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주말 새벽에 눈뜨자마자 나눈 50대 부부의 대화

빵터짐 조회수 : 4,180
작성일 : 2025-10-25 09:36:23

말은 50대지만 내년이면 앞자리가 바뀔 예정인, 그래서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새나라의 어'른'이들입니다^^ 

저는 요즘 깜깜할 때 나가서 집근처 숲에서 밝아오르는 하늘과 숲의 온갖 나무들, 연못과 시냇물, 새소리 즐기는 대미에 빠져 아침에 두세시간씩 숲을 걸어요 

눈만 뜨면 나갈 준비를 하는데 오늘도 5시 반에 일어나 준비를 했어요 

 

남편이 따라서 일어나 저를 보더니 "어떻게 매일 뜨는 아침 해랑 하늘을 보고 그리 흥분하고 의욕이 넘칠 수 있냐고..이런걸 뭐라고 해야하나.." 고심하길래 "뭐같은데? 잘 찾아봐. 자꾸 연습하면 잘할 수 있어"

이과 남편인지라 뭔가를 표현하고 카드 한줄 쓰는 것도 넘 힘들어해요 

한참 끙끙대다가 "당신은 에너지바 같아. 손에 쥘 정도로 작은데 (제가 키도 몸도 작은데 무지 빨빨거리고 다니는거 좋아해요) 에너지가 꽉차서 포장지가 터질 정도로 빵빵하게 부푼 에너지바!" 하길래 " 오 좋아! 잘했어. 표현 맘에 들어" 라며 칭찬해 줬더니 순간 남편은 고래가 되어 춤추기 시작 ㅎㅎ

 

나가려고 옷입는데 공기가 쌀쌀하길래 브라운 뽀글이와 브라운 코듀로이 바지를 입고 있었어요 

저를 보더니 남편이 또 "뭐 같은데 뭔지 잘..." 하길래 제가 "뭐든 말해봐. 일단 표현해 버릇하면 점점 잘하게 될거야"했는데 잠시 잠잠하더니 "총맞는거 아냐? 곰인줄 알고.." 

새벽의 고요함이 제 터져나온 웃음소리에 와장창 깨졌어요 

남편은 요즘 말배우는 어린아이 같이 머리 속에 있는걸 표현해 보려고 애써요 

그러다 한번씩 내뱉는 말에 저는 배잡고 웃고.. 

 

별거 아니지만 이 험하고 골치아픈 세상에 한번씩  빵터지는 웃음에 저는 큰 힘을 얻어요 

거창하지 않은 것들의 위대함과 소중함을 나날이 느끼는 요즘입니다 

82님들도 행복한 주말 보내셔요~ 

 

IP : 39.7.xxx.19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우와
    '25.10.25 9:41 AM (119.205.xxx.161)

    남편분 표현이 너무 귀엽네요 에너지바 ㅋㅋ 앞으로도 남편분 어록 부탁해요 언니

  • 2. 홍~~
    '25.10.25 10:48 AM (121.166.xxx.143)

    감사합니다 진짜 오랜만에 로그인하게 만드시네요
    짧은 소설(?) 읽은 기분입니다

  • 3. ...
    '25.10.25 12:09 PM (101.235.xxx.147)

    백지영이 부릅니다

    총 맞은 것처럼...ㅆ

  • 4. ㄱㄱ
    '25.10.25 2:16 PM (211.234.xxx.8)

    재밌네용 ㅎㅎ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66762 싼 옷을 매일매일 사는 딸 12 인터넷쇼핑 2025/10/25 6,113
1766761 영어 회화가 안 느는 이유는 13 ㅇㅇ 2025/10/25 3,816
1766760 자식한테 헌신하면 헌신짝 되는 거 부모들도 깨우쳐야 해요 7 ㅇㅇ 2025/10/25 2,722
1766759 군대가면 쓰던 노트북은 6 무무 2025/10/25 834
1766758 옥탑방문제아들에 나태주씨 1 나태주 2025/10/25 2,199
1766757 카페 매일 가는거 이상하죠? 25 .. 2025/10/25 5,107
1766756 생활지원사 하고 계신분 계세요? 8 . .. 2025/10/25 2,651
1766755 N수생 수능시험장소 모교가 되기도 하나요? 6 수능장 2025/10/25 856
1766754 서울날씨 어떤가요 6 ... 2025/10/25 1,015
1766753 엄마가 너무 이쁘신가 봐요?!?! 1 ........ 2025/10/25 3,234
1766752 부산 호텔 시그니엘 좋나요? 1 .... 2025/10/25 761
1766751 국힘 당대표 장동혁 주택 6채, 그중 아파트가 4채 34 목사아들보소.. 2025/10/25 2,260
1766750 추석 이후 매출 반 토막… “손님이 끊겼다” 절규하는 자영업 15 ... 2025/10/25 5,944
1766749 보일러 조절기 고장은 세입자가 고치는건가요? 6 ㅇㅇ 2025/10/25 1,167
1766748 하와이 여행이 비싸단 말에 검색해보다가 15 00 2025/10/25 3,671
1766747 "오세훈 소문나면 ㅉ팔리니까"명태균 육성 김영.. 6 어머 2025/10/25 3,089
1766746 에리카와 충남대 둘 중 간다면? 12 선택지 2025/10/25 2,903
1766745 호주에서 양모 이불이랑 프로폴리스 사갈까? 물어보는데 4 뭐라고 할까.. 2025/10/25 1,151
1766744 브랜든 블프가격 좋네요. .. 2025/10/25 560
1766743 아이맥스는 cgv 에만 있나요? 5 아이맥스 2025/10/25 299
1766742 새벽2시 화재경보기가 울렸어요 2 dd 2025/10/25 1,088
1766741 모차르트의 환생이라는 피아노 천재 4 0000 2025/10/25 1,773
1766740 극세사 이불이 순면보다 먼지 많은거죠? 3 Dd 2025/10/25 1,143
1766739 한효주 나오는 로맨틱어나니머스 손발이.. 19 oo 2025/10/25 4,518
1766738 아이가 체험학습에서 만들어 온 머그 써도될까요? 6 아시는분 2025/10/25 1,3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