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하나(중등) 직장맘입니다.
비슷한 나이의 남편과는 비슷한 직장 다니고 있었어요. 월급도 적당히 괜찮은, 큰 사고만 안치면 정년보장되는..
서로 누가 낫지도 모자르지도 않는 상태로 (이런 생각을 딱히 하고 살진않으나..)
직장 분위기도 비슷해서.. 서로를 보듬어가며, 서로의 가장 친한 친구로 직장 육아 등 관련 피곤한 일들도 논의하며 살아왔네요.
물론 육아나 살림 관련해선 아무래도 제가 하게되기도해서..
제 비중이 훨씬 높았지만, 뭐 아이 하나다보니.. 일이 많을것도 없어서..
아이 초딩 된 이후로는 그 부분에 딱히 불만도 없었어요.
그러다가 최근 남편이 이직을 하게됐어요.
연봉은 훨씬 올라가는데, 정년보장 안되고, 업무 스트레스 많아지는.. 그런 곳으로요.
남편이 오래동안 전 직장에 답답함을 느끼기도 했고 본인 능력을 더 펼치고 싶어하기도해서..
뭐 어차피 저사람이 짤릴지라도 내가 벌테니 넘 걱정말고 니가 하고싶은 일을 해라 라고 응원을 해주었습니다.
남편의 연봉이 훨씬 올라가지만.. 그 부분이 저에게 주는 의미는 그닥 크지 않았어요. 물론 돈 많이 벌면 좋겠지만.. 뭐 전에도 애 하나에 서울에 집 있고 적당히 살만해서.. 전 직장으로도 한사람 연봉 거의 대부분은 저축하고 있기도해서.. 사실 뭐 1억을 저축하나 3억을 저축하나(금액은 그냥 예시입니다) 뭐 큰 의미가.. 있나 싶고;
정말 제가 보기에도 남편이 능력있는 편이기도하고, 전 직장이 능력펼치기에 부족해보이기도해서..
정말 동반자 인생에 대한 응원의 의미가 가장 큰 이직 찬성이었거든요.
근데 이직을 하고보니... 제 마음이 관리가 안됩니다.
훨씬 많아진 야근.. 주말 출근.. 다 괜찮아요. 이 부분은 각오했기도 하고 상관도 없어요. 저도 내 할일 하면되죠. 어차피 애도 학원가는거..
근데 그것보다.. 남편이 현 회사얘기밖에 안합니다. 뭐 아이 일 논의를 해도 뭔 얘길해도 팅팅 튕기고 그저 자기가 얼마나 바쁜지 얼마나 많은 공부가 필요한지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는지... 등에 대한 얘기만해요. 자신감과 불안함이 번갈아 찾아오는지.. 하루는 자랑질.. 하루는 하소연... 그러합니다.
당연하죠, 이해합니다. 이 나이에 새직장들어가서 적응하고 실적 내는게 얼마나 힘들겠어요.
정말 우쭈쭈 들어주고 응원만..해주고 싶은데요..
제가... 왜 쪼그라드는 느낌이 들까요. 제가 지금 제 조직에서 그렇게 인정받지 않는 위치여서 그런지..
이제 남편과 동등하지 않은 위치에 있는것 같아요. 제가 넘 쭈글거리고.. 우울합니다. 조언을 들어주고 잘할꺼야~ 해줄 마음이 잘 안됩니다. 제가 더 우울해지려고해요. 남편 하소연도 배부르게 느껴지고..
사실 이제와서 공부한다고 뭐 저도 이직할수 있는건 아니겠지만... 학원도 알아보고있어요;; 하아 그런데 현타가 같이옵니다. 이제와서 공부한다고 뭐하겠어..
그리고 그렇게 대놓고 이야기하진않지만, 아님 제 자격지심이기도 하겠지만.. 니가 뭘아냐 이 빡센 세계에 대해서.. 의 무시 느낌도 은은히 퍼져요. 당연히 그럴수 있겠죠.. 하소연에 우쭈주 응원해주고 조언해주면서도.. 조언을 하면서 동시에 받는 약간의 무시 느낌...에 괴롭습니다.
제 기분.. 너무 하찮죠?ㅠ 이제 아이 일정 등은 아예 관심 밖... 학원이 언제끝나는지에 대한 감도없네요.
좀있으면 같이 할 이야기도 없겠어요. 아니 이야기를 하기가 힘들어요 제가...
이럴때 감정관리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제가 더 열심히 살면.. 감정관리가 되려나요?
돈 더 벌고 부부사이는 안좋아질까도.. 두렵습니다. 전 정말 남편이 내 유일한 베프였거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