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m.blog.naver.com/chagov/224068126667
대한민국은 문화에 있어서 오뚜기 같은 나라입니다.
지난한 역사에서 유산이 파괴되는 가슴 아픈 순간도 있었고, 문화를 눈앞에서 잃을 뻔한 많은 우여곡절을 거쳤지만 어떻게든 다시 일어나서 눈부신 문화와 역사를 이어나갔습니다.
우리가 지나온, 그 어려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면 현재 대한민국이 가진 문화적 위상과 국제적 위치는 실로 감탄해야하는 일이며,
이 순간에도 우리 문화와 역사를 알리는 많은 분들이 국내외에서 노력하고 계십니다.
종묘는 그 노력의 첫 성과로, 대한민국 정부가 1995년 첫 등재한 유네스코 세계유산이며,
500년 넘게 이어오는 종묘제례와 종묘제례악이 정기적으로 이어지는 공간으로 살아있는 유산입니다.
하지만, 이런 대체불가한 가치를 지닌 종묘가 지금 심각한 위험에 처해있습니다.
종묘 앞에 세워질 종로타워 수준 높이의 건물들은 서울 내 조선왕실 유산들이 수백년간 유지해온 역사문화경관과 종합적 가치를 직접적으로 위협할 것입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 위험을 자초한 것은 대한민국의 수도이자, 유산을 보호해야할 책임과 의무가 무겁게 있는 서울시입니다.
국가유산청은 정부의 지원 아래 주어진 권한 하에 세계유산법 개정 등 모든 방법을 강구하여 종묘의 세계유산 지위를 지키고,
종묘가 가진 가치가 미래 세대에게 온전히 전승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오늘 이 사안은 단순히 높이냐, 그늘이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초고층 건물들이 세계유산 종묘를 에워싼 채 발밑에 두고 내려다보는 구도를 상상해보십시오.
미래세대에게 전세계인이 함께 향유하는 세계유산을 물려줄 것인가,
아니면 콘크리트 빌딩들을 물려줄 것인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는 시점입니다.
국가유산청은 국민 여러분 곁에서, 함께 우리의 유산을 지켜나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