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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어머니

문득 조회수 : 4,114
작성일 : 2025-09-21 22:09:36

큰어머니가 참 좋은 분이에요.

어릴 때 큰집에 가면 진심으로 저(뿐만 아니라 시조카들 모두)를 반겨주셔서 큰집에 가는게 참 즐거웠어요. 

큰아버지는 그 시절 기준으로도 좋은 남편도 아버지도 아니어서 매번 허황된 사업 한답시고 경제적으로도 가장 역할 못하셨고 외도에 술에 문제가 많으셨어요. 큰어머니는 전업주부로 사시다가 안되겠다 싶으셨는지 친정 도움 받아 시장에서 장사를 시작하셨는데 수완이 있으셨는지 자식 넷 모두 대학 보내고 먹고살만할 정도로 실질적 가장 역할을 하셨죠. 그러면서도 집안 행사 있으면 앞장서서 제일 많이 일하셨고요. 타고난 체력도 좋으시고 마음 씀씀이도 크고 너그러운 성품이라 화를 내시는 걸 못봤어요. 지금 생각하면 시집 식구들(제 친가쪽)이 다 한동네 사는 열악한 환경인데 싫은 내색은 커녕 진심으로 다 품어주시는 분이었어요. 

 

지금 90세 넘으셨는데 정신 맑으시고 몸도 건강하신 편이라 혼자 사시면서 공공근로도 하세요. 그런데 4남매 자식들이 다 나몰라라 명절에나 겨우 오고 평소에는 안부 전화도 안하나봐요. 제가 사촌언니들이랑 가까운데 큰엄마 뵙고 왔다하면 민망한 표정으로 화제를 돌려요. 왜 그럴까요? 자식들에게 헌신적이셨고 그건 사촌들도 인정하는데 사촌들이 특별히 못된 사람들도 아니거든요. 지금도 자식들에게 부담 줄까봐 병원(큰 병은 없으셔도 정기적으로 혈압약 정도 받으러 가세요)도 혼자 가실 정도로 독립적이신데 안타까워요. 

IP : 211.234.xxx.7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님은
    '25.9.21 10:15 PM (118.235.xxx.242)

    삼자고 이유가 있겠죠. 그런 얘길 님에게 한다는것만 봐도 이유 있잖아요

  • 2.
    '25.9.21 10:22 PM (118.235.xxx.139)

    그건 아무도 모릅니다
    그리고 보여지는 면이 그러했다면 뒤에서는 자식들 팼을지도요
    이런 말하긴 싫지만 사람이 적당히 앞에서도 싫은 소리도 하고 갈등도 일으키고 뾰루퉁해 있고 그런 쪽이 있고 성인군자 같은 사람도 있겠지만 모아뒀다가 해소하는 사람도 있더라고요

  • 3. ...
    '25.9.21 10:23 PM (221.162.xxx.233) - 삭제된댓글

    같은동네살아 명절날 큰집가는게 큰숙제같았어요
    싫어한티팍팍풍기는데 저랑오빠는 안갈수도없고
    부모없이 둘이만가서 밥먹고 큰아버지가 던져주는 500원받고,ㅠ
    원글님큰어머는참좋으신분이셨군요
    아무리 착하고 자녀들생각해도 부모 내몰라라하고
    안챙기는사람 있어요 자기만알고
    90세이신데 좀인타깝네요 자녀들이 챙겨주면좋을텐데요

  • 4. 그냥
    '25.9.21 10:31 PM (211.206.xxx.191)

    자식 복이 없는 큰어머니라고 생각하세요.
    사촌들에게 큰어머니 뵙고 왔다는 소리도 하지 마시고
    원글님이 정 나누고 싶은 만큼 나누세요.
    그래도 시조카 복은 있으시네요.

