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캄보디아 범죄조직이 '웬치'를 통제하는 수단은 바로 '마약'입니다. 먼저 마약을 투약해 중독시킨 뒤, 하루 15시간씩 쉬는 날 없이 노동을 강요하며 착취했습니다. 마약 중독 때문에 일부 한국인들은 탈출해도 국내로 돌아오지 않으려고 합니다.
이어서 정해성 기자입니다.
[기자]
[캄보디아 체류 한국인 : 처음에 (마약을) 당하긴 했거든요. 사람이 피폐해졌어요. 감정 그리고 그 순간에 내가 왜 그런 행동을 했지…]
캄보디아 범죄조직이 이 30대 한국인 남성을 감금하고 마약을 투여한 건 2년 전입니다.
이후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투자사기 업무를 시켰습니다.
캄보디아 체류 한국인 : 저희는 이제 쉬는 날이 없었어요. 하루 14시간 15시간씩 일을 해요. 엄청 힘들어요. (그래서) 아마 약에 손을 많이 대는…]
그럴 때마다 마약을 찾게 됐다고 합니다.
얼마 되지 않는 월급도 마약을 사는 데 써버렸습니다.
태국·미얀마·라오스의 접경지, 이른바 '골든 트라이앵글'에서 제조된 합성마약은 캄보디아로 흘러갑니다.
캄보디아 범죄조직은 온라인 사기에서 마약 유통까지 손을 뻗으며 영향력을 키웠습니다.
그리고, 마약을 돈벌이뿐 아니라 내부 통제 수단으로도 활용합니다.
[캄보디아 현지 제보자 : 처음에 약을 (투약) 시키고, 약에 빠지고. 밖에서 구할 수 있다는 생각을 못 할 테니까. 마약에 빠지게 해서 이제 한국을 못 가는 거죠.]
장시간 노동을 시킬 때도 쓰는 거로 보입니다.
[캄보디아 현지 제보자 : '아이스 얼음'이라고 이제 잠을 깨우는 약이라 그래요. 잠을 안 자고도 계속 기분 좋은 상태로 지낼 수 있고…]
탈출엔 성공했지만,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는 이 30대 남성.
큰돈을 벌기 위해 왔지만, 이 정도로 심각한 범죄에 연루될지는 당시 몰랐다고 합니다.
[캄보디아 체류 한국인 : 아, 멈췄어야 했는데. 그런데 그 순간으로 돌아가도 제 의지대로 못 멈췄을 것 같습니다. 약 때문에…]
캄보디아 조직은 이렇게 사람의 의지를 꺾고 범죄자로 만들어 착취했습니다.
[영상취재 김대호 영상편집 강경아 영상디자인 신재훈 취재지원 이재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