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미혼이고 어머니랑 같이 살고 있어요. 아버지는 돌아가셨고요.
여동생도 하나 있는데 결혼해서 다른 도시에서 살고 있어요.
제가 어머니 소유의 집에서 같이 살면서
방값으로 30만원씩 드리고, 관리비, 인터넷, tv, 가스요금 이런 거 다 내고 있는데
제가 내년에 다른 지역으로 발령이 날 것 같아서 고민이에요.
다른 지역에서 제가 따로 살면서 기존에 어머니한테 해드리던 거 계속 해드리긴 부담스러울 것 같아서요.
60대이신 어머니는 내년 말부터 기초연금 받으시는데요.
어머니는 200만원 조금 넘는 월급 받는 일 하고 계시고, 계속 일하고 싶어 하세요.
직장에 70대 직원도 있다고 하니깐 계속 일하실 순 있을 것 같긴 한데
고령에 계속 일하시는 게 걱정되기는 해요.
국민연금은 수령액이 60만원이 안된다고 하시고요.
그런데 어머니가 아파트 1채랑 보험만 잔뜩이고, 다른 자산이 거의 없으세요.
아파트 대출이 1억 좀 넘게 남아 있고, 매달 내는 원리금이 50만원이 넘어요.
아파트는 지방광역시 평지 역세권 준공 10년차 34평 아파트로 어머니가 생활하시기 불편한 아파트는 아닌데
선호도가 높은 동네는 아니라서 집값 상승 가능성은 낮아요.
얼마전에 인근에 새로 지은 아파트가 준공 이후에도 대규모 미분양이라고 하더라고요.
제가 어머니 집에서 나가면
어머니가 대출상환금이랑 관리비를 혼자 내시면 그것만해도 매달 70만원 돈인데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을 합쳐도 90만원이 안 될 것 같아서 걱정이 되요.
어머니는 자신이 계속 일하고 있어서 괜찮다고 하시는데
지금도 저축이 거의 없거든요. 사치를 하시는 것도 아니고 자식들한테 돈 들어가는 것도 아닌데
어머니 월급 받은 거 남는 게 없어요. 어머니 통장에 잔액이 아슬아슬한 걸 봐서 제가 채워드린 적이 있거든요.
제가 어머니 재정상황을 좀 챙기려고 하면 어머니가 엄청 기분 나빠하셔서 정확한 재정상황은 몰라요.
적립형 보험을 많이 가입해서 거기 돈을 많이 넣으시는 것 같아요.
아무튼 대출 1억 있는 거만 해결되어도 어머니 노후 생활 부담이 덜할 것 같아서
제가 나가면 조금 집을 줄여서 이사하는 게 어떻겠냐고 말씀을 드렸는데
이사하는 걸 싫어하시네요.
같은 아파트에 고모가 사시는데, 고모랑 같이 밥 먹고 놀러다니고 많이 하시거든요.
고모가 어머니한테 집 넓은 게 좋지 좁은 데로 왜 이사가냐 그런 말을 하셨다는 거 보니깐
고모도 어머니한테 이사가지 말고 계속 이웃으로 지내자고 하시나봐요
(우리 아파트랑 인근 아파트 모두 30평대만 있어요)
동생은 어머니한테 자기랑 같이 살거나 이웃으로 살자고 하는데
어머니는 사위가 불편하고, 조카 돌보게 되는 것도 부담스럽고,
직장에 친한 사람들도 많고 지역 내에서 어울리는 사람들 있는데
딸 있다고 다른 도시로 가는 것도 싫으신가봐요
어머니가 당분간은 계속 일하시니깐 좀 아껴서 쓰시면
생활을 못하실 건 아닌데
제가 괜히 걱정을 사서 하는 것 같기도 해요
나중에 부담스러워하시면 그때 움직여도 되는 것 같기도 하지만
저는 신경이 쓰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