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1학년때 미술선생님.
당시 우리 반 맡은 미술선생님은 30대중반쯤 되어 보였어요. 이미지가 약간 반항아 남자 느낌
수업시간도 그냥 얼렁 설렁 이런 저런 이야기 하고요.
몇달 쯤 지났는데 물감 등 그릴거 준비해서 다음 시간에 오라고 했거든요.
집에 가보니 물감 색깔중 몇개가 없어요. 케이스도 좀 지저분하고
그래도 착한 딸이어서 새로 사 달라고 안하고
나름 재활용 케이스 찾아서 거기다 물감들 다 넣어서 갔어요.
수업날 준비물 안 가져온 아이들 다 일으켜 세웠어요
그런데 제 물감 케이스를 보더니 열어보더니 이게 뭐냐고 어이없다는 얼굴로
요샛말로 썩소를 날리면서
저도 일어서래요.
그리고 전부 교탁앞으로 나오라고 했는데
그 다음이 황당합니다.
무슨 벌을 줄까 잠시 고민하더니
그때 교실에 지저분한 판때기 커다란게 있었거든요.
버려야 하는데 아직 안 버리고 있던거요.
그걸 들고 오더니 여기다 전부 양손을 비비래요.
그러니까 다들 양 손이 다 지저분해진거죠
정말 어이가...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고
이번달 반에서 10등 안에 든 사람은 앞으로 나오래요.
앞으로 나가니 한명 한명 몇등이냐고 물어요.
제가 공부를 좀 했는데
제가 본보기로 손바닥을 많이 맞았어요.
그런데 지저분한 데다가 손바닥 비비라는것도 황당하지만 모욕적인 폭력은 아니었고
아휴아휴 이러면서 비빈것 같고
손바닥 맞은것도 자존심 상하게 때리는건 아니라
아주 나쁜 교사로 기억에 남지는 않지만
하도 특이해서 평생 한번씩 생각은 나요.
특히나 그 지저분한거에 양손을 비비면서 통증은 없으나 굉장히 공포스러웠던 느낌이 지금도 기억이 나요. 너무 특이한 벌인데 그 반항아 이미지 남자선생님이 무서운 얼굴로 앞에 떡 있으니..너무 공포스럽달까...
나야 그냥저냥 기이한 교사로 기억 남지만
훗날 어떤 학생들에게 큰 상처를 주지는 않았을지...
그때 교사들이 이렇게 나중에 회자될지 몰랐을까요
왜 그렇게 그때는 학생들에게 함부로 하는 교사들이 있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