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부모님 두 분 다 돌아가신지 몇 년이 되었어요.
아들 낳으려고 딸을 많이 낳았죠.
엄마는 전업만 하고 아버지는 그 당시 치고 공부도 하셨는데 일도 잘 안 풀리고 전반적으로 가난했어요.풍족하지 않았고, 좁은 집에 대가족이 살았으니.
아버지는 좀 지적 허영이 있었던 분이랄까.
노후가 전혀 안 되어 있어서 친정엄마가 자매들 집에 자주 들렀어요.
엄마가 살림이 궁핍해서.
언니들 집에도 가서 이것 주라 저것 주라 돌아가면서 그랬네요.
자매들이 다 효녀여서 그래도 싫은 내색은 하지 않았죠.
그렇게 삶을 사시다 가셨는데 저는 먹고 살기 빠듯해서 엄마가 집에 오는 게 솔직히 싫었어요.
제 자식들 먹이기도 빠듯한데, 세째 언니가 심성이 곱고 착해서 참 잘해드렸어요.
이것저것 정말 엄마 잘 챙겨드리고요. 치아가 안 좋다 뭐가 안 좋다 자매들이 돈을 보냈죠.
자매들이 다달이 용돈 보내드리면 그걸로 손주들 용돈 주고 가끔 밥 사면서 체면치레하고요.
지나고나서 보니 인간으로 연민심이 들지만 결코 름다운 모습은 아니였어요.
친정엄마가 좀 욕심이 과했어요. 냉장고 열어보고 이것 주라 저것주라.
시부모님은 그나마 노후가 된 상태여서 다행이었는데
제 시부모님이 저러셨으면 제 안에 화가 많이 쌓였을 거 같아요.
저도 남편이랑 노후 생각해서 열심히 일하고 있네요.
친정부모님 생각하면 애틋하면서도 자매들 집에 들락날락하며 거리며 의존하는 삶은 아름답지 않았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