 5. ..
    '25.11.8 8:20 PM (180.83.xxx.253)

    시 너무 좋네요. 고마워요.

  • 6. 좋은시
    '25.11.8 8:21 PM (175.206.xxx.101)

    좋은시 감사합니다
    시인은 정말 천재들

  • 7. phrena
    '25.11.8 8:31 PM (175.112.xxx.149)

    어휴ᆢ 이런
    초저녁 나른하게 졸리던 눈이 번쩍 ᆢ

    요새 애들이 이런 詩의 감성과 충격
    아름다움을 알기나 할까요 ᆢ ;;

  • 8. 시다
    '25.11.8 8:44 PM (223.38.xxx.166)

    아 너무 좋다
    시다
    시가 있었지

  • 9. 고속버스 귀경길
    '25.11.8 9:06 PM (106.101.xxx.187)

    몇번을 읽어요

  • 10. ㅇㅇ
    '25.11.8 9:09 PM (121.200.xxx.6)

    곽재구시인 인상도 참 선해 보여요.
    우리 애들 어릴적에 그분이 쓴 동화책 아기참새 찌꾸
    엄청 좋아해 낡을때까지 읽다가 이사통에 잃어버리고
    얼마전 생각이 나서 다시 구입했어요.
    좋은 책이에요.
    포구기행이라는 에세이집도 좋고...

  • 11. bl
    '25.11.9 12:21 AM (112.187.xxx.82)

    넘나 좋네요
    역시 곽선생님 !!
    저는 곽 선생님 문학반 수업도 듣고 제자들 모임도 꽤 오래 했답니다
    유달리 맑고 까만 눈빛에 조곤조곤 낮고 다정하셨던 음성
    그러면서도 예리한 지성의 소유자 이셨죠

  • 12. 어머나
    '25.11.9 10:11 AM (211.219.xxx.121)

    좋은 시 고마워요.
    곽재구 시인 사평역에서 정말 좋아하고, 시집도 있답니다. 포구기행도 다시 꺼내 읽어야겠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71648 요즘은 남편도 출산휴가를 하나요? 9 .... 2025/11/09 1,194
1771647 믹서기 사용중에 연기가 모락모락 24 ㅇㅇ 2025/11/09 2,361
1771646 두바이범죄단지=캄보디아범죄단지 11 2025/11/09 1,904
1771645 식당 사장님들 계시면 식탁 관리 좀 잘해주세요~~ 4 .... 2025/11/09 1,824
1771644 바삭한걸 먹어야 소화가되요 2 ㅇㅇ 2025/11/09 1,029
1771643 김장 속 사고싶은데 4 어디 2025/11/09 1,562
1771642 190명 커닝했다…연세대, 중간고사서 집단 부정행위 '발칵 6 ........ 2025/11/09 3,867
1771641 효자 남편 답답해요. 9 남편 2025/11/09 3,209
1771640 인생이 안풀리는 사람 옆에서 일하는건 고역이에요 8 2025/11/09 3,230
1771639 껍질 벗긴 삶은 밤이 많은데요.. 4 .. 2025/11/09 1,324
1771638 보쉬 식세기? 3 식세기 고장.. 2025/11/09 522
1771637 비빔밥에 재료 추천해주세요 18 비마아리 2025/11/09 1,705
1771636 겨울에는 해외여행 어디로 많이들 가시나요? 11 여행 2025/11/09 3,114
1771635 고 이외수작가의 부인께서 2 기다리자 2025/11/09 3,085
1771634 4년전 금붙이 20돈쯤 팔았는데요 너무 허전해요 9 .. 2025/11/09 4,422
1771633 이미 냉동된 고추로 고추지 만들수있나요? 2 질문러 2025/11/09 513
1771632 선물용 고급소금 좀 알려주세요 5 소금 2025/11/09 944
1771631 내일 제주 옷차림 여쭈어요 6 감수광 2025/11/09 867
1771630 런던베이글뮤지엄 청년 과로사는 오해로 끝? 16 오해 2025/11/09 4,223
1771629 정말 얇은 누비패딩 예쁜 브랜드 알려주세요. 8 여성스러움 2025/11/09 3,542
1771628 1000억 남욱, “대장동 수익금 기부하겠다” 선처 호소 30 .... 2025/11/09 4,132
1771627 부동산 3-3-3 실행 될까요? 15 ** 2025/11/09 2,398
1771626 82는 진짜 세상과 담쌓고 사는분들이 35 .. 2025/11/09 6,985
1771625 요양원 실습가서 어르신이 자신과 같은 성씨 만나면 4 ... 2025/11/09 2,857
1771624 입술 갈라져 쓰라림)뭘 발라야하나요 11 땅맘 2025/11/09 1,2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