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는 신혼때 청소하면서 주로 다퉜는데 항상 남편이 먼저 화내기 시작하고 왜 청소하면서 화를 내지? 하는 사이 저도 같이 화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남편이 화내는 이유를 몰랐습니다.
남편은 청소가 끝나면 청소와 함께 화도 사라졌습니다.
그런데 저는 청소가 끝나도 화가 계속 났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대화를 시작했는데.
저 : 왜 청소할 때 화내면서 하냐.
남편 : 빨리 청소하고 쉬고 싶은데 네가 너무 느리다.
저 : 나는 청소 빨리 하고 싶지 않고 기분좋게 천천히 하고 싶다. 그런데 기분좋게 천천히 하는 와중에 남편이 화내니까 나도 기분나빠지고 기분좋게 청소를 마칠 수 없고 청소 후에도 기분이 계속 나쁘다.
남편 : 나는 빨리 청소하고 빨리 쉬어야 한다.
저 : 난 빨리 못한다. 천천히 하루종일도 할 수 있다.
오랜 대화끝에 결론 : 남편은 절대 천천히 청소하는 꼴을 볼 수 없다기에 혼자 빨리 청소하기로 하고 그동안 나는 집을 나가 있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전 주말에 케이크도 만들고 떡도 만들고 반찬도 배우고 호신술도 배우고 잘 놀았습니다.
결혼 20년만에 그 얘기를 다시 했습니다.
남편은 청소하다말고 책보는 제가 이해가 안됐다고 합니다.
저는 청소하다 책이 눈에 들어오면 책을 읽고, 읽다가 청소하고, 청소하다 가구도 좀 옮기는 그런 타입이었습니다.
결혼 전에도 작은 제 방을 3박4일동안 청소했었습니다.
저는 결혼 전 지저분한 제 방을 공개했기 때문에 남편이 저를 이해할 줄 알았습니다만 경기도오산이었습니다.
우리는 그 얘기를 하며 한참 웃었습니다.
요즘도 청소는 남편이 합니다.
출근후에 로청이 한번 밀고 퇴근후 남편이 걸레질을 합니다.
방이 언제나 반짝반짝하고 남편도 저도 기분이 좋습니다.
저는 남편에게 최고급 자동먼지비움기능이 있는 물걸레 청소기를 선물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