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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철이 언제 드셨어요?

... 조회수 : 1,447
작성일 : 2025-09-18 14:17:32

저는 24살 되어서야 철이 든거 같아요.

 

철이 들었다는 표현이 맞을까 싶긴 하네요.

현실을 돌아보고,

이제 나 정신차리고 밥벌이에 몰두하고 내 인생 책임져야 하는구나 하는 자각이요.

 

그 전엔 왜 그리도 철이 없었을까요?

고3때 사춘기 극심하게 와서 상상도 못했던 대학엘 가고

대학에 가서도 부적응에 현실도피에, 형이상학적인 가치에만 관심을 조금 가지고 책이나 좀 읽었을까...

 

그러다가 취업준비는 하나도 안하고 졸업하고

시대적 상황으로 취업이 너무 잘되던 그 시기에

여차저차 대기업에 특채로 들어갔는데

겉에서 보기엔 취업 성공한 대기업이었지만

하는일이 너무나 부서내에서 허접한 업무인거예요.

같은 직급 다른 직원을 보조해주는 업무인..

살면서 누구한테 무시당해본적이 없었는데 (특히나 중고등때는 공부만 잘하면 우쭈쭈 인정받는 대한민국 현실상^^)

제가 누구한테 무시당하는 위치에 있다는게 너무 자존심 상하더라구요.

 

이렇게 살다간 평생 남들한테 하대나 당하고 살겠구나, 내가 도대체 지금까지 뭘하고 산거지?

정신이 퍼뜩 났어요.

 

그리고는 회사 그만두고 3년동안 정말 죽어라 하고 전문직 시험 준비를 해서 붙었고

지금까지 생활인으로 잘 살고 있어요.

그런데 아직도 누가 뭐라고 하지도 않지만  학벌 컴플렉스가 좀 있어요. ^^;;;

누가봐도 서울대는 기본으로 갈거라 기대를 받던 학생이었기때문에 ㅎㅎㅎㅎ(죄송)

 

결국 저는 제가 아주 낮은데 처해보고 나서야 철이 들었다고나 할까요?

조금 더 일찍 철 들고 성실한 학생이었으면 참 좋았겠구나 가끔 생각합니다.

너무도 어처구니 없이 나 자신의 삶에 대해 무책임했던 기간이 길었어요.

집안에서 밀어주거나 비빌 언덕이 되지도 못하는 환경이었고

제 자신이 제 스스로 빨리 자립해서 살았어야 할 환경이었는데도

어쩜 그리 철딱서니가 없었을까..

나중에 두고두고 나라는 사람이 이해가 안가더라구요.ㅎㅎㅎ

그게 결국 제 자신의 그릇인거겠죠.

 

아직 그때의 저처럼 철이 들기엔 한참 멀어보이는 딸을 보면서

너무 한숨이 나오면서도

그래 너도 너의 때가 오겠지 

하면서 참고 숨고르기 하고 있습니다.ㅎㅎㅎ

 

 

 

 

 

IP : 211.202.xxx.79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도
    '25.9.18 2:21 PM (211.234.xxx.183)

    대학졸업후
    사회생활해보면서
    25살때
    철 확들고
    세상 무서운거 알게된거같아요
    20대중반~20대후반까지
    깨달음 많이 얻었었어요
    힘들었어요 휴

  • 2. 문어마녀
    '25.9.18 2:24 PM (221.138.xxx.92)

    전 초등학교 6학년때 철이 다 들었었요.
    정말로요. 소녀가장 수준.

    반전은 그때부터 빠지기 시작해서
    지금은 1도 없음...ㅡ.ㅡ
    나이가 갈수록 없어져요.
    휴~~~'

  • 3. ...
    '25.9.18 2:25 PM (122.38.xxx.150)

    아직 입니다.

  • 4.
    '25.9.18 2:27 PM (14.44.xxx.94)

    빨리 드셨네요
    저는 50초 갱년기 시작하고부터요
    ㅂㅅ같이 살았던 지난 날들이 너무 억울하고 분해요

  • 5.
    '25.9.18 2:34 PM (223.38.xxx.26)

    31살에 직장다니며 그나마 좀 정신차리고 철은 아직 안 든 것 같아요ㅠ
    10살엔 제 자신이 굉장히 철들었다 생각하고 살았는데 ㅋㅋㅋ 20살에도 제생각엔 철들었다 생각했는데 아빠가 언제 철드냐 해서 분노함

  • 6. 제 생각엔
    '25.9.18 2:34 PM (175.196.xxx.76)

    저는 결혼하고 철들었거든요 시댁에서 1도 안 도와주고 전세도 안 얻어주셔서 정말 곱고 철없고 항상 행복하기만 하던 아가씨였던 저는 .... 정신이 확 들었지요 ㅠㅠ
    힘든시기를 겪을때 철이 드는것같아요
    철 안들고 평생 살면 넘 좋으련만요

  • 7. 저는
    '25.9.18 2:35 PM (116.34.xxx.24)

    경제적인건 20세 미국에서.....
    내면적인 철은 40중반 요즘....

  • 8. 저는
    '25.9.18 2:36 PM (175.211.xxx.92)

    76년생 올해 50인데…
    아직요.

    어릴때 어른들을 볼때 느끼던 그런 어른이…
    아직은 아닌거 닽아요

  • 9. 자식 낳고
    '25.9.18 2:38 PM (211.234.xxx.132)

    원래 철이 일찍 들었다 소리 많이 들었는데 자식 낳아보니 인생이 전환을 맞으며 다시 돌아보게 되더이다.

  • 10. 저는
    '25.9.18 2:41 PM (39.7.xxx.24) - 삭제된댓글

    62세에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알게 되었네요

  • 11. ㄷㄷ
    '25.9.18 2:43 PM (59.17.xxx.152)

    전 대학 가서 철들었어요.
    대학 간 후부터는 정말 열심히 성실하게 살았던 것 같아요.
    그 전에는 학교도 안 가고 부모와 사이도 안 좋고 진짜 제멋대로 살았거든요.
    희한하게 대학 들어간 다음부터는 정신이 번쩍 들어서 50 넘은 지금까지 정말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 12. ..
    '25.9.18 2:51 PM (61.254.xxx.210) - 삭제된댓글

    철이 든다는 의미를 잘 모르겠어요
    어려서부터 성실히 살아왔고, 부모에게 의지한다는 생각조차 없이 컸어요
    누군가에게 의지한다는 생각없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면서 살아왔는데
    이게 철이 든건 아닌거 같아요 어려서는 내가 성숙한 사람인줄 알았는데
    50되어보니 그 모든게 다 착각이었어요 ㅎ 자신의 유치함을 인정하니 가벼워지네요
    그런 저라서 정신줄놓고있는 고3 둘째도 그리 걱정이 안되네요(나는 미친건가)

  • 13. ....
    '25.9.18 2:51 PM (211.44.xxx.81)

    재작년 오십됐을 때요. 오십세를 왜 지천명이라고 하는지 알게 됐어요.

  • 14. 저도
    '25.9.18 3:13 PM (220.65.xxx.39)

    오십즈음이요.~
    82보고 세상사 많이 알아가고있습니다.아직 진행중

  • 15. ...
    '25.9.18 5:26 PM (110.14.xxx.242)

    어디서 봤는데 욕조배수구 머리카락 맨손으로 잡을 수 있으면 철 든 거라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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