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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엄마의 금반지.

안타까움 조회수 : 3,951
작성일 : 2025-09-09 22:36:45

 엄마의 손가락에 끼워져있던 금반지.

안보인지 꽤 오래되었어.

내 생각엔 한 6,7년의 세월은 흘렀던 것같아.

지금으로부터 20년전 엄마의 환갑날 나와 남편이 어렵고 힘들게

 마련해준

넉돈짜리 반지.

 

그반지가 어느날부터 내눈에 보이지않았고.

엄마는 관절염으로 어깨, 목, 무릎어디하나 

아프지않은곳이 없었어.

지난 세월, 고개고개마다 힘들었지.

오죽하면 유년시절의 나도 호랑이가 고개마다

나타났던 그 동화책을 떠올렸겠어.

그래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라는 말.

어떤 책의 페이지만 펼쳐도

호랑이한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말

참 잘나오더라, 왜 이런말이

잘 보이는지 이해가 안될정도로

유년의 내게, 또 사춘기의 내게, 또 성인이 된 뒤의 내게

한동안 많이 보이고 읽혀졌어.

가난으로 점철된 그 시절을 보리밭처럼 푸르게 건너올수있던건

바로 그 문장들때문이었다는 것을 난 50나이에 알았고.

엄마가 어제 이불집에서 칠천원에 사왔다는 푸른스트라잎무늬 베겟잇을

손으로 쓰다듬을때

나는 엄마의 반지는 이미 오래전에 분실되었음을 맘속깊이 알았으면서도

물어보지않았다가,

갑자기 베겟잇속에 반지를 숨기면 타인은 전혀 알수없고,

신체와 가장 밀접하게 닿을수있는 물건이 베게일때

어쩌면 반지는 베게속에 숨겨져있지않을까 라는 한점 희망을

버리지못했다.

그런 기대는

엄마, 그 반지 혹시 잃어버렸어?

라는 성급한 질문으로 나왔고

엄마의 늙은 손은 그만 베겟잇한가운데에서 그냥 멈췄지.

어떻게 내 반지가 없어진걸 알고있었니.

오래전에 머리감고 하수구구멍에 쌓인 머리카락치우려고

마개들어올리면서 가락지 두개가 다 물살과함께 휩쓸려

내려갔다.

아, 머리감을땐 빼놓아야하는구나~~그때 알았다..

아, 그런 사소한 깨달음을 얻기엔 너무 큰 댓가.

 

혹시 내가 죽으면 

너에게 다시줄까.

라고 했던 엄마.

내게 다정하지않았던 엄마,

가난한 엄마가 내게 줄수있는 건 

이젠 단 한개도 없구나하는 맘과 함께

넉돈 금반지를 두개나 삼킨 검은구멍을

얼마나 먹먹히 바라보고 앉아있었을

엄마를 , 오늘 하루종일 또 지금도 떠올린다.

넉돈 금반지 두개가 엄마의 옹이진 손가락에서

반짝이던건 너무도 찰나였고 

빈손가락은 참 길다..

나의 엄마, 그 속울음과 분노를

어찌 참았나. 근데 나도 왜이리

하루종일 눈물이 나냐.

 

 

IP : 58.29.xxx.183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ㅠㅠㅠ
    '25.9.9 10:41 PM (218.39.xxx.130)

    미안하고,고맙고 사랑해 엄마!!!

  • 2.
    '25.9.9 10:44 PM (211.198.xxx.46) - 삭제된댓글

    그반지 다른 자식줬거나 이미 현금화 했을수도 ᆢ
    울엄마도 제게 금한냥짜리 수의속에 다 넣어뒀다고
    급하면 그걸로 장례때쓰라고하셨는데 진짜 아버지
    돌아가시고 없었어요 잃어버린줄 알았는데 나중에
    여쭤보니 이미 아들 며느리품속으로 보내놓고도
    있는것처럼 하셨네요

    우리 시모께서도 일년전 목걸이 아들편에 보내고
    다시 아들편으로 반환 요청해서 그대로 보냈네요

  • 3. 옹이진
    '25.9.9 10:46 PM (58.29.xxx.96)

    손가락에서 반지가 빠질수가 있나요
    그렇게 반지가 컸단말인가요

  • 4. 에고엄
    '25.9.9 10:46 PM (122.32.xxx.106)

    엄마는 왜 이리 다 털려야되나요
    징글징글해요
    바라는 내자신도
    나를 쳐다보는 내 자식도

  • 5. 제 생각엔
    '25.9.9 11:10 PM (1.228.xxx.91)

    이미 다른데로..
    제가 여러 번 반지를 씻어 보았어요.
    잘 안 빠져서 비누칠 해야 빠지고
    수채 구멍도 일부러 크게 하지 않는 한
    반지가 빠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가격이 나가는 패물은
    씻는데 얼마나 조심스러운데요..