  • 5. ...
    '25.9.21 11:05 PM (211.234.xxx.93)

    친척이면 좀 자주봤다고 가족만큼 잘 안다고 착각하더라고요

    제 아빠 양가에서 머리좋고 점잖은 사람으로 알아요
    그런데 저희 자매에겐 쌍욕에 폭력에 머리끄댕이도 수도없이 잡혔어요. 아무도 상상 못해요

    누구는 남들보기엔 세상 자식에게 헌신적이고 안달복달하는 엄마에요.본인도 그걸 계속 풍기고 다니고요.
    그런데 그 자식들은 지긋지긋해해요. 컨트롤프릭에 말로 상처주고 빈정거리고 항상 부정적인 말만 합니다. 그럼 또 그 엄마는 다른 친인척들에게 세상 불쌍한 노인네로 포지셔닝해서 은근히 자식들만 욕먹게 하고 본인은 뒤로 쏙 빠져서 헌신했으나 팽당한 엄마 지위를 유지해요. 자식들은 지긋지긋 변명하기도 싫으니 그냥 손놔버리고요. 자식 욕먹는거 뻔히 알면서 안부전화없다 명절에나 겨우 온다 풍기고 다니는 의도가 뭐겠어요?

    자식 하나도 아니고 넷이 일제히 외면할 땐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겁니다. 일년에 몇 번 남인 나한테 잘해줬다고 그 사람 가족관계까지 판단하지 마시길. 자식복이 있네없네 입찬소리들도 마시고요.

  • 6. 추억의 장
    '25.9.21 11:14 PM (121.186.xxx.10)

    큰아버지,큰어머니는
    별스럽게도 아들 아들 아들밖에 몰랐어요.
    하긴 다 모이면 딸이 훨씬 많아
    아들이 귀한 집안이었죠.

    제사 끝나고 자려고 누웠고
    제 남동생은 잠들고 사촌 여동생도 잠들었는데
    사촌 여동생의 배게를 확 빼다가
    제 남동생 배게 하는 겁니다.
    그때의 충격이라니 ㅡ

    그래도 오빠들은 우리들 이뻐해서
    업고 다니고 높은 나무에 감도 따주었던 ㅡ
    큰어머닌 별로.였지만
    오빠들 5형제가 다 좋아서
    큰댁에 가는걸 좋아했어요.
    아들이 귀하니 며느리들 일 못하게 하고
    사촌 언니 둘은 뼈빠지게 일만 ㅡ
    그래도 늙으막엔 딸들 수발 들다가
    가셨어요.

  • 7. ? ?
    '25.9.22 6:14 AM (121.154.xxx.224)

    그렇게 돈 벌고 남들도 챙기고 하는 중 자식들은 세심하게 챙기지 못했을 수 있죠 크게 보면 중요한 것 부터하셨으나 잘하신 거지만 내부는 부신하고 균열된 느낌? 그런 거요

  • 8. 사촌형제들얘기
    '25.9.22 8:19 AM (14.35.xxx.114)

    사촌형제들이 전화도 잘 안한다 명절에나 겨우 온다....그거 님은 어떻게 아세요?

    누군가가 말을 하니까 그런 거잖아요.
    친지들한테 이미 죽일 놈들 된 사촌들 입장에선 님이 큰엄마 만나고 왔다 소리 하면 당연히 뜨악하죠....좋은 반응을 기대하는 게 더 이상한 거 같으네요.

    남의 집일은 아무도 모르는 거에요.
    밖에서는 호인이고 안에서는 안그런 사람들 많이 보지 않았나요?

  • 9. 우리
    '25.9.22 9:12 AM (118.43.xxx.172)

    우리 큰아버지
    우리한테는 엄청 자상하셨어요
    내가 아는 큰 아버지는
    그런대 사촌언니, 큰아버지딸, 교회 간다고 작대기로 때렸다는 소리 듣고
    엥, 큰 아버지하고 몽둥이하고 연관이 안됐어요
    우리아버지가 성질이 욱했고, 큰 아버지는 자상한타입,
    울 아버지는 등짝한번 안때렸거든요
    울 아버지는 우리가 말썽 ㅡ심하게 해도 허 그 지;지배참, 하고 넘어겨셨거든요
    그래서 우리집은 그 옛날에도 항상 하하호호였는대,
    그 곱상한 큰 아버지가 몽둥이로, 언니를 때렸다는 소리,
    50년이 넘은 지금도 기억나요
    성질 불 같던 울 아버지는 욕한번 안했어요, 가족에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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