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제가 죽다 살아난적이 있었어요.
50대 중반 평생 처음으로 아나필락시스를 겪고 건널목에서 다행히 신호대기중 쓰러졌어요 (건너다 쓰러졌으면 ㅠㅠ)
행인 1 (남자분) 쓰러진 저를 화단까지 (아마도 어깨동무같은걸 한거 같음) 데려다 뉘어놓음.
- 만약 이분이 아니었으면 제가 중간에 잠깐 깨서 다시 뒤로 쓰러졌는데 그때 뒤에 잔 가지? 작은 나무?? 그런데 쓰러져서 뇌진탕이나 뇌의 손상을 피할수 있었는데 만약 길에 그대로 있다가 그랬으면 ㅠㅠ (119에서 나중에 와서 제 머리를 만져보심. 쓰러지다가 머리는 안다쳤는지).
내가 중간에 잠깐 깨고 옆에 초6 아들이 있으니까 가심.
행인 2 (여자분) 다시 쓰러져서 자고 있으니 (잔건지 기절한건지) 지나가시다가 괜찮으세요? 막 물어보시더니 119를 불러주심. 내 상황과 위치 설명하심.
나는 잠깐 다시 정신이 들어서 괜찮다고 집에 갈거라고 함. (같이 있던 아이가 남편에게 전화해서 금방 올수 잇는 시간)
그분은 안된다고 응급실 가셔야 한다고. 여러번 말려주심. 나는 다 깼다고 생각해서 뭐 그냥 집에 가고 싶었는데 그분이 하도 강력하게 말려주셔서 그냥 가만히 있음. 자다 깨다 한두번 더 함.
옆에 다른 행인 3 여자분이랑 대화하시는데 행인 2 여자분이 경찰시험 준비하신다고 함.
행인 3 여자분이 어쩐지 상황판단을 잘하신다고 하심. 행인 3 여자분은 가셨고 행인 2 여자분은 119 올때까지 나를 지켜줬음.
나는 느꼈음. 이렇게 정의감이 넘치시는 분이 경찰에 꼭 합격하시면 좋겠다고.
문형배님이 호의를 베풀면 나도 호의를 받을수 있다고 한 세바시 인터뷰를 보니까 내가 받았던 호의가 생각나서 적었습니다.
약 30년전에 밤 9시는 넘은거 같은데 은행 캐시로비에 들어가서 돈을 빼는데 바로 옆에서 어떤 여자분이 ATM 앞에 서 있는데 글쎄 어떤 남자가 그 여자분 목을 감싸고 여자는 소리도 못지르고 있는걸 봤어요. 저는 무서워서 얼른 나와서 은행 바로 앞에 있는 공중전화에 들어가서 112에 신고를 했어요.
신고를 하고 무서워서(그놈이 봤을까봐) 얼른 집으로 빠른 걸음으로 걸어서 오는데 그때 진짜 신기한게 핸드폰도 없을때인데 경찰이 어떻게 나를 알아서 진짜 제가 골목 2번 꺾어서 집으로 오는 중 직선거리로 약 500미터는 넘는 길을 오고 있었는데 저를 뒤쫒아 와서는 (그 당시 공중전화부스는 대학가라 사람들도 조금 있는 상황) 조금 전에 신고하셨죠? 그러면서 제 신상을 물어가더라구요. 지금 생각해도 너무 신기해요. 절대 저를 알수 없는 거리와 시간인데.. 물론 약 5분내이긴 하지만.
그 외에도 출근길에 사람 술먹고 길바닥에 쓰러져있으면 119에 신고, 누가 지하철에서 싸우면 112에 신고, 버스타고 가는데 대로에 쓰레기가 떨어져잇으면 사고날 위험있어서 또 신고. 이런 신고는 많이 해봤지만 저처럼 죽을수도 있는 사람을 도와준적은 없었던거 같아요.
의사가 제 입술이 완전 검푸른 색이엇다고. 오늘 죽을수도 있었다고. 119 타고 올만하다고..
그날 저를 살려주신 두분 모두 너무 감사했고 저도 그런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어야 겠다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