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41세 워킹맘 입니다.
아이는 지금 초2 입니다.
저는 성인 이후 지금 까지 한번도 쉬어본 적 없어요
제가 일하는게 좋아서 그랬거든요
은행에서 12년 근무했고, 너무 천직이라 스트레스 없고 정년까지 일 해야지~ 했는데
빨리 복직하느라 아이를 보육기관에 빨리 보내서 그런지 정말 미친듯이 자주 아프더군요
한달에 근무일수가 5일인... 달도 있을 만큼 많이 회사를 못나갔어요
같이 일하는 직원들에게 피해를 너무 주는거 같아서.. 어쩔 수 없이 제 발로 육휴를 쓰고 이어서 퇴사 했습니다.
다행히 육휴기간 수입이 있으니 도움이 되었지만, 외벌이는 아무래도 무리가 있겠다 싶어서
집 근처에 작은 개인사무실 사무직으로 일 하면서 200만 가량 급여를 받으면서 5년 일 했어요
사장님 너무 좋으셔서 아이가 아프면 언제든 조퇴시켜주셔서.. 학교까지 잘 보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개인사무실 들어올 때... 30대 중반인데 이력서 열람조차 안되는 현실을 보면서 재취업이 이렇게 힘들구나
크게 느끼고 정말 힘들게 취직했습니다.
그리고,
초등학교에 가니까 아이가 안아픕니다.
그래서 돈을 조금 더 주는 서비스직으로 이직 했습니다.
급여는 250만 .. 무엇보다 한가해서 다른 직원들은 대부분 업무시간에 넷플,유튜브를 봅니다.
정말 편한 직장이죠.. 하지만 연월차가 없고, 갑자기 급한일이 생겨도 저를 대체 할 사람이 없어서 늘 불안합니다.
무엇보다 제가... 스스로 안정과 평온이라고 느껴지지 않고 정체되어 있는 느낌이 크고 늘 떳떳하지 못한 느낌이 큽니다.
그래서 이제 정년까지 일 할 수있는 곳으로 가자!! 라는 마음이 생겨서 여러가지 일을 알아보다가
공기업, 공기관에 공무직으로 가야겠다 마음을 먹고 필요한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최근 1년동안 미친듯이 필기,실기,필기,실기 반복하면서 5개 땄습니다.
오랜만에 하는 공부라.. 걱정 되었지만 생각보다 공부가 많이 힘들지 않았고 모두 한번에 합격하면서 자존감도 올라가고
나 아직 할 수 있구나!!! 공기업은 블라인드니까.. 나이 걱정말고 면접에서 애엄마처럼 안보여야지 싶어서
올해 15키로 살도 뺐습니다.
1년동안 저는 몸도 마음도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성장 했습니다.
이제 자격증도 필요한건 다 취득해서 채용공고만 기다리고 있는데, 제가 사는 지방 도시에는 티오가 잘 없더라구요
그래서 계속 알아보다가 계리직공무원을 알게 된 것 입니다.
오래 되었지만, 은행 경력도 있고.. 머리가 더 굳기전에 마지막으로 도전 해 보고 싶었습니다.
계리직은 정년 후 연금까지 받을 수 있으니 합격만 한다면 제가 원하는 최고의 직업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남편에게 어제 부탁했습니다.
딱 4개월만 나 좀 도와달라.. 집안일도 지금처럼 하겠고 딱 두가지만 도와달라 요청 했습니다.
1. 10시에 아이랑 같이 자라 (난 그때부터 2-3시간 공부하다가 자겠다)
2. 주말에 나에게 공부 할 시간을 주고 아이랑 시간을 보내달라.
딱 두가지만 도와주면 나 ... 4달동안 미친듯이 열심히 해서 도전 해 보고 싶다. 이야기 하니..
그러다 안되면? 이라고 반문 합니다...
그래서 안 될수도 있지 물론, 그래도 어느정도 내가 느낌이 있지 않겠냐.. 내가 할 수 있을지 없을지 감이 올거고
그때 다시 한번 도전하던, 멈추던 해도 괜찮지 않을까? 내가 놀면서 하는것도 아니고 일하면서 병행인데...
네달만 그렇게 해 보고싶다. 열심히 어필 했어요
솔직히, 공부 그만 했으면 좋겠다.. 미래를 준비하면서 살지말고 그냥 주어진 것들만 하면서 살면 안되냐?
저는 .. 지금은 내가 어디서든 그래도 일 하지만 50쯤 되면.. 누가 날 써주겠냐? 지금 만들어 놔야 노후에 불안이 없지 않겠냐? 했지만, 싫답니다.
제가 그냥 지금 한가한 이 직장 다니면서 만족하고 그냥 살았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그래서 내가 50세쯤 짤리면? 그때 돈 못벌면? 외벌이 괜찮겠어? .. 물으니 대답은 안하고 그건 그때 닥치면 생각해라
난 못도와준다 딱 자르네요ㅠㅠ
제가 은행 그만둘 때 남편이 약간 눈물을 글썽이며, 그렇게 좋아하는 일 못하게 되어서 너무 미안하다고..
그래서.. 저는 제가 이야기 하면 바로 열심히 해봐!! 할 지알았거든요......
제 의지만 있다고 가능한 것도 아니고, 그동안 자격증이야.. 제가 틈틈이 공부해서 가능한 수준이었지만
계리직 공부는 순공시간이 절대적으로 확보 되어야 할 것 같아서...... 남편이 도와주지 않으면 못 할거란 생각이 들어요
포기.. 해야겠죠ㅠㅠ
어젯밤..괜히 너무 서럽고 속상해서 혼자 엉엉 울었네요
직장의 레벨은 계속 낮아지고, 하고싶은 일.. 아니고 그냥.. 주어진.. 할 수 있는 일들만 하고 있는 지금이..
제가 꿈꾸던 삶이 아닌데...ㅠ
그냥 넋두리 할 곳이 없어서.. 대나무숲처럼 써 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