    그런 묵직한 금패물은 항상 누군가가
    노리고 있습니다.

  • 6. ㅡㅡ
    '25.9.9 11:16 PM (114.203.xxx.133)

    저도 누군가 노린 것임에 한 표.

    우리 엄마도 환갑 때 열 돈짜리 황금열쇠를 선물로 드렸어요
    그런데 나중에 엄마 임종 후 보석함을 보니 그게 없더군요.
    왜 열쇠가 없느냐고 물어봐도 다들 입 다물고 있음
    이미 어느 자식이 가져간 거였고
    엄마는 그걸 알았는지 몰랐는지 그것도 미지수.

  • 7. 원글
    '25.9.9 11:45 PM (58.29.xxx.183)

    정말 그런가요,
    그런데. 엄마에게서 하수구로 반지가 빠졌다는 말을 듣기 며칠전 욕실 바닥하수구구멍이 커서. 트랩을 하나 설치해놔야겠다는 생각은 했어요.
    이미 상황을 듣고난뒤 트랩설치해봐야.소잃고 외양간고친다는 말이겠구나 싶고.
    엄마가 항암후,살이 많이 빠져서 그. 반지도 어쩜 비누도묻어서 얼떨결에. 그런 일이 일어났나했어요.
    다들 부모님들의 금반지는 그렇게 어떤이유로든 소실되는군요,엄마가 제게 줄수있는 게 그거 하나라고 엄청 아끼고 좋아했거든요.
    또 자식도 먼저 다 세상을 떠나고. 남은건 질긴 가난과 외로움인데 평생 단한번 가져본 금반지마저 허망하게 없어진게 정말 하수구구멍만은 아니면 그나마 다행일것같아요.

  • 8. 10
    '25.9.10 7:33 AM (210.113.xxx.171)

    어느 자식한테 준 것이 맞을 거예요. 저도 친정엄마와 시어머니에게 목걸이를 똑같이 해 드렸는데 몇년전부터 엄마는 네가 해 준 목걸이니까 니가 가져가라고 계속 말씀하셔서 가져왔거든요.

  • 9. 백퍼 둘중 하나
    '25.9.10 7:59 AM (175.124.xxx.136) - 삭제된댓글

    다른자식에게 줬거나 돈없어서 팔았을듯.

  • 10.
    '25.9.10 8:57 AM (210.90.xxx.55)

    반지 빠져서 잃어버린 게 2번이에요. 손이 잘 부어서 붓기 없는 날엔 잘 빠져요. 울 엄마도 그랬겠거니 하고 맘 편히 가지세요.

  • 11. 그냥
    '25.9.10 9:09 AM (220.80.xxx.77)

    일단 금은요 물에 잘 안 씻겨 내려가요
    무거워서
    제가 금 귀고리를 욕실에서 몇번 떨궜는대
    흘러가다 멈춰 있더라고요
    그,리고 한개가 빠지면 모를까 두개가 머리카락 줍

  • 12. 그냥
    '25.9.10 9:10 AM (220.80.xxx.77) - 삭제된댓글

    어머니가 줄게 없으신 형편이면 며느리 줬겠네요
    미안해서,
    뭐라도 물려주고 싶은게 부모인대

  • 13. 원글
    '25.9.10 12:52 PM (106.101.xxx.15)

    우리 엄마도 손이 잘부어서 붓기없는날 그땐 반지가 좀 헐렁하대요.
    그때 머리감으면서 수채구멍마개에 엉킨 머리카락
    치우면서. 마개들어올리는데 물살과함께 반지두개가 순식간에 떨어져 없어졌다고 하네요 ᆢ
    그게 엄마가 평생 처음가져본. 금이었어요

  • 14. .....
    '25.9.10 4:01 PM (163.116.xxx.137)

    다른 자식을 줬든, 머리카락 치우다가 잃어버렸든, 병원같은데서 치료하다가 빼놓고 잃어버렸든 결론은 반지는 없네요. 저도 어머니 말씀이 믿긴 어렵지만 원글님 맘 편한대로 생각하심이 그나마 속 편하실거 같아요.
    저희 할머니 돌아가시고 자식들이 각자 해준 패물 각자가 들고가자고 했었는데 엄마가 해준 비취반지는 없었다고 하더라구요. 자식 중 누가 가져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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